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日정권 교체로 한·일관계 새 국면
피해자가 용서해야 참 화해 가능
자녀 혼인 앞둔 부모 심정으로
정략 벗어나 대승적으로 해결하자

“한국 사람은 독도를 한국 땅이라 하고, 일본인들은 다케시마로 부르며 일본 영토라고 하면 어느 누구도 해법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인 아빠와 일본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만은 이 섬을 ‘우리’ 섬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의 갈등은 사랑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나와 남편 간의 사랑으로 태어난 아이가 결국은 두 나라 간 문제를 가장 쉽게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 남자와 결혼한 일본인 요리구치 모모코(55)씨의 말이다. 한국에서 20여 년을 함께 살아온 남편과는 일본 총리의 신사 참배나 독도 영유권 문제, 한·일 축구경기 때는 잠시 갈등에 빠지기도 하지만 천생배필이라는 믿음은 확고하다. 여동생 두 명도 한국 남자와 혼인했다. 친정 부모는 아예 한국으로 모시고 왔다. 요리구치 세 자매 가정은 이미 한·일 화해가 이뤄졌다.

조정진 논설위원 겸 통일연구위원

최근의 한·일 관계를 고려하면 생각할 수조차 없는 이러한 일을 가능하게 한 동인은 무엇일까. 누천년 원수 나라 백성끼리, 근세기 식민 지배와 피지배라는 뼈아프고 한 서린 두 나라 국민이 마음을 열고 한 가정으로 거듭나게 한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정치권과 일부 시민단체가 나서 정략적으로 한·일 관계를 이간질하는 세태에서 한국과 일본은 하나 되어야 한다며 때로는 조곤조곤, 때로는 큰 소리로 외치며 치밀하게 실천한 이는 누구일까. 바로 올해 탄생 100주년 된 세계일보 설립자 문선명 총재다.

문 총재는 일찍이 누구도 마땅히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한·일 관계를 풀 해법을 내놓았다. ‘한국은 아버지, 일본은 어머니와 같은 입장에서 한·일은 동반국이 돼 세계평화를 지키고 이끌어야 한다’는 한·일 부부국가론이다. 기독교적으로 한국을 아담 국가, 일본을 하와 국가로 설정해 원수 사이였던 한·일이 부부 나라가 되어 함께 평화세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당위론이다. 이를 위해 문 총재는 한·일 젊은이 약 9000쌍을 교차 혼인시켰다. 우리나라 다문화가정 붐의 효시다.

문 총재는 일본이 전후 단기간에 경제 부흥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국의 억울한 분단으로 일본이 분단도 공산화도 되지 않았고, 6·25전쟁으로 인한 군수산업 특수가 결정적이었기 때문에 일본은 감사한 마음으로 한국을 도와야 한다고 설득했다. 물론 무도한 식민지배에 대한 일본인의 죄책감과 배상 심리도 한몫했다. 문 총재를 따르는 일본인들은 한국을 위해 기도하고 헌금하고 전도하는 삶을 살아오고 있다. 이케다 후미코씨는 1970년대 도쿄 조선대학 앞에서 3년 반 동안이나 승공 강의를 진행해 조총련계 고국 방문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평생 승공운동을 하며 소련의 숱한 테러 위협을 받은 문 총재는 30년 전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 서기장을 만나 냉전 종식과 종교 자유를 권고하고 한·소 수교를 중재했다. 자신을 3년간이나 감옥에 가뒀던 북한에도 들어가 김일성 주석과 회담을 하고 평화자동차 설립 등 첫 남북 경협도 이끌어냈다. 종교를 인정하는 자유권인 한·미·일이 하나 돼야 동북아 평화가 유지되고, 승공권인 한·일·대만이 하나 돼야 한반도 통일이 가능하다는 지론도 펼쳤다. 피해자가 먼저 용서하는 마음으로 나섰기에 가능했다.

한·일 갈등 해결과 평화세계 구현을 위한 문 총재 구상은 한·일 해저터널과 베링해협 프로젝트로 꽃을 피운다. 일본에서 남북한을 관통해 베이징·모스크바를 거쳐 유럽까지, 시베리아와 알래스카를 터널과 다리로 연결해 남미까지 국제평화고속도로를 뚫으면 한·일 갈등도 해결되고, 지구촌도 비로소 하나가 된다는 종교지도자이자 화해전문가다운 신념이다. 민족의 염원인 평화적 남북통일은 이런 프로젝트 안에 녹아 있다.

하지만 거인의 거대한 계획을 읽지 못하는 정치 모리배들은 그저 눈앞의 이익인 지지율 제고와 선거 당선을 위해 한·일 간 싸움박질만 부추기고 있다. 일본의 정권 교체로 한·일 관계는 새 국면을 맞고 있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 문제도 미국과 더불어 일본의 도움이 있어야 훨씬 수월하다. 위정자들은 이를 명심하고, 지금부터라도 자녀 혼인을 앞둔 부모의 심정으로 한·일 관계를 대승적으로 통 크게 해결하기 바란다.

 

조정진 논설위원 겸 통일연구위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수지 '하트 여신'
  • 수지 '하트 여신'
  • 탕웨이 '순백의 여신'
  • 트리플에스 코토네 '예쁨 폭발'
  • 김나경 '비비와 다른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