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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규제와 해제, 또 다른 규제…부동산 정책 '쑥대밭'

입력 : 2020-11-19 18:49:42 수정 : 2020-11-19 20:3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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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효과에 부랴부랴 조정대상지역 추가… ‘뒷북 규제’ 반복
文정부 부동산대책 악순환 연속
부산·김포 등 집값 과열지역 규제 빠져
지적 일자 오후에 급히 주거심의위 개최
해운대·동래·수성구 등 7곳 대상 지정
집값 다오른 뒤 조치… 최악 난맥상 노출
아파트값은 8년6개월 만에 최고치 상승
정부의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이 발표된 19일 서울 송파구 소재 부동산중개업소에 ‘정부정책 아웃(OUT)’이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남정탁 기자

문재인정부가 19일 정권 출범 뒤 24번째 부동산대책인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발표했지만 새 임대차법 시행 뒤 촉발된 전세대란과 이에 따른 매매가격 불안을 다잡기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대책에 포함된 즉시 공급 가능한 주택물량이 한계가 있어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두세 달 만에 폭발적으로 오른 전세가격 혹은 이로 인한 매매 수요 전환을 막지 못할 경우 추가 대책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국토교통부는 11·19대책에 부산, 김포 등 집값 과열지역에 대한 규제지역 지정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오전까지 “현재 지방 광역시, 수도권 일부 지역의 규제지역 지정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다 오후에 급히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부산 해운대·수영·동래·연제·남구와 대구시 수성구, 경기 김포시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이들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는 추가대책이 또 나오는 것이냐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로써 조정대상지역은 현재 69곳에서 76곳으로 늘어나게 됐다.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 투기과열지구에서 적용받지 않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등 세제 규제가 추가된다. 울산과 천안, 창원 등 일부 지역은 재개발·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최근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지만 작년까지 이어진 가격 하락세를 고려해 이번에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어설픈 규제와 해제, 또 다른 규제 등의 정책 악숙환이 문재인정부 내내 지속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가 규제하면 투기수요가 비규제지역으로 쏠리는 풍선효과가 계속되는데, 정부가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정책 스텝이 꼬여 최악의 시장 난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날 규제지역에 포함된 부산은 원래 조정대상지역이었지만 지난해 11월 해제되면서 수도권에 비해 대출과 청약, 세제 등에서 느슨한 규제를 적용받는 점이 부각돼 최근 주택시장이 과열된 곳이다. 한국감정원의 최근 3개월간 주택 가격 상승률 자료를 보면 부산 해운대구는 4.94% 오르며 비규제 지역 중 집값이 가장 많이 뛰었다.

 

규제지역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이날 감정원은 지난 16일 기준 전국의 주간 아파트값은 0.25% 상승했다는 주간 동향을 발표했다. 이 상승률은 감정원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8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서울과 수도권의 전세 품귀로 전셋값이 크게 뛰면서 전세 수요 일부가 중저가 주택 매수로 돌아서면서 집값을 밀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서울의 아파트값은 이번 주 0.02% 올라 3주 연속 횡보했으나 종로구(0.04%)는 숭인·창신동 등 중저가 단지 위주로, 중구(0.04%)는 황학·신당동 등 연식이 오래된 구축(舊築)과 중소형 위주로, 중랑구(0.03%)는 면목·신내동 등 저가 단지 위주로 각각 올랐다. 지방 아파트값 역시 이번 주 0.32% 올라 감정원 통계 작성 이후 최고로 상승했다.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장은 “민간에서 잘 돌아가던 부동산시장을 정부가 자꾸 흔들어대니 ‘쑥대밭’이 됐다”며 “정부가 대책을 낼 때마다 시장 생태계가 무너지고 교란됐는데, 이제 이를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손 원장은 “정부가 잘못을 인정하거나, 그동안의 행보에 대한 ‘자기부정’을 하지 않는 한 대책이 없다”며 “최소한 지금까지 나온 대책만큼의 대책이 향후에 더 나와야 시장이 정상 회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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