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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은 영화만 보여주는 곳? 多 보여준다 [S스토리-영화관은 변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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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03 17:00:00 수정 : 2021-04-09 16: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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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 지난 2월 관객수·매출액 동월比 역대 최저
코로나 유행으로 불황 파고 정통으로 얻어맞아
공간 재활용·콘텐츠 다양화 등 수익 창출 안간힘

예술·문화 등 콘텐츠 브랜드 ‘ICECON’ 론칭 대응
e스포츠·라이브쇼·콘서트 등 다양한 소재 담아내
팝콘 등 극장 매점 메뉴 딜리버리 서비스도 눈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나는 평생 두 번 사고를 당했다. 열여덟 살의 나를 바스러뜨린 전차, 그리고 디에고였다.”

 

멕시코의 여류 화가 프리다 칼로가 남긴 말이다. 디에고는 민중벽화를 주로 그리며 정치운동도 활발하게 펼친 거장 디에고 리베라로, 프리다의 남편이다.

 

어릴 때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가 불편했던 프리다는 대형 교통사고까지 겪은 후론 침대에 이젤을 설치해 주로 자화상을 그렸다.

 

“나는 나를 그린다. 그는 내가 가장 잘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프리다는 무려 55점의 자화상을 남겼다.

 

디에고의 영향을 받은 듯, 그의 그림은 멕시코의 민속적, 토속적 성향을 띠며 선 굵고 색채 강한 중남미를 닮아간다. 결혼 이후 프리다는 전업주부처럼 지내는데, 이 시기 그림에는 남편을 거인처럼 묘사하고 자신은 작은 존재로 그려 넣는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 아이를 가지려 하지만 세 번 모두 유산되고 말았다. 디에고의 타고난 바람기는 무엇으로도 잠재울 수 없다. 프리다는 디에고가 심지어 자신의 친언니와도 내통하자, 죽음보다 고통스러운 심정을 그림에 표출한다. 긴 철봉이 자신의 가슴을 관통하고 밖으로 나온 심장은 아예 길 위에 떨어져 있다.

 

여기까지 설명을 마친 큐레이터 첼리스트 윤지원이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망각’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프리다의 고통을 날것 그대로 전하듯 슬픈 선율이 객석을 감돈다. 윤지원의 첼로가 유독 아픈 소리를 토해낸다.

 

이어서 스크린에 뜬 그림은 전통의상을 벗어버리고 양장 차림에 머리까지 짧게 자른 프리다의 모습이다. 자신을 두 여자로 나누어 표현한 자화상이다. 오른쪽은 디에고를 사랑하던 여인이고 왼쪽은 디에고와의 모든 추억을 지워버린 프리다다. 디에고와의 결별 후 세련미를 되찾은 프리다는 이때 유명한 흑백사진을 남긴다. 작가 머레이가 포착한 순간은 ‘보그’ 표지사진이 되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것이 여자의 마음. 프리다는 머레이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디에고와의 재혼을 선언한다. 여러 발의 화살을 맞은 사슴에 자신을 비유한 자화상은 이때 만들어졌다.

윤지원이 다시 마이크를 내려놓고 제이미 제나몬의 ‘첼로와 기타를 위한 리플렉소스 6번’을 들려준다.

 

지난달 31일 CGV청담씨네시티에서 진행된 ‘윤지원의 클래식하게’다. 미술과 클래식 음악을 한번에 보고 들을 수 있는 공연이자 강연의 성격을 띤 일명 ‘렉처 콘서트’다. 윤지원이 스크린 가득 펼쳐진 미술 작품을 재미나게 설명하다가 내용에 걸맞은 음악을 연주한다. 매월 새로운 테마와 시대, 예술가 등으로 변화를 꾀한다.

 

이제 극장은 더 이상 영화만 보는 곳이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가져온 불황을 정통으로 얻어맞은 극장가는 공간의 재활용, 다양한 콘텐츠 확보, 비용절감 등 수익성 끌어올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영화 상영 외에 e-스포츠 및 각종 공연 중계, 라이브 개그 무대, 시 낭독회, 북토크, 콘솔 게임 대관, 극장 매점 메뉴 포장배달 서비스까지 공간 활용도를 배가시키는 신상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다.

 

◆흑자에서 적자로

 

CJ CGV의 2020년 연간 영업손실은 3925억원으로 전년 흑자(영업이익 1220억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매출은 5834억원. 전년 대비 70% 감소했다. 순손실은 7453억원. 적자폭이 확대됐다. 4분기 영업손실은 935억원으로 전년동기(영업이익 440억원)와 비교해 적자로 바뀌었다. 분기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1433억원과 3203억원이었다. CGV는 코로나19 탓에 극장 관객이 감소했는데도 임차관리비 등의 고정비 부담은 그대로여서 영업손익이 적자로 전환됐다고 분석했다.

 

해외에서 운영 중인 극장들이 해당 국가의 정책으로 장기간 운영 중단이 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CGV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국내를 비롯한 7개국에서 594개 극장, 4271개 스크린을 운영했다. 해외 실적을 보면 중국은 매출 1193억원, 영업손실 812억원, 베트남은 721억원의 매출과 16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터키는 332억원의 매출과 163억원의 영업손실, 인도네시아는 212억원 매출에 289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자회사 CJ 4D플렉스도 해외 극장 수출길이 막히면서 손실을 봤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2% 줄어든 303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38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 2월 국내 영화 관객 수와 매출액 또한 같은 달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2월 관객 수는 311만명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57.8% 감소했고, 매출액은 53.9% 줄어 287억원에 머물었다. 이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가동된 2004년 이후 2월 기준 최저치다.

 

◆CGV의 ICECON

 

CGV는 예술·문화 콘텐츠 브랜드 ‘아이스콘(ICECON)’을 발 빠르게 론칭했다. ICECON은 함께 즐기는(Interactive), 개성있고(Colorful), 흥미로운(Exciting) 콘텐츠(Contents)를 뜻한다. 고객과의 상호 소통을 통해 다양하고 재미난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각종 공연 실황, 강연, 스포츠 생중계 등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들을 제공한다.

 

CGV는 사실 2005년부터 관객들이 극장에서 큰 스크린과 최상의 음향으로 라이브쇼나 콘서트, 스포츠 등을 즐길 수 있도록 몇 차례 시도한 바 있다. 이번 코로나19 유행을 계기 삼아 얼터너티브 콘텐츠(Alternative Contents, 대체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소개하고자 ICECON을 출범시켰다. ICECON은 ‘플레이’, ‘스테이지’, ‘라이브러리’, ‘채널’ 네 가지 카테고리로 나뉘어 있다.

 

‘플레이(PLAY)’는 함께 소통하며 즐기는 놀이의 개념이다. e 스포츠나 월드컵 생중계 등 고객 참여형 콘텐츠를 선보인다. 올해는 ‘LoL e 스포츠’를 CGV 다면상영특별관 스크린X로 단독 생중계하고 있다.

 

‘스테이지(STAGE)’에서는 ‘세비야의 이발사’ ‘피가로의 결혼’ ‘토스카’ 등의 오페라와 ‘브로드웨이 42번가’ ‘톡식 어벤져’ ‘홀리데이 인’ 등의 뮤지컬, 세계 최대 K컬처 페스티벌 ‘KCON:TACT 2’ 등 ‘콘서트’, ‘베를린필하모닉’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등 클래식의 생동감 넘치는 공연 실황을 상영했다.

 

‘라이브러리(LIBRARY)’는 각종 강의와 북토크 등 지식 콘텐츠를 다룬다. 한국-프랑스 극장 생중계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문학살롱’, ‘루브르박물관 기획특별전’, 여성 영화인 20인의 목소리를 담은 ‘영화하는 여자들’ 출간 기념 북토크 ‘나는 여성, 영화인이다’를 진행했다.

 

‘채널(CHANNEL)’은 방송, 유튜브, OTT 등 다른 채널의 콘텐츠를 CGV 스크린으로 즐기는 것이다. 많은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나 예능이 될 수도 있고 각양각색 프로그램을 극장판으로 볼 수 있다. ‘공포체험라디오 4DX’, 웹드라마 ‘이별유예, 일주일’ 등을 선보였다.

◆게임 대관 서비스

 

콘솔 플레이 대관 서비스도 적극적이다. CGV의 ‘아지트엑스(AzitX)’는 생동감 넘치는 콘솔 플레이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대형스크린과 풍부한 사운드, 편안한 좌석을 갖춘 극장에서 게임할 수 있어 “몰입감이 짱”이라는 호평이 나온다. 고객이 원하는 기기 및 콘텐츠, 액세서리 등을 지참해 지인들과 맞춤형 프라이빗 게임을 즐기도록 기획됨에 따라 기기나 타이틀을 사전에 준비해야 이용 가능하다. 롯데시네마도 초대형 LED스크린으로 콘솔을 즐기는 ‘게임존’을 운영하고 있다.

 

‘아지트엑스’를 기획한 CGV 한승우 부장은 “코로나19로 제약이 많은 탓에 자기만의 특별한 공간에서 즐기려는 보상 심리가 작용한다”며 “동호인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한다.

◆라이브 개그 무대

 

코로나19로 지친 관객들에게 신선한 웃음을 전달하는 스탠드업 코미디 ‘쇼그맨’도 태어났다.

 

신인 코미디언들이 주인공으로 나서 노래, 춤, 개그, 매직, 퍼포먼스 등 버라이어티 쇼를 선보인다. 20년 개그 황제 박성호 등 선배들도 로테이션으로 출연해 힘을 실어준다. CGV신촌아트레온에서 매주 금요일 오후 7시부터 100분간 진행한다.

 

◆딜리버리 서비스

 

극장 하면 팝콘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영화를 관람하는 동안 음료나 음식물을 섭취할 수 없다. 상영관 내 반입도 금지다. 대신 극장 매점 메뉴를 밖에서도 즐기고자 하는 고객들을 위해 포장, 딜리버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할인된 가격에 만나볼 수 있어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2000원의 배달 요금이 별도 부과된다. 배달 서비스 가능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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