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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댈 곳 없어 고생 마세요”… 빈자리 알려주는 ‘주차앱’ 뜬다 [심층기획 - '주차전쟁' 해법 없나]

입력 : 2021-01-12 06:00:00 수정 : 2021-01-12 12: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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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가구 2차량 시대… 주차면적 1.3∼1.7대
퇴근시간 이웃 간 주차 시비·폭행 비화도
운전자 55% “주차 스트레스 많이 받아”
10명 중 9명 “차 댈 곳 없어 시간 허비”

맞벌이 증가·세컨드카 선호로 차량 급증
2020년 2400만대 등록… 15년 새 43% 늘어
실시간 공간 확인 ‘주차장앱’ 만족도 높아
이용자 53% “대중화 땐 주차난에 숨통”

“주차문제로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요.”

 

서울 강남구 자곡동에 거주하는 김모(39)씨는 최근 주차문제로 이웃과 크게 말다툼을 벌였다. 출근을 위해 출차를 해야 하는데 가로막고 있는 차의 사이드브레이크가 걸려 있어 움직일 수 없어서였다. “주차를 이런 식으로 하면 어떡하냐”는 김씨의 볼멘소리에 이웃은 “주차할 곳이 없었다. 이 정도도 이해 못 해주냐”며 오히려 언성을 높였다. 두 사람 모두 평소 주차문제로 쌓여 있던 스트레스가 터져 급기야 몸싸움으로 번졌다.

 

김씨는 “매일 같이 퇴근 때면 주차 공간이 없을까 봐 조마조마하다”며 “주차문제로 아파트 주민 간 불화가 끊이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김씨의 사례처럼 주차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가구당 보유 차량은 늘어나는 반면 주차할 곳은 적거나 없는 ‘주차난’ 문제로 이웃 갈등을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아파트 주택가에서는 이중주차나 차 문을 열다가 옆 차에 흠집을 내는 이른바 ‘문콕’ 등 각종 사고까지 일어나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주차난 해소를 위해 각종 정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주차공간 확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운전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각종 주차앱이 주차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2명 중 1명 “주차 문화 성숙하지 않다”

 

주차로 인한 스트레스는 아파트뿐만 아니라 직장이나 일상생활에서도 빈번히 일어난다. 직장인 박모(32)씨는 최근 서울 을지로 회사 근처에서 황당한 일을 당했다. 회사 인근 노상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했는데, 화물차가 불법 주차를 하는 바람에 오도 가도 못 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박씨는 “불법 주차 차주가 나타나기까지 30분을 기다려야 했다”고 토로했다.

 

박씨처럼 상당수 운전자들은 주차문제가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주차장 이용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운전자 절반 이상(54.7)이 ‘평소 주차문제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다’고 응답했고, 주차하기 가장 어렵게 느끼는 장소로 1위로 ‘주택가’(89.8)를 꼽았다.

 

특히 운전자들은 주차문제로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으로 ‘옆 차량 때문에 주차하기가 어려울 때’(42)와 ‘불법 주차 차량 때문에 주차가 어려울 때’(36.6), ‘주차 요금이 너무 비쌀 때’(35) 등 평소 주차문제 때문에 걱정해 본 경험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어 ‘가구당 차량 보유 수가 늘어서’(40.5), ‘나는 괜찮을 거로 생각하는 이기심’(37.0), ‘불법 주정차하는 차량이 많아서’(33.0), ‘공영주차장 시설이 적어서’(31.9), ‘불법 주정차 단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21.4), ‘가까운 거리도 차를 몰고 나오는 사람이 많아서’(18.0), ‘운전하는 사람이 증가해서’(17.3) 순이다.

 

또한 10명 중 9명은 주차문제 때문에 목적지에 도착한 후에도 시간을 낭비한 경험이 있었다.

 

조사를 진행한 엠브레인 모니터 관계자는 “사회 전반적으로 주차문제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며 “특히 불법 주차와 주차 차량으로 인한 교통 혼잡 문제의 경우 결국 주차장 부족 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주차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1가구 2차량 시대, 주차장 앱 대안으로

 

정부와 지자체는 주차난 해소를 위해 신축 건물에 대해서 가구당 주차대수를 1.31∼1.7대로 늘려 적용하는 지침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1가구 2차량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승용차의 대중화와 맞벌이 부부 증가, 세컨드카 선호 현상으로 차량은 급증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구당 주차나 일반 고용주차는 태부족이다. 실제로 2006년 1679만대였던 등록차량은 지난해 6월 기준 2400만대를 넘어선 상황이다.

 

주차문제는 이웃 간 갈등으로도 번지고 있다. 특히 일부 주차갈등은 폭행이나 사고로 이어진다.

 

2018년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는 자신의 차에 주차위반 스티커가 부착된 것에 불만을 품은 50대가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캠리 승용차로 막은 뒤 자리를 떠나 주민 20여명이 직접 차를 들어 인근 인도로 옮기는 사건이 발생해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2017년 경남 김해에서는 평소 채권채무 관계로 감정이 좋지 않던 70대 여성이 주차 문제로 이웃을 살해해 법원으로부터 17년 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럼, 심각한 주차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주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빠른 운전자들은 ‘주차장 앱’을 활용한다. 주차장 앱을 이용하면 실시간으로 주차공간을 확인하고 주차요금을 비교한 후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엠브레인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운전자의 61.4%가 주차장 앱을 하나 정도는 인지하고 있다.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주차장 앱은 카카오T주차(35%, 중복응답)와 Tmap주차(28.5%)였다. 이어 아이파킹(20.3%)과 모두의 주차장(19.6%), AJ파크(10.3%) 순이었다.

 

손쉽게 주차장 이용 요금 및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10명 중 6명이 주차장 앱 이용에 만족감을 보였다. 주차장 앱이 주차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엿볼 수 있었다.

 

운전자 10명 중 8명(78.6%)이 주차장 앱을 통해 남는 주차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주차장 앱이 활성화하면 주차난이 심한 지역의 주차문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절반가량(52.7%)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63.6%는 주차장 앱을 이용하면 주차문제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심리도 숨기지 않았다.

 

주차장 업계 관계자는 “주차장 앱은 이제 운전자들에게 필수인 시대가 됐다”며 “주차장 앱을 통해 주차공간을 확인하고 주차비를 비교하는 운전자들이 많아지면서 (주차장 앱이) 주차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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