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전주, 음식물·폐기물 대행업체 ‘인건비 품앗이’ 의혹

입력 : 2020-09-11 04:00:00 수정 : 2020-09-10 20:00:5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전북 전주시 청소대행업체에 이어 음식물 수집·운반 대행업체도 직원을 가장한 가족이나 동종 업체 대표에게 부당하게 인건비를 지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노총과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전주지부는 10일 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주시가 위탁한 ㈜청진과 ㈜삼부 두 회사가 서로 짜고 상대 회사 대표자 등을 직원으로 올린 뒤 시 보조금을 빼돌렸다”고 주장하며 “전주시는 부당 지급된 금액을 환수하고 사기를 친 업체들과 계약을 해지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와 허옥희 전주시의원이 전주시로부터 넘겨받은 음식물과 대형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들의 임금대장과 송금내역에 따르면 ㈜청진과 ㈜삼부는 인건비 등 명목으로 서로 상대 회사에 각각 1000여만원의 인건비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진은 전주 완산구 단독주택과 소형음식점, 상가 등의 음식물 수집·운반 대행업체이고, 삼부는 같은 구 대형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다. 이들 업체에게 전주시가 지급한 올해 대행료는 각각 52억1300만원, 29억7700만원이다.

 

자료에 따르면 청진은 삼부 대표이사 A씨에게 2017년 1∼3월까지 설 상여금과 임금 명목으로 총 992만원을 송금했다. 또 실제 업체에서 근무하지 않은 A씨 부인 B씨에게 4년여 동안 인건비로 6300여만원을 지급했다. 반대로 삼부는 B씨에게 같은 해 1∼2월 노무비 명목으로 979만원을 지급했다. 업체끼리 속칭 ‘임금 품앗이’를 한 셈이다.

 

청진 사후정산보고서에는 B씨가 같은 해 1∼2월 일시적으로 삼부의 간접인건비 명단에 등재됐으나, 남편이 대표로 있는 회사에는 근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2017년 4월 남편 회사의 사내이사로 등재돼 이듬해까지 총 6300여만원의 임금을 받았다. 삼부는 청진 대표이사인 C씨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대표로 재직했던 회사이며, 현 대표이사인 A씨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청진에서 사내이사로 활동했다.

 

청진은 또 2017년 감사로 활동 중이던 D씨에게 간접인건비에서 1억이 넘는 돈을 지급했다고 같은 해 사후정산보고서에 기재됐으나, 사후정산보고서 확인 결과 실제 급여로 송금한 지급액은 569만원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 보험료를 합하더라도 6000만원 남짓에 불과했다. 

 

이에 두 회사는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인건비 등은 회사 이윤에서 지급한 것으로 별 문제가 없고 전주시가 용역시 과업지시서에 제시한 사후정산보고서 의무 기재 항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업체들은 “두 회사는 설립 초기부터 오랜 기간 상호 협력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대표 이사 등이 각각의 회사에 사내이사 등으로 참여해 그에 따른 월급을 지급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전주시는 가로청소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업무를 맡긴 ㈜토우가 2017~2018년 ‘유령 직원’ 28명에게 인건비와 보험료 등 명목으로 2억1800여만원을 허위 지급하는 수법으로 회삿돈을 빼돌린 사실을 뒤늦게 적발해 청소 대행 용역 계약을 해지했다. 또 업체를 경찰에 고발하고 직·간접 노무비 및 보험료 등 8900만원도 환수했다.

 

유령 직원들은 업체 대표 자녀, 친인척, 다른 사업장 직원 등으로 확인됐다. 토우 운영자는 현재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전주시 관계자는 “전문회계법인을 통해 두 업체의 사후정산보고서 등을 면밀히 재검토해 문제가 확인되면 노무비  환수 등 조치하고 사안에 따라 고발 등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