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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친분 과시해 투자금 모집한 사업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檢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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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1-24 21:26:32 수정 : 2021-01-24 21:2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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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박 후보자, 불법 방조 의심"
박범계 법무부장관 후보자(왼쪽)가 2018년 전남 담양에서 열린 ‘못난 소나무’ 행사에 참석한 모습.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실 제공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친분을 과시하며 투자금을 유치했던 다단계 불법 주식투자 업체의 김모 대표가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대표는 박 후보자를 사적인 모임에 초대해 친분과 인맥을 과시, 덕분에 수십억원의 투자금을 모았다. 김 대표가 투자한 회사에는 박 후보자와 관련된 회사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4일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실에 따르면 김모 대표는 전국적으로 비인가 회사를 다수 설립해 다단계 방식으로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지 아니하고 비상장주식을 불법으로 중개, 자본시장법위반·공동폭행·협박 등의 혐의로 검찰에서 수사 중이다.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지난해 11월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전준철)로 사건이 배당됐다. 현재까지 파악된 투자액만 2000억원 이상이다.

 

김 대표는 2012년, 2017년 대통령 선거 때 문재인 당시 후보의 캠프에서 특보로 활동했다. 김 대표는 2017년 출범한 친문 지지모임인 ‘못난 소나무’의 수석대표로 활동하며 박 후보자를 비롯해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두관·민홍철 의원과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 등과 교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열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때도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이 전 장관과 김 대표가 함께 행사장에 참석한 사진과 공개하며 유착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2018년 8월 전남 담양에서 못난 소나무 행사를 개최하며 박 후보자를 초청했다. 박 후보자는 당시 담양의 한 계곡에서 열린 야유회를 겸한 행사장에 참석해 늦은 저녁까지 자리를 지켰다. 박 후보자는 당시 김 대표 함께 노래를 부르고 계곡 물에 들어가 화이팅을 외치는 등 친분을 한껏 과시했다. 행사를 준비한 이들은 당시 행사의 성격에 대해 “원래 없던 행사였다. (김 대표)본인과 박 후보자를 위한 행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관계자는 “(김 대표가)고객들 올 수 있는 사람들 다 오게 하라고 했다”며 “오히려 김 대표가 갑의 위치로 보이기도 했다. 박 후보자가 아쉬운 입장으로 보였다. 심하게 말하면 노래시키면 노래 부르고, 춤추라고 하면 계곡 물에 들어가서 춤추고, 시키면 다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고 김 의원실에 증언했다. 

 

김 대표와 함께 일한 관계자들은 이날 행사를 계기로 하루 이틀 사이에 20∼3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해 ‘박범계 마케팅’ 효과를 봤다고 증언했다. A씨는 김 의원실에 “보통은 한 달에 한 종목 하기 힘든데 8월에는 5종목을 소화했다”며 “투자를 망설이던 사람들이 투자했다. (박 후보자와 친분이)일 하는데 사실 많이 도움됐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김 대표가 70여개 비상장주식을 중개했으며 이 중 일부 기업들이 박 후보자와 관련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대표는 박 후보자와의 담양 행사 후 대전에 소재한 B회사의 주식을 대거 판매하라고 지시했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김 의원실에 “바이오주라서 식약청의 허가가 중요했다”며 “식약청에 아는 사람들 통해서 임상 허가 이런 것들을 빨리 내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B사를 어마어마하게 팔았다”고 증언했다. 

 

일부 기업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의 인연도 있었다. 2015년 7월 김 대표가 불법으로 비상장주식을 중개한 K사는 이낙연 당시 전남지사가 대전에서 나주로 유치한 회사로 ‘이낙연 도지사 관련주’라고 홍보를 하며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K사의 대표는 박 후보자와 2003∼2004년 대전의 엑스포아파트에서 같은 동에 살기도 했다. 

 

김 의원은 “김 대표는 박 후보자의 친분을 통해 투자를 망설이던 사람들로부터 대거 투자를 끌어냈고 이익이 실현됐다는 점, 불법으로 중개한 비상장주식 가운데 일부가 박 후보자와 관련성이 있어 보이는 점을 근거했을 때 박 후보자는 김 대표의 불법을 묵인 또는 방조한 것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 측은 이에 대해 “당 대표 선거 낙선 후 인사차 들렸다”며 “김 대표와는 그날 처음 인사 나누게 됐다. 어떤 투자자가 오고 어떤 업체를 운영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고 는 입장이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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