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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총선 참패 반년 지났는데 중진 구태 여전한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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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0-16 00:02:40 수정 : 2020-10-16 00: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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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참패 6개월을 맞은 국민의힘이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출범 이후 한때 변신하는 듯했으나 곳곳에서 다시 퇴행적인 모습을 보인다. 현재 국민의힘은 이른바 ‘야당의 놀이터’라는 국정감사 국면에서도 좀처럼 정국 주도권을 쥐지 못하고 있다.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 부동산정책 실패 등 숱한 호재에도 수적 우세를 앞세운 여당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고 있다. 한때 상승 곡선을 그리던 당 지지율은 30% 안팎의 박스권에 갇혀 있다.

당의 중심을 잡아야 할 중진들부터 비판받아야 한다. 당 사무총장으로 경선 심판 역할을 해야 할 김선동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노리며 총장직에서 물러난 것은 어처구니없는 행태다. 재보선 경선준비위원장 인선을 놓고는 당내 계파정치의 고질적인 난맥상이 재현됐다. 일부 중진들은 야당 몫 국회 상임위원장 7개를 챙기자고 주장하고 있다. 강도 높은 당무감사를 통한 당협위원장 인적 물갈이를 예고하자 반발 조짐까지 보인다. 민심은 더 과감한 쇄신을 요구하는데 얄팍한 기득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은 패장인 황교안 당시 대표가 퇴장하고 쇄신을 부르짖었다. 당 이름을 미래통합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바꾸고, 당 상징색도 바꿨다. 그러나 변죽만 울렸을 뿐 당의 체질이나 사고는 바뀌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광주에 가서 무릎을 꿇고, ‘공정경제(기업규제) 3법’을 화두로 내건 것 외에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 게 없다. 당내에서도 “국민은 ‘정권을 빼앗겼으면 바뀌어야 하는데 왜 아직도 안 바뀌냐’고 한다”(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는 자성의 소리가 나온다. 네거티브 방식으로는 지지율을 더 끌어올릴 수 없는데도 과거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여권의 실정(失政)이 쌓인다고 해서 민심이 야당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환상은 버려야 한다.

김 위원장 개인기에 의존해온 당 운영이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수혈된 김 위원장으로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당 중진들이 앞장서 긴장의 끈을 조이고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김 위원장은 며칠 전 당 비공개회의에서 “이런 식이면 비대위원장 못 한다” “이대로는 대선에서 진다”고 위기감을 토로했다. 한 줌도 안 되는 기득권을 놓고 반목하면서 고강도 쇄신에 나서지 못하는 야당에는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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