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케인 콤비 집중견제 당해
막강 공격라인 완벽하게 무력화
한때 리그 1위에서 5위까지 추락

프로스포츠에서 한 팀이 시즌 내내 순항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매 경기 상대들은 그 팀의 강점과 약점을 철저히 분석하고 곧바로 이를 적용해 도전해 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끊임없이 닥쳐오는 풍랑을 극복해야만 마침내 최고 자리에 오를 수 있다.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 후 순항하던 토트넘도 마침내 풍랑에 직면했다. 토트넘은 21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시티와의 리그 14라운드 홈 경기에서 0-2로 완패했다. 레스터시티가 전반 추가시간 토트넘 측면 수비수 세르주 오리에(28)가 내준 페널티킥을 제이미 바디(33)가 성공시켜 앞서가면서 최고 무기인 역습을 활용할 수 없게 된 토트넘 공격라인은 더욱 무기력해졌고, 후반 14분 토비 알더르베이럴트(31)의 자책골까지 나오며 승기가 완전히 기울었다.
지난 17일 리버풀과 리그 선두자리를 걸고 맞대결에 나섰지만, 상대의 다채로운 공격을 막지 못하며 1-2로 패했던 토트넘은 이로써 시즌 첫 연패에 빠졌다. 7승4무3패, 승점 25로 한때 1위였던 순위도 5위까지 추락했다. 선두 리버풀(9승4무1패 승점 31)과의 승점차는 6까지 벌어졌다.
토트넘은 지난 9월 에버턴과의 개막전 패배 이후 손흥민(28·11골 4도움)과 해리 케인(27·9골 10도움)이라는 막강 공격 듀오의 힘으로 11경기 무패로 순항하며 리그 선두에 오른 바 있다. 이후 토트넘을 상대하는 모든 팀이 두 선수를 제어하는 데에 경기력을 집중했고, 이날 레스터시티는 마침내 이에 성공했다. 브랜던 로저스 감독은 경기 초반부터 두 선수를 집중 견제해 자연스럽게 둘이 활약할 공간을 없앴다. 역습 상황에서도 손흥민과 케인 사이의 패스 길을 최우선으로 막아 둘 사이의 콤비플레이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문제는 두 명에게 집중된 견제를 뚫어낼 제3의 공격무기가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올 시즌 토트넘은 가레스 베일(31), 루카스 모라(28), 스테번 베르흐베인(23), 지오바니 로셀소(24) 등을 제3의 공격수로 활용했지만, 이들 중 그 누구도 리그 2득점 이상을 올리지 못했다. 이날도 로셀소가 선발, 베일과 모라가 후반 조커로 투입됐지만 세 명이 합쳐 슈팅 1개만 날리는 데 그쳤다.
무엇보다 뼈아픈 것은 시즌 초반 순항을 이끌었던 강점이 이 경기에서 완벽하게 무력화된 것이다. 앞으로 토트넘의 상대팀은 이날 레스터시티가 들고 온 공략법을 적극 참고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손흥민과 케인의 뒤를 받칠 제3 공격수의 활약이 더욱 절실해졌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