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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라는 ‘민주주의 오발탄’ 낳은 미국 정치의 그늘

입력 : 2021-04-03 03:00:00 수정 : 2021-04-02 20: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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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현/오월의봄/1만1000원

미국 정치 평전/남태현/오월의봄/1만1000원

세상에서 가장 짧은 미국사/폴 S. 보이어/김종원 옮김/위즈덤하우스/1만6000원

 

미국 대선이 끝난 이후인 지난 1월6일, 워싱턴DC 의사당 앞에서 선거에 패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트럼프는 연단에 올라 시위대를 충동질했다. “저들이 선거를 훔쳤다, 의사당으로 가라”고. 흥분한 군중들은 의사당 건물로 난입해 점거하면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민주주의의 총본산이라는 미국 민주주의는 정말 괜찮은 것인가. 도대체 미국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충격적인 미 의사당 점거 사태가 세계 사람들에게 던진 질문들이다. 이런 질문은 기본적으로 미국 정치의 본질과 함께 미국의 역사 역시 알아야 대답이 가능하다.

최근 출간된 미 솔즈베리대 남태현 교수의 ‘미국 정치 평전’과 대학에서 평생 역사학과 교수로만 재직해온 폴 S 보이어의 ‘세상에서 가장 짧은 미국사’는 바로 이 같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독자들에게 유용한 책들이다.

‘미국 정치 평전’은 많이 아는 것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잘 알지 못하는 미국 민주주의와 정치를 쉽게, 그러면서도 핵심을 잘 짚어주는 책이다. 미국 민주주의 특징과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기도 하고, 이상하고 독특한 선거제도의 역사와 현재를 분석하기도 한다. 트럼프의 반민주적 행태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이유 등도 상세하게 다룬다.

양당제가 오랫동안 유지되면서 자연스럽게 정치적 중력으로 작용한다는 ‘중력 민주주의’ 개념도 재밌다. 단순다수대표제로 인해 미국 정치는 중도의 양당으로 수렴되면서 제3세력이 발을 붙이지 못하게 됐다는 거다. 하지만 중력 민주주의는 한편으론 소외감을 낳고 쌓아서 ‘민주주의 오발탄’ 트럼프를 탄생시켰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소외는 고립으로, 혼란은 분노로 커졌고 조그마한 출구라도 열리면 쏟아질 태세였습니다. 이들에게 트럼프는 초대형 슈퍼 울트라 메가폰이었죠. ‘인간 수류탄’이자 ‘빅엿’이었습니다.”

폴 S. 보이어/김종원 옮김/위즈덤하우스/1만6000원

2012년 타계한 보이어의 ‘세상에서 가장 짧은 미국사’는 식민지 시절이나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시점도 아닌, 1만5000년 전 선사시대부터 21세기까지 아우르는 미국사를 시대 순으로 살펴본 책이다.

이야기는 1만5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에 현생 인류가 지금의 시베리아에서 알래스카로 배를 타고 오거나 ‘얼음 다리’를 건너와 아메리카 대륙에 퍼져나간 것에서 시작된다. 저자는 그리하여 1∼3장에서 미국 건국 전후의 이야기를, 4∼7장에선 여러 국내외 문제를 해결하면서 세계 최강대국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8∼9장에선 20세기 중반 이후의 다사다난한 미국사를 차례로 들여다본다.

책은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짧은 미국사”를 표방한 만큼 방대한 미국사를 압축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화나 선입견, 이데올로기적 추상을 벗어나면서도 정치 및 사회, 문화사 등 주요 영역을 두루 아우른다는 점이 최대 미덕이다.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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