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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을 먹어라, 오래 사랑하리라 … 천연 스테미너 식품 [김도훈의 맛있는 이야기]

입력 : 2020-12-12 12:00:00 수정 : 2020-12-11 21: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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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통 살 오른 겨울철 굴 영양만점
타우린·아연·철분 등 풍부
면역 높이고 전립선 건강에도 좋아
품종 100여종… 산지·품종 따라 맛 달라
佛 품종 개체굴 통영 ‘스텔라 마리스’
풍미 진하고 식감 크리미
국내에서 인기… 해외 역수출도

바야흐로 굴의 계절이다. 산지는 물론 수산시장, 동네 마트, 온라인 식품 쇼핑몰 등에서 제철 굴 프로모션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한식과 일식, 양식을 가리지 않고 많은 식당들도 굴을 메인으로 한 메뉴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선사시대 조개더미에서 출토될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도 역사가 오래된 굴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계 미식가들에게 공통적으로 사랑받는 식재료다.

 

# 겨울 바다가 선물하는 최고의 보양식

살이 가장 통통하게 오르는 겨울철 굴은 맛을 떠나 완전식품에 가깝다고 할 정도로 영양적인 가치가 훌륭하다. ‘바다의 우유’로 불리는 이유다. 타우린은 시력 향상, 혈관 기능 회복 및 뇌, 근육, 지방대사에도 관여하지만 간 기능 개선과 숙취 해소에 탁월한 역할을 한다. 굴에는 이런 타우린 함유량이 상당히 높다. 타우린 함유량이 풍부하다는 오징어보다도 세 배 이상 많다. 나는 재첩국을 최고의 해장으로 치지만, 겨울에는 술 먹은 다음 날 굴국밥을 찾는데 바로 타우린 때문이다.

서양 속담에 ‘굴을 먹어라, 그러면 오래 사랑하리라”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굴은 최고의 천연 스테미너 식품이다. 아연 덕분이다. 일반 성인의 하루 권장 아연 섭취량은 1∼20mg로 굴 100g 속에는 15mg 이상이 함유돼 있다. 아연은 성기능 개선과 전립선 건강에도 꼭 필요한 성분이다. 또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기에 당뇨 환자에게 꼭 필요하고 임산부와 태아에게도 좋다. 핵산도 풍부해 면역세포 기능 개선을 돕는다. 각종 미네랄, 철분, 비타민, 셀레늄 등도 풍부하다.

레몬즙, 타바스코 또는 와인비네거와 샬롯 정도만 있으면 생굴로 최고의 굴 요리를 만들 수 있다. 레몬의 비타민 C는 굴의 철분 흡수를 돕는다. 굴을 익혀 먹으면 열에 약한 비타민은 파괴되지만 단백질은 그대로 남아있어 흡수가 더 쉬워진다. 굴을 먹을 때 피해야 할 것들이 있다. 바로 감 등 타닌 성분이 높은 식재료들이다. 타닌은 굴에 많은 철분 등의 흡수를 방해하는데, 사실 맛에서도 궁합이 맞지는 않다.

스텔라 마리스

# 양식 굴 생산량 한국이 1위

우리나라는 굴 생산량이 세계 7위다. 그중 양식 굴 생산은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자연산 굴은 갯벌이 넓게 펼쳐진 충청남도에서 제일 많이 나고, 양식 굴은 경상남도에서 가장 많은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 서산부터 통영까지 이어지는 ‘굴 로드’에는 참굴, 낙동강 하구의 강굴, 고흥 인근 해창만의 벗굴, 남·서해안의 털굴, 일부 동해와 남해안에 자라는 바위굴 등 대표적으로 5종이 서식하고 있다. 이 외에도 최근 몇 년 사이에 다양한 스타일의 굴도 생겨났다. 통영의 스텔라 마리스, 태안의 오솔레, 강진의 클레오, 거제의 빅록, 고흥의 블루포인트가 있다.

참굴은 시중에서 우리가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굴이다. 보통 석화라고 하면 이 참굴을 말한다. 대표적인 양식굴이며 굴로드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지역별로 참굴이 다르다. 서해안 참굴은 간만의 차 때문에 아무래도 크기가 작다. 하지만 맛과 풍미는 더 진하며 식감도 더 탱글탱글하다. 서산, 태안 등 충남의 어리굴젓이 유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진한 맛과 풍미가 양념과도 잘 어우러진다. 어리굴은 특별히 다른 품종이 아니라 참굴이다. 남해안의 참굴은 하루 종일 물속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빨리 자라고 크기도 크다. 진한 맛과 풍미는 덜하지만 식감은 부드럽고 단맛이 강하며 크리미하다. 보통 시장에서 볼 수 있는 한쪽 껍질만 손질된 반각굴은 대부분 남해안산이다.

동해에도 생산되는 굴이 바로 바위굴이다. 울릉도, 독도와 남해에서 서식하는 바위굴의 제철은 겨울이 아니라 여름이다. 산란기가 9∼11월이기 때문이다. 양식이 아닌 자연산으로 많은 양이 생산되지는 않아 가격이 높은 편이다. 수심 10m 바닥에서 서식하기에 크기가 일반 굴에 비해 크고 진하며 진한 감칠맛이 일품이다. 얼마 전 양식에 성공했다고 하니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

요즘 레스토랑이나 오이스터바에 가면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굴이 바로 스텔라 마리스다. 프랑스 품종 개체굴로 사계절 내내 먹을 수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로 역수출될 정도로 인기다. 스텔라 마리스는 3배체 굴이다. 2배체와 4배체에서 나온 3배체는 기본적으로 번식 능력이 없다. 그러다 보니 번식에 필요한 에너지를 성장에 쏟기에 굴 크기가 상당하다. 고품질 스텔라 마리스는 풍미가 진하고 식감은 크리미하며, 짠맛은 덜하고 단맛이 강하다. 강굴, 토굴, 벚굴 등 굴은 산지와 품종에 따라 각자만의 매력이 있다.

# 100여종이 넘는 세계의 다양한 굴

나폴레옹, 비스마르크, 카사노바, 클레오파트라 등 역사적인 인물들의 공통점은 굴을 즐겨 먹었다는 것이다. 서양에서 굴은 날로 먹는 유일한 해산물이었을 정도로 사랑받는 식재료다. 100여종이 넘는 다양한 품종이 있다. 태평양굴, 대서양굴, 올림피아굴, 유럽굴, 포르투갈굴, 시드니바위굴, 구마모토굴 등이 대표적이다.

유럽굴은 프랑스에서 양식하는 굴로, 얇고 둥그런 모양이어서 보통 납작굴로도 불린다. 파리 여행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굴로 진하고 풍부한 맛이 일품이다. 태평양굴은 대서양굴과 비교되는데, 우리나라에서 양식하고 있는 참굴이 태평양굴에 속한다. 대서양굴은 캐나다에서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 근해에 서식하는 자연산 토종굴로 우리의 참굴 보다 크다. 탱글탱글한 탄력이 있는 식감과 함께 진한 맛이 좋다. 구마모토굴은 일본 구마모토만의 이름을 딴 작은 태평양굴이다. 다른 굴에 비해 달콤하기까지 한 단맛과 함께 진한 풍미가 일품이라 세계적으로 매우 인기가 높다. 세계 곳곳에서 이 굴을 볼 수 있지만 정작 구마모토에는 없다. 무분별한 생산으로 현재 구마모토에서는 멸종됐다.

김도훈 핌씨앤씨 대표 fim@fim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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