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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수도권 벗어나 비수도권으로 확산…당국 "방심한 결과가 비수도권 확진자 증가로 나타나는 듯"

입력 : 2021-04-03 07:00:00 수정 : 2021-04-02 21:2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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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 비중 30% 안팎에 머물다가 급격히 높아지는 추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벗어나 비수도권으로 확산하고 있다.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지역 감염 확진자 491명 중 비수도권이 204명으로 41.5%를 차지했다.

 

그동안 비수도권 비중이 30% 안팎에 머물다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비수도권 지역 곳곳에서 긴장이 풀린 듯한 광경을 쉽게 찾아볼 수 있어 방역에 구멍이 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젊은 층이 주로 찾는 대전 둔산동 일대는 최근 방역 당국 당부에도 인파로 북적댄다.

 

며칠 전 지인들과 이곳을 찾은 50대 A씨는 당초 가려던 식당에 들어가지 못하고 다른 음식점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고 한다.

 

A씨는 "식당 테이블 20여개가 다닥다닥 붙어있는데 손님으로 꽉 들어차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을 무색게 했다"며 "방역수칙을 아무리 준수한다 해도 좀 걱정스러웠다"고 말했다.

 

대구 유흥주점에서도 영업시간 제한이 풀린 뒤 새벽 등 취약 시간에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말 한 주점을 찾은 회사원 B씨는 "2G폰을 가진 손님이 전자출입명부를 작성하지 못해 업소 직원과 승강이를 벌이는 모습을 봤다"며 "해당 손님이 입장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주점 안에서도 2m 이상, 최소 1m 거리를 띄워야 하는데 사실상 지키기 힘들다"며 "종업원이 이 손님 저 손님을 접대하며 옮겨 다니는 것도 여전해 찜찜했다"고 말했다.

 

행락철을 맞아 야외에서 바이러스가 확산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벚꽃이 만발한 충북 청주 무심천변에는 꽃구경에 나선 시민들로 연일 북적인다.

 

왕벚나무 2천200여 그루가 길게 늘어선 이곳은 중부권 최대 벚꽃 명소 중 하나다.

 

벚꽃길을 가득 메운 시민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인적이 드문 곳에서는 마스크를 턱까지 내리거나 아예 벗어 던진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청주시청 한 직원은 "계도를 하려고 하면 '숨이 가빠 잠시 내렸다', '사진만 찍고 다시 쓰겠다', '음료수를 한 모금 마시려고 한다' 등 핑계를 대기 일쑤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 한옥마을은 지난 1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음에도 관광객이 여전히 많이 몰리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을 의식한 듯 카페와 음식점에서 거리를 둔 채 앉지만 테이블 간 거리가 짧아 사회적 거리두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마스크를 벗고 아이스크림 등 길거리 음식을 먹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런 가운데 각종 단체나 모임에서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아 확진자가 발생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4일 충북 청주를 연고로 한 SK호크스 남자 핸드볼팀 선수 11명이 확진된 것을 시작으로 가족·지인까지 총 23명이 감염됐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이들 선수단이 엿새 전 7∼13명씩 나눠 음식점, 당구장, 주점 등에서 모임을 하는 등 방역수칙을 어긴 사실이 드러났다.

 

25일부터 확진자 28명이 무더기로 나온 충북 증평군 소재 교회에서도 신도들이 구내 카페에서 소모임을 하며 마스크를 벗거나 음식물을 먹는 등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확진자 발생이 적다고 방심한 결과가 비수도권 확진자 증가로 나타나는 것 같다"며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대화 최소화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고 느슨해진 마음을 다잡아야 할 때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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