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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 위기… 어른들만의 일은 아니죠”

입력 : 2021-03-06 03:00:00 수정 : 2021-03-05 18:4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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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대 툰베리 ‘기후파업’ 1인 시위
‘미래 위한 금요일’운동 성장… 세계에 경종
과학자들 난해한 숫자보다 큰 반향 평가
불의에 맞서고 싶지만 방법 모르는 청춘들
그들을 위한 사회활동가 되기 실전 지침서
평화적 시위 기획하기·언론 활용방법 등
저자인 10대 소녀의 경험담·노하우 담아
지난해 4월 호주 시드니 시청 앞에서 기후행동을 요구하는 기후파업에 나선 10대들의 모습. 교복을 입고 학교가 아닌 거리로 나선 청소년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이제 10대들의 사회활동은 낯설지 않으며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린피스 제공

세상 좀 바꾸고 갈게요/제이미 마골린/정아영 옮김/서해문집/1만4800원

 

“특별한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아무도 우리를 막을 수 없어.”

지금까지 이런 책은 없었다. 10대 소녀가 쓴 사회활동가가 되기 위한 실전 지침서 말이다. 저자는 정치적 글쓰기 방법, 기금 모금 행사와 평화적인 시위 기획하기, 소셜미디어와 기성 언론을 활용하여 메시지 전파하기 등 젊은 사회활동가가 되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썼다. 그러면서 불의에 맞서 싸우고 싶은 청춘들에게 이제는 우리가 세상 좀 바꿔보자고 권한다.

10대들의 사회활동은 더 이상 놀랍지 않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각국 청소년들이 기후행동에 나선 ‘글로벌 기후파업’이다. 세계 청소년 연대 모임의 대표 격인 글로벌 기후파업은 2018년 8월 스웨덴 고등학생 그레타 툰베리(당시 16세)가 매주 금요일 스톡홀름의 의회 앞에서 ‘기후를 위한 등 교거부’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며 시작됐다. 툰베리는 의사당 앞에서 2주 뒤 있을 국회의원 선거에 기후위기를 핵심 의제로 올릴 것을 요구했다. 또 스웨덴이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설정한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금요일마다 ‘파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툰베리가 주도하는 기후행동은 그렇게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 소녀의 작은 행동은 세상을 움직이는 운동으로 성장했다. ‘미래를 위한 금요일’을 뜻하는 해시태그 ‘#FridaysForFuture’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전 세계 청소년들과 환경단체들은 금요일마다 학교와 직장 대신 거리로 나가는 ‘기후파업’을 시작했다. ‘미래를 위한 금요일’은 비영리 기구로 발전해 전 세계에 수십개 지부가 생겼다.

2019년 12월 툰베리는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연설에서 “당신들은 자녀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그들 눈앞에서 미래를 훔치고 있다”고 각국 정상들을 정면에서 비판했다. 이 연설로 툰베리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10대 활동가가 됐다. 그는 자신만의 시각으로 기성세대들이 간과해왔던 부분을 거침없이 찌르고 들어와 세상에 경종을 울렸다. 그해 타임지는 올해의 인물로 툰베리를 선정했다. 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이름이 오르내렸다.

툰베리의 성공은 결국 세상에 이익을 가져왔다는 평가가 대다수다. 간결하고 정확한 일반적인 언어로 기후위기를 전달하면서 경각심과 화제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이 수치와 난해한 과학용어로 수십년 동안 강조해왔지만 계속해서 실패했던 일이었다.

제이미 마골린/정아영 옮김/서해문집/1만4800원

사회운동은 시대와 함께 변화할 필요가 있었고 그 흐름을 이끈 것이 바로 지금의 10대들인 ‘밀레니얼 세대’였다. 거리 시위뿐만 아니라 SNS를 통해 의식을 공유하고, 폭력적인 행동이 아닌 평화적이고 예술적인 행동으로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이제 10대를 빼고 세상일을 이야기할 수 없는 시대다. 불의에 맞서고 싶지만, 방법을 가르쳐주는 어른이 아직 부족한 지금, 책 ‘세상 좀 바꾸고 갈게요’는 현명한 가이드북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역시 10대 사회활동가인 저자 제이미 마골린은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조언을 들려준다. 그는 유년기를 태평양 서북부 연안의 아름다운 환경이 기후변화로 훼손되고 있는 것을 목도했고 행동에 나섰다. 그래서 그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순수한 자기만의 이유가 세상을 구할 강한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안다. 활동가의 길을 걸어가는 데 직접 겪은 경험이 있다는 것은 박사 학위와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을 만큼 소중하다.

마골린은 16세였던 2018년 국제 청소년 기후 정의 조직인 ‘제로 아워’를 공동 설립했으며 ‘청소년 기후 행진’을 이끈 청소년 리더 가운데 한 명이다. 뉴욕타임스, 타임, 가디언, CNN 등 미국과 영국의 주요 매체에 칼럼을 실었으며 세계 곳곳에서 연설했다. 청소년 대 워싱턴주 소송에 원고로 참여해 청소년 세대가 살기 좋은 환경을 누릴 헌법상 권리를 부정한 데 대해 주정부를 상대로 고소하기도 했다. BBC는 그를 2019년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선정했다.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단순히 사회활동에 나서라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 저자가 진심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자신의 소중함과 세상의 소중함에 대한 믿음이다. 자신의 경험과 필요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사회에서 권리 행사자로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존재. 지금보다 나은 방향을 위해 동료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과도 협력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바람이 담겼다. 각 장에는 세계 각국의 청소년 활동가 17명의 인터뷰를 통해 예술을 사랑하고 소셜미디어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밀레니얼 활동가의 치열한 오늘을 보여준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정의를 거저 주지 않는다. 툰베리는 책 ‘세상 좀 바꾸고 갈게요’를 두고 “행동하는 우리를 위한 도구 상자”라고 말했다. 2018년 저자 마골린과 만난 툰베리는 “이전에는 기후, 환경, 지구와 인류의 미래, 생존의 문제에 관심이 있는 10대를 만난 적이 없었다. 제대로 보려는 제 또래가 아무도 없는 것 같아 외로웠다”면서 “하지만 나와 똑같이 느낀 청소년이 셀 수 없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필요한 도구를 갖춰야 한다”며 “바로 이 책에서 그 도구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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