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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직전 다시 소환된 ‘우크라 스캔들’…바이든 아들에게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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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0-17 08:00:00 수정 : 2020-10-17 03: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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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권은 그간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숱한 홍역을 치렀다. 스캔들의 한 축에는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 헌터가 있다. 헌터는 한때 우크라이나 에너지회사 ‘부리스마 홀딩스’에 몸담았는데, 부리스마 사주는 돈세탁, 횡령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조 바이든이 부통령으로 재임하던 2016년 초 우크라이나 측에 부리스마를 수사 대상에서 제외하라는 압력을 가했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지난해 공수는 뒤바뀌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이용해 정적(바이든)을 제거하려 했다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 심판대에 세웠다. 청문회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등을 통해 바이든 부자 수사를 종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요구를 4억달러(약 4679억원) 규모의 군사원조와 결부했다고 전·현직 미 당국자들은 증언했다. 개인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위해 외교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원에서 탄핵안이 부결되면서 우크라이나 스캔들도 연기처럼 사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대선을 보름여 앞두고 대중의 뇌리에서 잊혀 가던 이름들이 다시 소환되고 있다. 뉴욕포스트가 헌터의 것으로 추정되는 컴퓨터에서 확보한 이메일 내용을 보도한 데 이어 트럼프 대선캠프가 ‘스모킹건’(명백한 증거)이 드러났다며 우크라이나 스캔들 재점화를 시도하고 있어서다.

 

◆바이든, 부통령 시절 우크라 기업인 만났나

 

뉴욕포스트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부리스마 측 인사가 2015년 4월7일 헌터에게 이메일을 보내 “나를 워싱턴에 초대해주고 또 당신의 부친(조 바이든)을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낼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바이든과 부리스마 측 인사 간 만남이 실제 있었으며, 이 이메일이 전달된지 8개월도 안 돼 바이든이 우크라이나 측에 수사 중단과 검찰총장 해임을 압박했다는 것이 보도의 요지다. 실제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2016년 3월 해임됐다.

 

바이든 후보 측은 검찰총장 해임을 요구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한다. 그러나 그 이유는 유럽연합(EU)도 공유하고 있는 ‘부패 우려’ 때문이었다고 반박한다.

 

바이든 후보 캠프는 “당시 일정을 검토해보니 (이메일에서 언급된) 그런 만남은 없었다”며 뉴욕포스트 보도를 일축했다. 헌터의 변호사 조지 메서리스도 “내가 확실히 아는 것도 그런 만남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했다. AFP통신 역시 실제 만남이 이뤄졌는지, 언제였는지에 관한 명확한 설명이 없다고 지적했다. NBC방송은 해당 이메일이 진짜인지 조작된 것인지도 불분명하다고 했다.

 

◆‘스모킹건’ 담겼다는 컴퓨터는 어디서 나타났나

 

뉴욕포스트가 확보한 자료는 트럼프 캠프 측으로부터 제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메일 등 자료가 든 컴퓨터는 맥북 프로 노트북으로 지난해 4월 오하이오주 델라웨어주의 한 컴퓨터 수리점에 맡겨졌는데, 주인이 나타나지 않자 수리점 사장이 열어봤다고 한다. 사장은 컴퓨터 안에 든 내용이 심상찮아 연방수사국(FBI)에 신고하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측에 연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리점 사장은 보 바이든(바이든 후보의 숨진 장남) 재단의 스티커가 있어 노트북 주인이 헌터인 줄 알았다고 밝혔다. 컴퓨터 하드디스크는 FBI에 넘어가기 전 복사돼 줄리아니 측에도 전달됐다.

 

조 바이든의 아들 헌터 바이든.

하드디스크에는 헌터로 추정되는 인물이 코카인을 흡입하면서 신원미상 여성과 성행위를 하는 12분짜리 동영상과 성행위 장면을 찍은 사진들도 담겼다고 뉴욕포스트는 보도했다.

 

그러나 미 시사평론가들은 범죄 정황이 잔뜩 담긴 노트북을 수리점에 맡기고 장기간 찾아가지 않았다는 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NBC방송은 누군가 헌터 계정에서 자료를 해킹한 뒤 자연스레 유출된 것처럼 꾸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미국 매체 데일리비스트는 수리점 사장이 노트북 파일을 보고 나서 수사당국에 연락했다고 말했다가 사실은 FBI가 먼저 자신을 찾아왔다고 하는 등 횡설수설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AP연합뉴스

◆FBI, 해외 공작 여부 수사

 

FBI는 이번 사건이 해외 정보기관과 연관됐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NBC방송이 16일 2명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수사는 이메일 사실관계보다 출처 쪽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같은 적성국이 바이든 후보에게 불리한 정보를 유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FBI의 수사 결과와 내용 공개 여부, 시점 등에 의해 올해 대선판이 흔들릴지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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