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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 韓민주주의 가치·변화 재조명

입력 : 2021-01-16 03:00:00 수정 : 2021-01-15 18:3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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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민주주의연구소 엮음/한울아카데미/3만7000원

한국 민주주의 100년, 가치와 문화/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민주주의연구소 엮음/한울아카데미/3만7000원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함.”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인 1919년 4월, 중국 상하이에서 독립 운동가들은 임시의정원을 열고 ‘대한민국 임시헌장’의 제1조를 이같이 제정했다. 이는 이념적 비전으로서 국민주권의 공화국으로 전환할 것임을 선언한 것으로, 그해 7월 말 공포된 독일 바이마르공화국 헌법보다 약 4개월여 빨리 명문화됐다는 평가다.

놀라운 사실은 ‘민주공화국’을 규정한 헌법 제1조가 이후 100년이 지나도록 기본 문장이나 근본 취지가 한 차례도 변경되지 않고 유지돼 왔다는 점이다. 현행 대한민국 ‘헌법’의 제1조 역시 마찬가지다. “제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제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민주주의연구소가 펴낸 이번 책은 한국 민주주의의 100년사에서 ‘민주공화국’이라는 핵심가치를 비롯해 자유와 평등, 토지소유 등 주요한 가치가 어떻게 탄생하고 변화 발전하는지 역사적이고 학술적으로 추적했다.

이번 책은 ‘한국 민주주의 토대연구 총서’의 두 번째 책으로, 2018년부터 진행한 한국 민주주의 토대 연구의 결과물. 첫 번째 책 ‘한국 민주주의, 100년의 혁명 1919~2019’는 2019년 세종도서 사회과학분야에 선정되기도 했다. 1권이 민주주의 100년의 역사를 성과 중심으로 살펴봤다면, 이번 책은 성찰적 관점에서 한국 민주주의의 가치와 문화를 심층 연구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이어 1948년 제헌의회에서도 헌법 제1조로 민주공화국임을 규정했고, 이후 헌법에서도 계속 민주공화국 규정은 유지됐다. 자연스럽게 ‘민주공화국’ 개념은 대한민국 헌법의 최고 규범과 가치가 됐다.

민주공화국을 둘러싼 담론 역시 시대와 역사에 따라 꾸준히 변화했다. 대체로 권력자들은 민주공화국의 개념을 정당화 담론으로 사용했지만, 시민들은 저항 담론으로 사용하면서 이데올로기화했다. 특히 1987년 이후 단순히 ‘국체’ 개념에서 그치던 것이 사상과 의식 차원으로 확산하는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요약하자면 민주화 이전 시기에 민주공화국의 민주는 유진오의 해석대로 삼권분립에 기초한 민주주의, 즉 의회와 정당, 선거를 강조하는 슘페터식 민주주의에 가까웠다. 그렇지만 격정의 1980년대와 촛불 및 탄핵의 2000년대를 거치면서 민주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자기결정이라는 한층 진전된 의미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민주공화국’이라는 가치뿐만이 아니다. 자유와 평등, 토지소유 등도 시대와 역사에 따라 지난 100년간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심화했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아울러 저항·정당·여성·조직 분야의 운동 문화가 민주주의와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도 분석한다.

한국민주주의연구소장인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는 “민주주의 가치나 문화는 지식인들이 먼저 학습하고 전파하지만, 대중은 이런 가치를 나름대로 해석해서 행동하기 때문에 양자 모두를 살폈다”고 책의 집필 의도를 적었다.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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