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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찌른 남성' 멱살잡은 여성, 기소유예…"취소해야"

입력 : 2021-04-02 13:18:17 수정 : 2021-04-02 13: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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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얼굴에 의도적으로 기침을 하고 실랑이를 벌인 남성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멱살을 잡은 여성에게 내려진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은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헌법재판소(헌재)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여성 A씨가 남성 B씨의 겨드랑이와 가슴 사이의 옷을 잡고 사건 현장에서 이탈하지 못하도록 한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며,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한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로서 A씨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것이 헌재의 설명이다.

 

A씨는 지난 2019년 11월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중앙역 승강장에서 B씨의 멱살을 잡았다는 폭행 혐의로 검찰로부터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후 A씨는 지난해 2월 이 사건 기소유예 처분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A씨는 B씨의 멱살을 잡은 이유를 B씨가 자신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여러 차례 찌르고, 현장에서 이탈하려고 하자 이를 막기 위해 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정당행위에 해당하는 만큼 기소유예는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도 했다.

 

헌재는 "B씨는 전동차 내에서 A씨가 재채기를 한 것을 불쾌하게 생각하던 중 중앙역에서 함께 하차하게 됐고, 이후 A씨에게 정면으로 다가가 얼굴쪽에 기침을 했다"며 "이후 A씨는 지하철 승강장을 빠져나가려 했으나 B씨가 다시 옆에서 기침을 하면서 실랑이가 발생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했다.

 

헌재는 "A씨는 폭행 혐의로 B씨를 경찰에 신고했지만 그가 사건 현장을 이탈하려 하자 오른손으로 B씨의 오른쪽 겨드랑이와 가슴 사이 옷을 잡았다"며 "A씨는 B씨가 오른쪽 가슴 부위를 3회 찔러 경찰에 신고했다고 주장하고, B씨는 이를 부인하면서 진술이 엇갈렸다"고 전했다.

 

이어 "B씨의 진술은 폐쇄회로(CC)TV 영상 사본과 일치하지 않고, 진술 자체도 일관성이 없어 그 신빙성이 떨어지는 반면 A씨의 진술은 구체적이고 일관된다"며 "B씨가 사건 현장에서 이탈하지 못하도록 한 A씨의 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기소유예 처분을 한 것은 정당행위에 대한 법리 오해 및 자의적 증거 판단의 잘못이 있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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