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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만이라도 알고 싶다"… 20년여 년 전 떠난 아들 찾아준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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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02 21:00:00 수정 : 2021-04-02 18: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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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전 IMF때 떠난 아들을 살아생전에 다시 보고 싶다던, 어머니의 소원이 경찰에 도움으로 이뤄졌다.

 

2일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홀몸노인인 A(80)씨는 광주 집을 떠나 경북 모처에서 사는 아들을 최근 휴대전화 화상통화로 다시 만났다. A씨의 아들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 경제적인 어려움과 불화 때문에 고향과 가족을 등졌다.

 

홀로 살아온 A씨는 아들의 생사만이라도 알고 싶다며 동부경찰서를 찾아 도움을 청했다. 경찰은 통신 수사와 전산 조회로 아들의 행방을 파악하려 했으나 별다른 흔적이 잡히지 않았다. 이러한 와중에 작은 단서가 지난달 경북 모처에서 포착됐다.

 

아들이 ‘안전벨트 미착용’으로 현지 교통경찰에 단속되면서 실종 수사가 실마리를 찾았다. 동부경찰은 연락이 끊겼더라도 주변인을 수소문하고, 근황을 아는 지인을 거듭 찾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건설 노동자로 일하는 아들의 행방을 파악했다. 신용불량자 신세라서 자신의 이름으로 개통한 휴대전화조차 없는 아들이 지인 전화기로 경찰에 연락을 해왔다.

 

경찰은 사정을 설명하며 영상통화로 모자의 만남을 주선했다. 집을 나갈 때 청년이었던 아들은 어느덧 장년에 접어들어 눈가에 주름이 깊었다. A씨는 “죽은 줄로만 안 아들을 20년간 마음에 품고 매일 가슴 아파하며 살았다”며 “경찰관님 덕분에 아들을 다시 만나 꿈만 같다”며 눈물을 쏟았다.

 

조장섭 광주 동부경찰서장은 “헤어진 가족이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실종자 발견을 위한 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겠다”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적극적인 업무 처리로 믿음을 주는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광주=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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