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부푼 기대 안고 주식 ‘영끌’ 하는 직장인 '경제적 자유' 일궈낼까? [김현주의 일상 톡톡]

입력 : 2021-03-24 10:48:54 수정 : 2021-03-24 13:49:0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돈 벌기 위해선 돈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는 ‘자본주의 샤머니즘’도 상당해

직장인들이 가지고 있는 고용에 대한 불안감과 직장생활에 대한 불만족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경제적 이유’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 급여 수준으로는 충분한 경제적 여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없는 만큼 이른바 ‘한 방’을 노리는 심리는 커질 수 밖에 없는데요.

 

상당수 직장인들이 주식과 부동산, 암호화폐 투자에 관심을 가지는 배경으로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주식 시장에 쏠리는 관심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 직장인 상당수가 주식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투자)과 ‘빚투’(빚내서 투자)를 하는 개인 투자자도 적지 않습니다.

 

주식 시장에서 성공을 기대하는 마음 속에서는 소위 ‘자본주의 샤머니즘’이라 표현할 수 있는 태도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령 돈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조급함을 버리고 간절하게 원해야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습니다.

 

 

◆직장인 67.8% "주식 투자에 관심 가지고 있어"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급여 소득자 1000명을 대상으로 현재 ‘주식 투자’ 열풍 및 ‘자본주의 샤머니즘’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결과 현재 직장인 상당수가 주식에 관심을 갖고 실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다른 한편으로 돈에 대한 믿음과 긍정적인 태도 그리고 ‘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모습으로, 이러한 태도가 주식 투자에도 녹아 있다는 것도 확인해볼 수 있었다. 

 

먼저 현재 대다수의 급여소득자가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67.8%가 주식 투자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관심이 없다고 말하는 응답자는 17.3%에 불과했다.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은 20대~30대 젊은 직장인들(20대 70.8%, 30대 74.8%, 40대 66%, 50대 59.6%)과 일반 사무직 종사자(사무직 70.7%, 전문직 60.4%, 서비스/영업직 67.6%, 생산/기술직 56.5%, 교사/공무원 67.7%)에게서 더욱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자신이 원하는 기간만큼 현재 직장에서 일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직장 불안정’ 평가자(73.5%)들이 주식에 관심이 많은 특징도 엿볼 수 있었다. 이들의 경우 완전한 경제적 자유를 갖춰 이른 나이에 은퇴를 하는 ‘파이어족’이 되기를 희망하는 정도가 높은 집단으로, 그러한 바람에서 주식 투자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주식 투자에 관심 있는 직장인 절반 이상,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주식 투자에 관심 기울여

 

눈여겨볼 부분은 직장인들의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형성된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주식 투자에 관심이 있다고 밝힌 직장인의 절반 이상(52.7%)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1월 이후에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응답한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경제적 위기가 찾아온 상황을 일종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주식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개인 투자자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특히 남성(39.7%)보다는 여성(66.1%), 그리고 젊은 직장인(20대 70.1%, 30대 54%, 40대 45.5%, 50대 38.3%)들이 코로나19 발생 이후에 주식 투자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면서, ‘동학개미운동’을 주도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었다. 

 

◆2월 기준, 직장인 절반 이상 주식 투자중

 

주식에 대한 관심에만 그치지 않고 실제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직장인들도 상당히 많았다. 전체 절반 이상(56%)이 2021년 2월 현재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남성(남성 63.4%, 여성 48.6%)과 20대~30대 젊은 층(20대 59.6%, 30대 59.6%, 40대 54.8%, 50대 50%)이 주식 투자를 많이 하는 모습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기간만큼 현재 직장에서 일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직장 불안정’ 평가자(61%)가 지금 회사에서 오래 일할 수는 있지만 근무 희망 기간은 그보다 짧은 ‘직장 불만족’ 평가자(56.9%)나 현재 직장에서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교적 이상적’ 평가자(54.2%)보다 주식 투자에 많이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직장 생활이 불안정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주식 투자에서 기회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 동안 주식에 투자한 금액은 500만원 미만(37.5%)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500만원 이상~3천 만원(500만원~1천만 원 18.9%, 1천 만원~3천 만원 22.1%) 정도를 투자했다는 응답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으며, 1억원 이상 투자자(5%)의 비중도 결코 작다고 할 수는 없었다. 

 

주식 투자금의 출처는 투자 목적으로 모아 둔 개인 자금의 비중(70.5%)이 단연 높았는데 일천만 원 이상 투자의 경우에는 대출의 비중이 높은 특징도 엿볼 수 있었다. 

 

주식 투자 수익률로는 연 10% 수준(30.4%)을 가장 많이 기대했으며, 현재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올해 연말에는 더욱 상승해 있을 것이라는 믿음(상승 예상 45%, 현재 유지 예상 33.8%, 하락 예상 15%)이 큰 것으로 보였다. 

 

올 연말 국내 주식 시장의 상황을 지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많이 예상(상승 예상 25.2%, 현재 유지 예상 34.4%, 하락 예상 23.4%)하는 것과는 달리 자신의 주식 투자는 성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식 투자 관심은 많지만 관련 지식수준은 높지 않아

 

전반적으로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고, 실제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직장인들도 많지만, 정작 주식 투자와 관련한 지식 수준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여졌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주식 투자 관련 지식 수준이 높은 편이라고 생각하는 직장인은 15.1%에 불과한 반면 전체 응답자의 80.7%는 자신의 주식 투자 지식을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다만 주식 투자 공부를 열심히 해서 정보를 많이 얻으면 투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인식(전체 55.1%)이 강하다는 점에서 향후 주식 투자 공부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을 해볼 수가 있었다. 

실제 많은 직장인들이 주식 투자 관련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들으면서, 공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지난 일 년 동안 직장인 절반 가까이(46%)가 주식 투자와 관련한 책을 읽은 경험을, 10명 중 6명(58.4%)은 주식 투자 관련 유튜브 및 강의를 시청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주식 투자 강의 및 유튜브 영상을 일주일에 하루 이상 시청한 직장인이 10명 중 4명(37.8%)에 달했는데, 주로 20대와 직장 불안정 평가자, 현재 주식 투자 중인 직장인들이 주식 강좌를 자주 들으면서 더욱 열심히 공부를 하는 모습이었다.

 

◆주식 투자로 인해 투기 성향 강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큰 빚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해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주식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은 고정급이어서 이외의 추가 소득을 얻을 수 있다(49.3%, 중복응답)는 것이었다. 저연령층일수록 추가 소득이 가능하다는 점(20대 54.4%, 30대 53.6%, 40대 49.2%, 50대 40%)을 높게 평가하는 모습으로, 그만큼 젊은 직장인들이 현재 급여 수준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경제 전반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게 된다(40.7%)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았으며, 부동산 투자와 비교했을 때 적은 금액으로 투자할 수 있고(39.3%), 중개인이 없어도 직접 거래할 수 있으며(33%), 빠른 현금 전환이 가능한(32.4%) 부분도 주식 투자의 장점으로 많이 꼽혔다. 

 

물론 짧은 시간에 돈을 벌 수 있다는 것(29.8%)도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주식 투자의 중요한 매력으로, 특히 20대~30대 직장인들(20대 34.8%, 30대 32.4%, 40대 28%, 50대 24%)이 주식 투자로 단기간에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으로 보여졌다. 

 

반면 주식 투자를 둘러싼 가장 큰 우려는 투기 성향이 강해질 수 있다(46.3%, 중복응답)는 점으로, 이러한 목소리는 중장년층(20대 40%, 30대 46%, 40대 49.2%, 50대 50%)에서 좀 더 많이 나왔다. 

 

그 다음으로 실패하면 평생 갚을 수 없을 정도의 빚이 생길 수 있다(36%)는 우려도 컸으며, 주식 투자 관련 정보가 불균형적이고(33%), 제대로 투자를 하려면 많은 공부나 노력이 필요하다(30.6%)는 점도 단점으로 많이 지적되었다.

 

개인의 노력에 비해 운이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30.4%), 돈이 많아야 돈을 벌 수 있다(28.5%)는 점 때문에 주식 투자를 좋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많은 편이었다. 

 

◆직장인 79.4% “돈을 벌기 위해서는 ‘돈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직장인들은 돈을 대하는 태도나 가치관이 ‘부’를 축적하는데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기본적으로는 돈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전체 10명 중 8명(79.4%)이 돈을 벌기 위해서는 ‘돈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바라보는 것으로, 이러한 생각은 중장년층(20대 76.8%, 30대 76.8%, 40대 80.8%, 50대 83.2%)에게서 더욱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주식 투자에 관심이 많을수록 돈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주식 투자 관심도 높은 편 83.8%, 보통 74.5%, 낮은 편 66.5%)을 많이 하는 모습으로, 아무래도 주식 투자의 경우 큰 수익과 손실이 모두 가능한 만큼 가급적 좋은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는 투자자가 많을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조급함을 버리고 마음을 잘 다스려야 돈이 따라오고(72.8%), 돈에 대한 깨달음이 있어야 돈을 벌 수가 있다(69.7%)고 생각하는 직장인들도 상당히 많았는데, 역시 주식 투자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조급함을 버리고(주식 투자 관심도 높은 편 77.4%, 보통 65.8%, 낮은 편 60.7%), 돈에 대한 깨달음을 얻어야(주식 투자 관심도 높은 편 75.2%, 보통 61.7%, 낮은 편 54.9%) 돈을 벌 수 있다는데 훨씬 많이 공감을 하는 모습이었다. 

 

더 나아가 직장인 2명 중 1명(50%)은 돈은 무조건 아낀다고 절약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간절히 원해야 더 벌 수 있다는 생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비록 지금까지 돈을 많이 못 번 것이 돈에 대한 자신의 부정적인 태도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17.6%)은 많지 않았으나, 이왕이면 긍정적인 태도를 갖는 것이 부를 축적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직장인들이 많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32.2% "사람의 부는 운에 의해 결정된다"

 

다른 한편으로 부를 창출하는 데 있어서 ‘운’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직장인의 절반 이상이 정확한 설명은 할 수 없어도 돈이 따르는 신비로운 능력이 있는 사람이 존재하고(56.9%), 전문지식이 없이도 돈의 흐름을 잘 맞추는 사람이 있다(55.8%)는데 공감하는 것이다. 또한 2명 중 1명(48.1%)은 돈이 주역이나 운세와 같이 일정한 흐름이 있다고 믿었으며, 사람의 부는 운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직장인(32.2%)도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이처럼 돈을 버는 과정에서 ‘운’의 역할을 높게 평가하는 태도는 결국 소위 말하는 ‘한 방’과 ‘대박’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데, 최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투자) 및 ‘빚투’(빚내서 투자) 현상도 이러한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부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돈에 대한 믿음과 긍정적인 태도 그리고 ‘운’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사회전반적으로 ‘샤머니즘’적인 태도가 크게 자리잡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케 한다. 

 

그만큼 부의 축적 과정에서 노동의 역할이 과소평가되는 반면 운과 태도에 대한 맹신이 커질 가능성을 우려할 수 밖에 없는데, 더욱 염려스러운 부분은 한국사회에서는 부의 창출이 곧 인생의 성공을 의미하거나, 개인의 경쟁력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실제 직장인 10명 중 6명(62.1%)이 좋은 인생이라는 말의 뜻에는 ‘많은 돈’이 포함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현재 부의 크기가 그 사람의 능력을 말해준다고 생각하는 직장인(동의 36.6%, 비동의 52.7%)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