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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같은 기적 없어… 결핍은 내 원동력” [연중기획-끊어진 계층이동 사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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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1-02 13:37:17 수정 : 2021-01-02 13:3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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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고졸’ 청년 CEO 강남구
가난 딛고 포브스 亞 청년 리더에
“실패해도 도전할 수 있는 사회로”
‘개천에서 용이 난다’는 속담이 신화가 된 지 오래다. ‘흙수저’가 ‘금수저’의 공간으로 오를 수 있는 사다리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개천용으로 승천하거나 금수저로 신분상승한 신화를 일군 주인공들은 지금 이 한국 사회 세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커피 타는 ‘미스 양’으로 시작해 삼성전자의 임원이 된 입지전적 인물로, ‘금배지’를 단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교 중퇴에 방직공장 노동자로 주경야독해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국회의원이 된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 섬마을 고졸 출신으로 ‘재심 전문’으로 우뚝 선 박준영 변호사, 고졸임에도 ‘학력’과 ‘출신’이라는 차별의 벽을 깨고 스타트업을 창업해 연매출 280억원대 회사로 만든 강남구 아이엔지스토리 대표. 세계일보는 신축년(辛丑年) 소의 해를 맞아 신년 특집으로 이들 개천용 4인방이 우리 사회에 들려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안 될 거라는 생각은 해본 적 없습니다.”

강남구(30·사진) 아이엔지스토리 대표는 전국 400여개 매장을 가진 프리미엄 독서실 ‘작심’을 운영하는 청년사업가다. 그는 이른바 ‘흙수저’에 ‘고졸 출신’이지만, ‘학력’과 ‘출신’이라는 차별의 벽을 깨고 연매출 280억원 규모의 회사를 이끄는 대표로 성장했다. 포브스가 선정한 ‘2020년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 300인’ 중 한 명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지난달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어려웠던 환경을 원동력으로 삼아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강 대표가 어엿한 스타트업 대표가 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어린 시절 집에 가스가 끊길 정도로 가정형편이 어려웠다는 강 대표는 “학원비를 1년씩 내지 못해 친구들 앞에서 수치스러운 일도 겪었다”고 기억했다. 이어 “가난한 환경이 정말 어려운 점은, 벅찬 위기를 맞닥뜨렸을 때 그것을 온전히 내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등 뒤에 항상 낭떠러지를 둔 기분이었다”고 했다.

고졸 출신이란 꼬리표는 한때 넘기 힘든 벽이었다. 강 대표는 “자리를 잡은 지금은 내 이야기를 극적으로 봐주지만, 거기에 따라오는 시선들도 있다”며 “스스로도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지 못해 말수가 줄어들 때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이런 환경은 그에게 오히려 힘을 내는 원동력이 됐다. 강 대표는 “남들보다 어려운 시기를 겪었기 때문에 결핍이 생겼고, 이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미친듯이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드라마 같은 ‘극적인 기회’는 없었다. 단지 주어진 환경에서 그가 택할 수 있는 최선을 향해 나아갈 뿐이었다. 그는 “어떤 일이든 그것이 기회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다.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는 빠르게 실행에 옮겨보고, 많은 사람을 만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좀 더 나은 환경에 있었다면 돌아가지 않았을 텐데’란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힘든 시기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금수저’에 대한 반감은 없었을까. 그는 “남들보다 출발선을 앞에서 시작하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더 잘돼서 많은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의 한국 사회가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려운 사회’라는 의견에 공감했다. 강 대표는 “지금 사회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나 리스크가 커서 다른 길에 도전하기 쉽지 않다”며 “실패해도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할 것 같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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