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이성윤 관용차 대접’ 사면초가에 빠진 공수처… 김진욱 “앞으로 유의” 일각선 “사퇴”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1-04-02 10:42:46 수정 : 2021-04-02 13:43:3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피의자 신분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공수처장 관용차 타고 청사 출입
신분증 제출 등 출입 절차 미준수

김 처장 "보안상 어쩔 수 없어"
법조계 "황제 영접 수사, 사퇴해야"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출범 전부터 여러 논란을 몰고 왔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출범 약 2개월 만에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면담하며 관용차량을 제공한 사실이 밝혀지면서다. 김 처장은 “보안상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일각에선 ‘황제 영접 수사’라며 김 처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지검장은 지난달 7일 김 처장과의 면담을 위해 과천 공수처 청사로 들어가며 출입 기록이 남지 않는 공수처 관용차량을 이용했다. 전날 TV조선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BMW를 타고 청사 인근에 도착한 이 지검장이 두리번거리며 김 처장의 제네시스 관용차에 옮겨 타는 장면이 포착됐다. 그로부터 1시간20분 정도 지나 관용차에서 내리는 이 지검장의 모습이 CCTV 영상에 잡혔고, 이 지검장은 타고 온 BMW 차량을 타고 유유히 떠났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법조계에선 즉각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공정성을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수사기관이 외관상 공정해보이지 않는 절차를 거쳤기 때문이다. 통상 일반인이 과천 청사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정문 안내센터에 신분증을 제출하고 방문 목적을 밝혀야 한다. 일각에선 피의자 신분인 이 지검장이 이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청사로 들어간 게 ‘황제 영접 수사가 아니면 무엇이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김 처장은 진화에 나섰다. 김 처장은 이날 대변인실을 통해 “보안상 어쩔 수 없었다”며 “앞으로 사건 조사와 관련하여 공정성 논란이 제기되지 않도록 더욱 유의하겠다”고 해명했다.

 

김 처장의 해명에도 법조계는 이 지검장이 관용차를 타고 청사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이해해줄 수 없다는 분위기다.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공수처 1호 사건으로 유력한 이성윤 지검장에 대해서는 ‘외관상이라도’ 엄정하고 공정한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며 “김진욱 공수처장은 책임지고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도 “공수처장 관용차가 졸지에 피의자 의전차량이 되어 버린 상황에서 더 이상 무슨 수사를 논할 수 있겠는가”라며 “김진욱 공수처장은 즉각 사퇴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