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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동력은 로봇”… 현대차그룹, 1조원대 美 기업 지분 80% 인수

입력 : 2020-12-13 20:45:06 수정 : 2020-12-13 22: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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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취임 후 첫 대규모 투자
“미래사업 50%로 확대” 정 회장 뜻
정 회장 20% 취득… 모비스 등 동참
로봇과 계열사 제조 시너지 기대
관련시장 2025년 193조 성장 전망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EPA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이 로보틱스와 도심항공교통(UAM)분야 사업 비중을 50%까지 늘리겠다는 ‘5:3:2’선언에 맞춰 본격적인 인수합병에 시동을 걸었다. 50년간 자동차 제조사로 한 길을 걸어온 현대차가 변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의선 회장, 취임 후 첫 대규모 투자로 ‘로보틱스’ 선택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11일 미국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80%(8억8000만달러·약 9600억원) 인수를 발표했다.

 

특이한 점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사재를 털어 20%의 지분(2억2000만달러·약 2400억원)을 직접 취득하고 현대차(30%)와 계열사(50%)들이 함께 투자했다는 것이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미국 자율주행차 업체 앱티브사와 지분의 절반(약 2조2000억원)씩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합작법인 ‘모셔널’에 투자한 이후 최대 규모다.

 

이번 투자를 두고 업계에서는 합작투자 대신 경영권을 직접 인수하는 방식이 과거 기아차의 인수를 연상시킨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정 회장은 타운홀 미팅에서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UAM,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로봇이 현대차의 새로운 미래 동력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현대차는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인 1998년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기아차를 1조2000억원에 인수, 현재 세계 5위의 자동차 그룹으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대한 지배 지분을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사진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차-모비스-글로비스’, 로봇과 물류로 이어지는 삼각편대

 

현대차와 함께 투자에 나선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앞으로 공장과 물류센터를 로봇 시스템을 검증하는 시험무대로 활용하고, 로봇을 통한 생산·운송 작업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비스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물건을 집어 옮기는 로봇 ‘픽’과 바퀴가 달려 물건을 옮기는 ‘핸들’ 등 물류 로봇을 활용해 상·하차, 이송, 저장 등 물류 현장 인력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모비스는 물류가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단계에서 로봇을 활용하는 데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는 단순히 로봇 기술기업 하나를 인수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모비스와 글로비스가 갖춘 제조기술력과 물류 역량의 시너지 효과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분석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1992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내 벤처로 출범해 2013년 구글, 2017 소프트뱅크에 차례로 인수돼 보행·물류 로봇 분야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했다.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 중

 

현대차그룹은 최근 차량공유, 차량호출, 자율주행 등 전 세계의 다양한 모빌리티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 배경에는 로봇시장이 연평균 32%의 성장을 기록해 2025년 1772억달러(약 193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자리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대차의 제조 로봇 기술력과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이동성을 지닌 로봇기술이 결합하면 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과거 구글이나 소프트뱅크와 유기적 결합을 이루지 못한 지점이 있었는데 현대차가 이를 얼마나 극복하느냐가 투자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향후 전 세계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다양한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로보틱스, 자율주행차, 친환경차, 모빌리티 서비스 등에서 혁신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수합병은 한·미 양국 정부의 승인을 거쳐 내년 상반기 최종 마무리된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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