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윤석열 24.7% vs 이낙연 22.2% vs 이재명 18.4% (한길리서치·쿠키뉴스)
②이낙연 19% vs 이재명 19% vs 윤석열 11% (한국갤럽)
③아낙연 21.1% vs 이재명 20.9% vs 윤석열 11.1%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지난 한 주 차기 대통령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의 이름이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악했다. 윤 총장은 한 여론조사에서 여야를 통틀어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하면서 급부상했다. 같은 시기 이뤄진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11%대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3위를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에 조사된 여론조사인데 왜 지지율이 들쑥날쑥한 것일까.
◆윤석열 지지율, 지난 한 주간 24.7%, 11%, 11.1% 기록
지난 11일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7~9일 전국 만18세 이상 유권자 1022명을 대상으로 ‘여야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윤 총장의 지지율이 24.7%로 가장 높았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2.2%, 이재명 경기지사가 18.4%로 그 뒤를 이었다. 윤 총장이 여야 정치인을 통틀어 처음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13일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에게 차기 대통령감 선호도 조사(표본오차 ±3.1%포인트, 95% 신뢰수준)를 한 결과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가 19%로 공동 1위를 기록했다. 윤석열 총장은 11%로 두 사람의 뒤를 이어 3위였다. 윤 총장은 이날 한국갤럽 조사에서 최초로 두 자리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CBS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0∼11일 전국 18세 이상 1009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윤 총장은 차기 대선 지지율 11.1%를 기록했다. 이낙연 대표(21.1%)와 이재명 지사(20.9%)에 이어 3위였다. (각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관위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화 면접·ARS 차이 등 조사방법 영향받는 여론조사
세 여론조사 업체의 표본 수는 1001∼1022명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조사방법으로는 한길리서치가 유선 전화면접(23%)·무선 ARS(77%), 한국갤럽이 무선 전화면접(85%)·유선 전화면접(15%),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유선 전화면접(19.9%)·무선 전화면접(80.1%)을 섞어서 사용했다. 한길리서치만 ARS 자동응답을 사용했다.
ARS와 전화면접 조사 기법은 익명성과 이탈률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녹음된 음성을 듣고 응답자가 버튼을 누르는 ARS는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심리적 안정감으로 인해 타인에게 쉽게 보여주지 못하는 자신의 정치적 의사 표현을 표출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정치에 무관심한 이들의 경우 도중에 전화를 끊는 등 전화면접 조사보다 이탈률이 높은 편이다. 전화면접 조사는 면접원과 응답자 간의 대화 형식으로 조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응답자의 거부감아 낮아 응답률이 높다. 응답률이 높기 때문에 정치에 관심이 다소 떨어지는 무당층도 여론조사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ARS 비중이 높은 한길리서치의 응답률은 3.8%로 면접 조사를 사용한 한국갤럽(16.6%), 한국사회여론연구소(12.7%)보다 9∼12%포인트가량 낮았다. 지지후보가 없거나 무응답·잘 모름을 선택한 비율은 한길리서치 조사가 17.2%, 한국갤럽이 42%, 23.3%로 각기 달랐다.
◆선택지 5개, 6개, 11개…설문지에 따라 조사 결과 달라졌나
세 여론조사 두드러진 차이점은 질문에 따른 보기의 개수였다. 한길리서치는 ‘다음 여야 전체 인물 중에서는 귀하가 지지하는 인물은 누구이십니까’라는 질문 뒤에 ‘심상정·안철수·윤석열·이낙연·이재명·홍준표·기타 인물·없다·잘 모름(무응답)’의 보기가 제시됐다. 인물은 총 6명이 제시됐다. 한국갤럽은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다음번 대통령감으로는 누가 좋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했다. 보기로는 ‘이낙연·이재명·윤석열·안철수·홍준표·기타인물·없음·모름(응답거절)’이 있었다. 인물은 총 5명이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는 ’이낙연·이재명·윤석열·홍준표·안철수·오세훈·유승민·원희룡·심상정·김경수·김종인·지지후보 없음’ 등 총 11명의 후보를 보기로 선보였다.
일각에서는 윤 총장이 1위로 나온 여론조사의 경우 보기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길리서치 조사에서는 야권(안철수·윤석열·홍준표)과 여권(이낙연·이재명·심상정) 후보로 각각 3명씩 제시됐다. 야권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과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대표가 빠졌다는 것이다.
배종찬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한길리서치 조사는 후보들의 보기가 몇 명 안 됐다. 특히 야권 후보들이 별로 포함되지 않아서 윤 총장 쪽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났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를 보면 지지후보가 없다는 응답률이 23.3%였다. 이 중에서 한 절반가량은 보수 성향일 수가 있다”며 “그렇다면 이들이 윤석열 총장 쪽으로 간다면 쿠키뉴스 또 한길리서치 조사와 비슷해진다고 추정을 해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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