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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 요기요 팔고 배달의민족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인수하기로 결정 / 요기요 누가 살지 업계 이목 집중 / 요기요 인수시 업계 2위로 올라서며 배달앱 시장 경쟁구도 큰 변화 예상

딜리버리히어로(DH)가 요기요를 팔고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요기요를 누가 살지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배달앱 2위인 요기요를 인수하면 단박에 배달업계 2위 자리로 올라서며 배달앱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29일 IT 업계와 뉴시스에 따르면 DH는 전일 배민을 인수하기 위해 요기요를 판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나온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결정을 따르기로 한 것이다.

 

앞서 요기요를 운영하는 DH는 작년 12월 우아한형제들 지분 88%를 40억 달러(약 4조3800억원)에 인수하고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1년여간 기다려왔다.

 

공정위는 1, 2위 배달앱인 배민(78.0%)과 요기요{요기요 19.6%+배달통(DH 소속) 1.3%+푸드플라이(DH 소속) 0.3%)가 결합할 경우 배달앱 시장 점유율이 99.2%로 압도적임에 따라 공정한 경쟁이 제한된다고 봤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DH에 배민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6개월 내 요기요를 매각하라는 조건부 기업결합 승인 결정을 내렸다. 6개월 안에 매각이 안 되면 추가로 6개월 연장이 가능하다.

 

이로써 DH는 보유한 DH코리아 지분 100%를 매물로 내놓을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요기요의 몸값을 1조~2조원대로 관측하고 있다. 요기요 작년 매출은 1944억원으로 배민(5654억원)의 34% 수준이다.

 

업계 관심은 누가 요기요를 인수할지에 집중되고 있다. 요기요를 인수하면 단박에 업계 2위로 올라서며 배달앱 시장 경쟁구도에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업체로는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요기요의 조(兆)원대 몸값을 감당할 수 있고 플랫폼 사업에 관심이 있는 빅테크 기업이나 신세계, 롯데, GS, 등 유통 대기업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또 사모펀드나 해외 음식 배달 서비스업체도 인수자로 거론된다.

 

먼저 네이버는 중소상공인들의 상거래 관련 플랫폼 사업을 함에 따라 요기요 인수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중소상공인들이 원활히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네이버는 배달 서비스에 다양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 이미 우아한형제들 지분 4.7%를 소유하고 있는 것은 물론 IT 기반 종합 디지털 물류 브랜드 '부릉'을 서비스하는 메쉬코리아의 최대주주(20.68%)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이륜차 배달 대행업체 '생각대로'를 서비스하는 인성데이타에 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다만 이미 우아한형제들 지분 4.7%를 소유하고 있는 것은 요기요 인수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네이버가 가진 우아한형제들 지분과 DH의 DH코리아의 지분을 맞교환하고 차액을 지급하는 등 다양한 방안 등을 모색해볼 수 있다.

 

카카오는 현재까지 물류·배송 등에서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가운데 요기요 인수를 계기로 배달쪽을 강화할 수 있다. 특히나 카카오는 최근 본격적으로 커머스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쿠팡도 요기요의 잠재적 인수자로 거론된다. 쿠팡의 배달 서비스인 쿠팡이츠는 후발주자지만 빠른 배송 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배달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걸림돌은 DH가 배달 시장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쿠팡이츠에 파는 것을 꺼릴 수 있다는 점이다.

 

DH는 요기요를 될 수 있으면 비싸게 팔면서도 자신의 비즈니스에 가장 위협이 덜 되는 존재에게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강력한 경쟁자일수록 높은 값을 부를 가능성이 높아 DH의 고민이 깊다.

 

신세계, 현대백화점, 롯데 등 기존 유통 대기업들도 요기요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요기요의 매각이 흥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대 1년이라는 매각 시한이 정해짐에 따라 제값을 받고 팔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DH는 한국 시장을 수성하면서 배민의 노하우를 활용해 아시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DH와 우아한형제들은 앞으로 인수합병 작업을 통해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한 합작회사(조인트벤처)를 설립할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 창업자인 김봉진 의장은 이 합작회사의 이사회 의장이자 집행이사를 맡는다. 이 합작회사는 앞으로 아시아 11개국에서 음식배달, 공유주방, 퀵커머스(생필품 등 즉시배달 서비스) 등의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전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기업 결합을 계기로, 앞으로 아시아 시장 개척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국내에서 배민의 성공 경험을 발판 삼아 세계로 뻗는 기업이 되겠다"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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