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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허리 다치지 않도록…67만개 택배 상자에 ‘착한 손잡이’

입력 : 2020-12-27 13:18:58 수정 : 2020-12-27 13: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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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등 온라인 유통사도 상자 47만5000개에 ‘착한 손잡이’ 만들 예정
지난 11월23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의 한 집배원이 구멍 손잡이 소포 상자를 택배 차량에 싣고 있다. 구멍 손잡이는 운반 편의를 위해 만들었다. 연합뉴스

 

고용노동부가 상자를 들기 쉽도록 고안된 ‘구멍 손잡이’를 내년부터 택배업계와 유통업계에서 널리 쓰기로 함에 따라 관련 업계 노동자들의 물리적 고충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택배, 로젠택배 등 주요 택배사들은 노동부와 협의를 거쳐 내년에 67만개의 택배 상자에 구멍 손잡이를 만들기로 했다. 쿠팡, SSG, 마켓컬리 등 온라인 유통사들도 내년에 상자 47만5000개에 손잡이를 만든다.

 

구멍 손잡이는 상자 양 옆면에 구멍을 내 손으로 쉽게 들도록 한 것으로, 중량 5㎏ 이상의 상자에 설치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비대면 경제활동의 대폭 증가로 택배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관련 업계 노동자들의 고충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서 발표한 ‘마트 노동자 근골격계 질환 실태조사’에 따르면 상자에 손잡이를 만들 경우, 중량물 하중의 10% 이상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잡이가 없는 상자는 바닥에 손을 대고 들어야 해서 허리에 많은 부담을 줬고, 나르는 도중에 떨어뜨릴 위험도 컸다.

 

아울러 노동부는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와 협의를 통해 PB상품(자체상품) 상자의 손잡이 설치율을 내년에 평균 82.9%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올해 초부터 주요 대형마트와 계속 협의하면서 자발적인 개선을 요청했고, 기존 평균 9.0%에 불과했던 설치율은 현재 20.6%로 확대됐다.

 

LG생활건강, CJ제일제당, 동원F&B, 대상 등은 이번 설 선물세트 중 127종에 손잡이를 설치하고 내년에는 일반제품 설치율을 기존 1.6%에서 7.8%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냉동식품 등 손잡이 설치가 어려운 제품의 상자의 경우 별도의 끈을 묶는 등 대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노동부는 업체가 참고할 수 있는 ‘상자 손잡이 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가이드라인은 5㎏ 이상 물품은 손잡이를 설치하며, 손잡이는 타원형 또는 아치형, 가로 80㎜×세로 25㎜ 이상으로 설계하도록 했다. 이러한 상자 손잡이를 ‘착한 손잡이’로 이름 붙이고, 스티커를 만들어 손잡이 설치 상자에 부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재갑 노동부 장관은 “대형 유통업체뿐 아니라 제조업체, 택배, 온라인 유통업체 등에 착한 손잡이가 자리를 잡도록 다양한 대안을 계속 마련하겠다”며 “소비자들도 노동자를 배려하는 기업과 상품을 선택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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