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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평 임대주택 본 文대통령 “아늑하고 아기자기”… “먼저 살아보시라” 누리꾼 부글

입력 : 2020-12-11 20:04:23 수정 : 2020-12-12 22: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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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임대주택 호평에… “주택 소유 말란 뜻?” 들끓는 부동산 민심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경기도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 단지를 찾아 공간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에 있는 소형 임대아파트를 둘러보며 “어린아이 두 명도 가능하겠다”, “공간 배치가 아늑하다” 등 호평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임대주택 100만호 건설을 기념해 올 6월 준공한 행복주택 단지를 찾았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LH사장 자격으로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동행했다.

 

이 자리에서 변 후보자는 문 대통령에게 “전용면적 41㎡(12평) 복층형은 공공임대주택 최초로 복층형으로 만들었다”며 “44㎡(13평) 투룸형은 자녀 있는 가족이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12평 복층형 아파트를 둘러보던 중 변 후보자가 “베란다는 부부가 같이 커피를 마시고 쉴 수 있는 공간” 등 설명하자 “아기자기한 공간이 많다”며 “젊은 신혼부부 중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창밖) 시야가 확 트였다”고도 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44㎡ 투룸형 아파트로 이동했다. 변 후보자는 “방이 좁기는 하지만, 아이가 둘 있으면 위에 한명, 밑에 한 명 둘 수 있다”고 설명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신혼부부에 아이 한 명이 표준이고, 어린아이 같은 경우 두 명도 가능하겠다”고 했다고 일부 언론에 보도됐다. 침실과 베란다를 둘러본 뒤에는 “여러 가지 공간 배치가 진짜 아늑하기는 하다”며 거실 식탁에 앉기도 했다.

 

이 행복주택 단지에서 일반적인 평형은 16㎡(450세대)와 26㎡(490세대)로 사실상 원룸이다. 문 대통령이 “아늑하다”고 표현했던 44㎡ 평형은 이 단지에서 총 308세대(18.8%)로 임대료도 높은 편이다.

 

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관련 기사 댓글난과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13평 투룸이 그렇게 만족스러우면 직접 그곳에 살며 솔선수범하길 바란다”, “본인들은 주택을 소유하면서 국민에게는 소유하지 말란 말인가”,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 등 공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이런 냉소적 반응에는 집값 폭등, 전세난 등으로 악화한 민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경기도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 단지를 방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인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날 문 대통령은 2025년까지 공공임대주택 240만호를 확보하고, 중형 임대주택 6만3000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런 기본적인 주택에서 조금 더 안락하고 살기 좋은 중형아파트로 옮겨갈 수 있는, 굳이 자기 집을 소유하지 않더라도 임대주택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주택으로 발전해 갈 수 있는 ‘주거 사다리’를 잘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과감한 재정 투입 등 여러 가지 발상의 근본적 전환을 해야 할 시기”라고도 했다. 이에 변 후보자는 최근 부동산 사태와 관련해 “아주 좋은, 오히려 역설적으로 좋은 기회”라고 호응했다.

 

한편 청와대는 ‘아이 두 명도 가능’ 발언에 대해 문 대통령의 단정적 표현이 아닌 ‘질문’이었다고 바로잡았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다음날 오전 문자메시지를 통해 “대통령의 워딩은 질문이었고, 변 사장의 다음 언급은 ‘네’라는 답변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본뜻은 주거 취약계층과 중산층에 희망을 주려던 것”이었다고 유감을 표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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