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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는 냄비 속 개구리되나…단일화로 날 새는 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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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1-15 06:00:00 수정 : 2021-01-15 11:4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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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지율, 여론 조사 결과 서울서 민주당에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서
김종인 “안철수, 단일화 결심하면 얘기하라고 했는데 그 이후에 말 없어”
김 위원장, 안 대표 소통 능력 비난 SNS글에 '좋아요' 눌러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왼쪽)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뉴스1

4·7 서울시장 보선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야권의 주도권 다툼이 갈수록 꼴불견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신경전을 넘어 서로 삿대질을 해대는 형국이다. 특히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안철수 대표의 ‘10년 악연’이 작용해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 눈에는 야권이 지지율 상승세에 취해 단일화 놀음에 날을 지새우는 것으로 비친다. 민심을 거스르는 오만한 모습이다. 야권이 자중지란에 빠져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 나온다.

 

◆지지율 상승에 단일화 올인…위기 모르면 공멸

 

‘삶은 개구리 증후군.’ 점점 고조되는 위험을 미리 인지하지 못하면 화를 당하게 됨을 비유하는 말이다. 개구리가 뜨거운 물에 들어가면 바로 뛰쳐나와 산다. 그러나 냄비 속 찬물에 있으면 서서히 끓는 걸 모르다 죽는다는 것이다. 위기를 느끼지 못하는 야권이 냄비 속 개구리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발표된 리얼미터·YTN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서울에서 34.7%로,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24.6%)을 두 자릿수 격차로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전주 대비 지지율이 2%p 올랐지만 민주당은 4.4%p 떨어졌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참조.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반여 정서 확산 흐름이 뚜렷하다. 보선 전망에선 야권이 승리한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여권을 지지하던 중도층·무당층이 속속 등을 돌린 탓이다. 중도층이 그렇다고 야권을 선뜻 지지하는 단계는 아니다. 야권의 지지율 상승은 반사이익의 성격이 짙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평이다. 야권은 그러나 판세가 크게 유리하다고 오판하고 있다. 후보 단일화만 하면 승리한다는 안일한 인식이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먹자골목 일대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국민의당 상호 비방전 조짐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에게 “3월 초에 단일화를 얘기하든지 그전에 안철수 대표가 우리 당에 들어오든지 둘 중 하나”라며 “결심하면 얘기하라고 했는데, 그 이후엔 얘기가 없다”고 밝혔다.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안 대표가 지난 총선에서 능력이 없어 지역구 후보를 못 내고 비례정당을 지향하더니 이제와서는 양보를 했다고 한다”고 비꼬았다. 나경원 전의원은 KBS 라디오 출연해 “자꾸 단일화 얘기를 하는 것은 너무 정치공학적”이라며 단일화 질문 세례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안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누가 단일후보가 되는지는 이차적인 문제다. 단일화를 이루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야권의) 단일후보 결정은 이 정권에 분노하는 서울시민들이 하면 된다”고 밝혔다. ‘시민 후보’ 형식의 단일화를 고수하면서 국민의힘 입당 불가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은 안 대표가 뉴스메이커로 떠오르자 국민의힘이 네거티브로 딴지를 건다고 반격했다. 이 총장은 MBC 라디오에서 나 전 의원을 겨냥해 “본인도 지난 총선에서 떨어졌다”며 “왜 떨어졌는지 반성부터 해야 본인이 나아갈 길이 보일 텐데, 출마 회견을 네거티브로 시작했다”고 날을 세웠다.

과거 국민의당 대변인이자 안 대표의 최측근인 장진영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안 대표 디스 글에 ‘좋아요’ 누른 김종인 

 

김 위원장은 안 대표의 ‘소통 능력’을 비판하는 SNS 글에 공감을 표시하는 ‘좋아요’를 눌러 주목됐다. 이 글은 과거 국민의당 대변인이자 안 대표의 최측근인 장진영 변호사가 썼다. 장 변호사는 지난 11일 ‘안철수가 변했을까’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소통에 관한 한 안철수는 박근혜, 문재인과 매우 유사한 과라는 점은 내가 경험한바”라며 “그 이후의 행보 역시 과거와 별반 차이를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해당 게시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앞서 8일 올라온 ‘안철수가 변했다? 그 근거는?’이라는 제목의 안 대표 비판 글에도 마찬가지로 ‘좋아요’를 택했다.

 

장 변호사의 저격 글이 계속되자 이태규 총장은 이날 “그분은 안 대표와 일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거짓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여의도 정치판에 먹을 게 있으면 막 비비고 들어와 간이라도 빼줄 듯하다가, 먹을 게 없으면 빠져나가서 욕하고 돌아다닌다”고 원색 비난했다.

 

허범구 기자 hbk10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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