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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선] NC 첫 우승 만든 ‘택진이 형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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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2-03 23:34:19 수정 : 2020-12-03 23: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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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가 창단 9년 만에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KS)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2020 프로야구가 막을 내렸다. NC 선수들이 첫 우승컵을 가져간 장면도 감동이었지만 독특한 세리머니 역시 화제였다. 모기업 엔씨소프트의 대표 게임 ‘리니지’의 최고 아이템인 ‘집행검’을 주장 양의지가 들어올리는 모습은 해외에서까지 화제가 될 정도였다.

이전 KS 챔피언들보다 이번 NC의 우승이 더 관심을 끈 데는 ‘집행검 세리머니’로 대표되는 NC만의 독특한 문화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팀의 한 선수가 제안한 아이디어가 모기업까지 전달돼 실행된 집행검 세리머니는 NC가 그만큼 상하간에 의사소통 구조가 잘돼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이번 우승의 원동력으로 꼽힌 자유계약선수(FA) 양의지를 4년 125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해 영입한 것도 한 고참선수가 김택진 NC 구단주와의 회식자리에서 직접 건의한 결과였다.

송용준 문화체육부 차장

이렇게 과감하게 투자를 아끼지 않은 김 구단주가 이번 우승의 일등공신이라는 목소리가 많다. 팬들 사이에서 ‘택진이 형’으로 불릴 만큼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과감하게 실행할 줄 안다는 것이다. 이는 모기업 엔씨소프트의 기업문화와도 연결되는 듯하다. 지난 7월 고용노동부가 선정한 ‘2020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에 선정된 엔씨소프트는 직원 평균연령 35.5세의 젊은 기업이다. 이런 젊고 생동감 있는 기업문화가 야구단 운영까지 스며들었다고 볼 수 있다.

수평적 의사소통 구조, 빠른 의사결정, 확실한 추진력 등 ‘택진이 형’이 만들어 놓은 환경이 야구단에도 효과를 내며 우승까지 이어진 것이라는 평가다. 창단 때부터 다른 구단의 두 배 이상 많은 인원으로 데이터 분석팀을 운영하고 무명의 코치를 과감하게 감독으로 선임하는 등 기존과 다른 방식을 선택하는 데도 주저함이 없었다. 이렇듯 NC의 팀 명칭은 공룡(다이노스)이지만 ‘공룡 조직’은 아니었기에 우승까지 다가갈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더해 우승까지는 역시 ‘택진이 형’의 야구에 대한 애정이 한몫했다. 김 구단주는 매년 적자를 내는 조직임에도 창단을 결심할 만큼 야구에 대한 애정이 넘쳤다. 첫 우승 트로피를 안고 자신의 우상이었던 고 최동원의 납골당을 찾은 것도 그의 야구에 대한 사랑을 보여준다. 애정이 있어야 소통도 하고 투자도 하는 법이다.

‘택진이 형 효과’는 NC 우승의 밑거름이 됐지만 그래서 우려되는 점도 있다. 가끔은 사랑이 지나치다 보면 이것이 간섭과 구속으로 이어질 때가 있다. NC도 자칫 구단주가 내 맘대로 이래라저래라 구단에 간섭하는 ‘전횡’이 생길 수 있다. 다만 김 구단주가 첫 우승 뒤 모든 공을 선수들에 돌리고 자신이 한발 뒤로 물러난 모습을 볼 때 아직은 괜한 걱정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앞날은 알 수 없다.

또 하나 경계해야 할 것은 성공에 도취되는 것이다. 자신들이 한 방식이 성과를 내면 앞으로도 하던 대로 하면 된다는 생각에 젖어들 수 있다. 하지만 안주하면 바로 추락하는 것이 승부의 세계다. ‘택진이 형’도 구단도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송용준 문화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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