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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가정폭력 가해자 교정 효과 뚜렷

입력 : 2021-03-31 03:10:00 수정 : 2021-03-30 23: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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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 프로그램 참여 759명 대상 설문
“맞을 짓 했다” 응답 절반으로 줄어
분노 완화·폭력 재발 우려도 개선

“맞을 짓을 했으니 때렸지.”

가정폭력 가해자들의 이 같은 그릇된 인식이 경기도의 교정·치료 프로그램을 받고 상당 수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지난해 도가 운영한 ‘가정폭력 가해자 교정·치료 프로그램’ 참여자 759명을 대상으로 가정폭력 관련 인식을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가량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구타당하는 사람은 대체로 맞을 짓을 했기 때문’이라는 항목은 프로그램 참여 전 14.6점에서 참여 후 7.2점으로 낮아졌다. ‘가정폭력은 일종의 사랑싸움이므로 문제시할 필요가 없다’는 9.9점에서 4.2점으로, ‘말을 안 들을 때는 때릴 수 있다’는 10.4점에서 5.3점으로 낮아지는 등 편향된 인식들이 상당수 감소했다.

가해자의 분노 성향도 뚜렷한 완화 추이를 보였다. 예컨대 ‘자신도 걷잡을 수 없이 울화가 터진다’는 38.7점에서 27.0점으로, ‘고함을 지르거나 물건을 내던진다’는 25.2점에서 14.0점으로 수치가 많이 감소했다.

의사소통 방식 항목에서 ‘나는 배우자의 장점보다 단점을 꼬집는다’(37.6점→30.8점)처럼 부정적인 대화는 감소한 반면 ‘나는 배우자의 의견이나 기분을 존중한다’(60.6점→66.4점)와 같은 긍정적 의사소통은 늘었다.

가해자의 폭력 재발 방지 효과도 확인됐다. ‘배우자를 잡거나 밀쳤다’는 응답은 73.2%에서 20.9%로, ‘물건을 던지거나 부쉈다’는 응답은 67.3%에서 19.5%로 크게 줄었다.

이들은 부부 갈등의 원인으로 ‘성격 차이로 인한 문제’(55.8점)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의사소통의 문제’(54.1점), ‘생활철학이나 가치관 차이로 인한 문제’(49.9점), ‘가정의 재정 관리 문제’(45.5점) 등을 언급했다.

경기도는 법원이나 경찰 등이 가정폭력 가해자의 상담 치료를 의뢰하면 상담소를 지정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마거릿 챈 세계보건기구(WHO) 전 사무총장은 가정폭력을 흡연이나 마약보다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로 지적한 바 있다.

도 관계자는 “올해에도 2억5400만원의 예산을 들여 24곳의 상담소에서 가정폭력 가해자 교정·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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