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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쫓겨난 영국 주재 미얀마 대사 “런던 한복판서 쿠데타” 군부 비판

입력 : 2021-04-09 12:37:42 수정 : 2021-04-09 12: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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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대사 임기 종료 공식 통보→英 외무부 수용
영국 주재 쪼 츠와 민 미얀마 대사가 8일(현지시간) 런던 소재 대사관 밖에서 군부 쿠데타를 비판하는 시위대와 함께 선거와 민주주의, 자유의 의미를 담은 이른바 ‘세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런던=AFP연합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비판해온 영국 주재 쪼 츠와 민 대사를 런던 소재 대사관 밖으로 몰아내 빈축을 사고 있다. 칫 윈 부대사가 군부 지시에 따라 대리대사를 맡아 국방 무관과 함께 민 대사의 입장을 막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민 대사는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대사관을 비우자 그들이 난입해 내가 들어가는 것을 막고 있다”며 “이건 런던 한복판에서 일어난 일종의 쿠데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됐다”며 “내 건물이고 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AFP 통신에 따르면 민 대사는 대사관 앞에 머물고 있으며, 대사관 밖에 세워둔 차에서 밤을 보냈다.

 

그는 최근 쿠데타를 비판하는 성명을 통해 권력을 잃고 감금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 등 문민정부 지도자들의 석방을 요구했고, 발표 이튿날 군부는 소환 명령을 내렸다. 이에 민 대사는 최근 몇주간 본국과의 관계를 끊었고, 군부는 그의 임기 종료를 영국 정부에 공식 통보했다. 민 대사는 앞서 2013년부터 주영 대사로 재임해왔다.

 

AFP에 따르면 민 대사가 쫓겨났다는 소식에 대사관 앞에는 미얀마 군부를 비판하는 시위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영국 정부의 개입을 요구했고, 민 대사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퇴출과 관련해 영국 외무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선거와 민주주의, 자유의 의미를 담은 이른바 ‘세손가락 경례’를 시위대들과 함께하기도 했다.

 

한편 영국 외무부는 8일 오전 외교 협약에 따라 민 대사의 임기 종료를 수락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공영방송 BBC가 보도했다. 외무부는 다만 윈 부대사가 후임이라는 통보는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지난 2월1일 쿠데타 발생 후  미얀마 군부 인사, 군부가 관리하는 기업을 제재하는 한편 민주주의 복원을 촉구한 바 있다. 특히 도미닉 라브 외무부 장관은 민 대사의 미얀마 군부 비판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으며, 지난달 8일에는 직접 면담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주유엔 미얀마 대사가 공식적으로 군부에 반기를 들었다가 교체됐고, 미국 대사도 폭력적 시위 진압을 비판한 바 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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