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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車 디자인서 영화 제작까지… 팔방미인 ‘게임엔진’

입력 : 2020-11-17 19:09:48 수정 : 2020-11-18 13:2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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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력의 척도… 어디까지 왔나
에픽게임즈 ‘언리얼’·‘유니티’ 양강 구도
언리얼, 실사풍 고품질 그래픽의 선두주자
2020년 ‘엔진5’ 출시… 영화 CG서 많이 쓰여
유니티, 쉽게 배울 수 있어 개발자들 선호
사용 간편하고 직관적… 게임제작 용이한 편
개발에 큰 비용·인력 들어 쉽게 진입 못해
국내 제작사들 최근 자체 엔진 개발 추진
펄어비스, 5G·스트리밍 게임용 연구 집중
언리얼엔진으로 만든 '존윅3 파라벨룸'

게임엔진은 개발 과정의 핵심 요소다. 수많은 게임 개발사들이 화려한 그래픽과 물리적인 구현, 이후 업데이트 등을 고려해 게임 개발 엔진을 선택하고 있다. 이 같은 게임엔진은 게임을 넘어 건설과 영화 등 여러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개발력의 척도로 알려진 엔진 개발엔 국내 게임사들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현재 게임 개발사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게임 엔진은 미국 에픽게임즈의 언리얼엔진과 유니티사의 유니티엔진이다. 이미 게임 엔진 시장에서 확고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들 게임사는 오래된 역사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게임 개발 플랫폼의 역할을 해왔다.

과거 실사풍 고품질 비주얼의 대명사였던 언리얼엔진은 최근 스마트폰 기기의 고사양화로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유니티엔진도 상대적으로 가벼운 엔진 특성 등을 앞세워 여전히 많은 개발사들이 사용하는 엔진으로 자리하고 있다. 사실상 게임 시장을 양분하는 엔진으로 경쟁 구도를 형성하는 상황이다.

1991년 설립된 에픽게임즈는 ‘언리얼엔진’을 통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포트나이트에서부터 기어스 오브 워 시리즈, 섀도 콤플렉스와 인피니티 블레이드 등을 개발한 세계 정상급 게임개발사이다. 2009년 4월 설립된 에픽게임즈 코리아는 소니 코리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글로벌 기업에서 게임 관련 경력을 쌓은 박성철 대표가 초대 지사장으로 취임해 11년째 지사를 이끌고 있다.

에픽게임즈 코리아가 내세우는 ‘리얼 언리얼 서포트’ 전략의 핵심은 ‘현지화된 기술지원’과 ‘엔진 한글화’, ‘개발자 지원’으로 요약된다.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

이런 지원을 바탕으로 에픽게임즈는 지난 5월 차세대 엔진인 언리얼엔진5의 발표를 통해 영화 CG 및 실사와 동일한 수준의 포토리얼리즘을 구현하고, 생산성 높은 툴과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반해 유니티는 무엇보다 쉽게 배울 수 있는 강점과 멀티 플랫폼으로 인해 인디게임을 비롯해 수많은 개발자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엔진 사용법이 간편하고 직관적이라 간단한 프로그래밍 지식으로 웬만한 게임을 개발하는 데 문제가 없다. 이러한 장점으로 유니티를 사용하는 개발자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게임 개발자, 아티스트, 건축가, 자동차 디자이너, 영화 제작자 등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가 유니티를 기반으로 상상을 현실로 구현하고 있다.

최근 두 회사는 건축을 비롯한 영화와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로 엔진 활용을 극대화하고 있다. 유니티는 건축, 엔지니어링, 건설, 자동차, 교통, 제조, 영화 및 애니메이션, 텔레비전, 소매업 속하는 미국 포춘지 선정 500대 글로벌 기업들이 다양한 용도로 유니티를 활용해 비즈니스에 적용하고 있다. 여기에는 자동차와 건물의 디자인, 온라인 및 증강 현실 기반 제품 컨피규레이터,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증강현실 기반의 작업환경 안전교육 등이 포함된다.

언리얼엔진도 전문 건축 시각화 분야에서 유명한 온라인 커뮤니티 CG아키텍트가 2018년 진행한 렌더링 엔진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리얼타임 렌더링 기법을 사용하는 사용자 중 52%가 언리얼엔진을 사용한다고 답할 정도로 여러 분야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대표는 “에픽게임즈는 오랜 시간 언리얼엔진을 통해 게임 개발자들이 자신의 상상력을 현실로 만들고, 게이머들은 그런 최고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며 “사실보다 더 사실 같은 그래픽 퀄리티에 매진해온 언리얼엔진은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을 필요로 하는 영화와 방송, 건축, 시뮬레이션, 제조 분야 등 게임을 넘어 우리 일상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앞으로도 에픽게임즈는 누구나 쉽고 편하게 고품질의 3D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언리얼엔진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숙 유니티 코리아 대표는 “‘유니티는 크리에이터가 더 많아질수록 세상은 더 나아진다’는 가치 아래 그들의 창의적인 비전이 현실로 구현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 왔다”며 “실시간 3D 기술이 이제는 게임뿐 아니라 더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필요로 하고 있는 만큼 유니티가 다양한 산업 분야의 업무를 혁신시키며 세상을 바꿔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게임 개발 엔진은 수많은 인력과 비용이 투입돼야 하는 고난도 프로젝트다. 그러다 보니 당장 개발 일정이 급한 일반 게임사에서는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실제 넥슨의 카트라이더와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 등 초기 게임시장 히트작들이 자체 엔진을 기반으로 개발됐지만 점차 게임이 고도화, 대형화되면서 보다 정교한 그래픽과 물리적인 움직임의 구현이 필요해졌고, 앞서 언급한 언리얼과 유니티 엔진의 쓰임새가 높아졌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엔진 활용을 통한 로열티 지급도 늘어나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펍지의 경우 언리얼엔진 활용 비용으로 500억원이 넘는 로열티를 에픽게임즈에 제공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개발력을 끌어올린 국내 게임 개발사들도 자체 엔진을 개발하면서 퀀텀점프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의 후속작인 붉은사막과 도깨비, 플랜8을 위한 차세대 엔진을 개발 중이다.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한편 차세대 엔진의 개발을 통해 사업다각화와 개발력 상승 등 여러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다.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이 공들여 온 펄어비스의 자체 엔진 개발은 사실적인 질감 표현과 자연스러운 광원효과 등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펄어비스는 앞서 검은사막 당시부터 자체 엔진 개발을 통해 5G 이동통신과 스트리밍 게임 등이 가능한 차세대 엔진 개발에 집중해 왔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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