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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품에 인색했던 日 유저 사로잡은 K모바일 게임

입력 : 2020-08-25 20:44:40 수정 : 2020-08-25 20: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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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현지화 노력 끝에 이용자 다수 확보
시장규모 177억 달러… 中·美 이어 세번째
1인당 年 소비액 446달러로 압도적 1위
넷마블 등 ‘3N’업체 필두로 적극 공략
‘리니지2 레볼루션’ 등 연이어 흥행 행진

한국 게임사들에게 일본은 글로벌 전초기지 역할을 해왔다. 세계 세 번째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일본 게임시장은 게임 소비 금액에선 압도적 1위를 달성할 만큼 게임 유저들의 애착이 남다르다. 최근 중국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권) 발급 문제로 중국 시장이 막혀 버린 상황에서 국내 모바일 게임사들은 일본 시장 도전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우리 게임사들은 성우와 문체 등 수준 높은 퀄리티를 요구하는 일본 게임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현지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일본은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시장 가운데 하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8년도 글로벌게임산업 트렌드 보고서’는 일본 게임시장 규모가 177억1500만달러라고 밝혔다. 이 규모는 중국 344억달러, 미국 315억3500만달러에 이어 세 번째다. 시장 규모는 세 번째이지만 1인당 게임 소비 금액은 가장 많다. 1년에 약 446달러(약 50만원)다. 중국과 미국이 각각 162달러(18만원), 297달러(33만원) 정도인 것과 비교할 경우 압도적으로 앞선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은 그동안 한국 게임업계에게 다소 먼 시장 중 하나였다.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문화적으로 멀게 느껴졌다. 한국 게임의 진입도 쉽게 허락하지 않았고 과거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한국산 모바일게임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4년 6월 출시된 컴투스의 ‘서머너즈워’와 2016년 2월 출시된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등 일부 소수의 게임이 성과를 남겼지만 대다수 일본 진출 게임작들은 출시 초기 반짝 마케팅 효과로 일본 유저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결국 순위권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국 게임사들이 일본 게임시장에서 혁혁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일본 내 한국 게임의 흥행은 일본의 세대 변화와 더불어 게임사들의 현지화 노하우 습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일본 모바일게임의 주요 연령층은 30대까지의 젊은 층이 약 70%인 것으로 나타나 한국 문화에 익숙한 젊은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의 실패 경험은 현지화 노하우 축적으로 이어졌고 이제 한국 게임사들은 지속적인 일본 현지화 시도로 일본 이용자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특히 3N(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을 필두로 한 한국 게임사들은 꼼꼼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일본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향후에도 공격적인 일본시장 공략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넷마블이 서비스해 2017년 한국 게임 최초로 일본 최고매출 1위를 달성한 ‘리니지2 레볼루션’은 꼼꼼한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를 본 바 있다. 성우 팬층이 두텁고 게임 캐릭터 퀄리티를 중시하는 일본 유저들의 성향을 고려해 음성 더빙 작업에 유명 성우를 고용하고 게임 내 소통과 감성 요소를 중시하는 일본 게임 특성을 고려해 게임 가이드 역할을 하는 NPC(도우미 캐릭터)를 도입했다.

MMORPG(다중접속게임) 장르가 주류가 아닌 일본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리니지2 레볼루션은 국내를 넘어 일본에서도 모바일 MMORPG 대중화를 이끄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후 내놓은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도 일본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넷마블은 유명 게임 IP(지식재산권) ‘니노쿠니’를 모바일로 재해석한 ‘제2의 나라’를 2021년 1분기 중 일본, 대만 시장에 동시에 선보일 예정이다.

엔씨소프트 역시 현지에 법인을 두고 서비스를 하고 있을 만큼 일본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엔씨는 2001년 일본 법인 엔씨재팬을 설립하고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리니지M 등을 현지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일본은 원조 리니지IP의 파워가 살아 있는 국가 중 하나다. 2019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일본 리니지M은 사전 예약기간 당시 예약자 150만명을 넘어서며 현지에서 큰 관심과 인기를 끌었다. 한국과 대만에 비해 대규모 마케팅을 하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더욱 폭발적인 수치라고 볼 수 있다.

지난 19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작룡문M 역시 현지 이용자들 사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작룡문M은 서비스 시작 후 이틀 뒤인 21일 현지 앱스토어 장르별 카테고리에서 무료 인기순위 1위에 오르는 등 긍정적인 초반 성적표를 받았다. 작룡문M은 2009년부터 서비스 중인 PC게임 ‘진 작룡문’의 모바일게임이다. 엔씨는 최대 기대작인 리니지2M을 일본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조만간 피파모바일의 일본 지역 서비스를 계획 중인 넥슨도 성공적인 일본 현지화를 위해 1만명에 달하는 CBT(비공개 테스트) 참가자를 모집했다.

넥슨은 지난 4월 ‘트라하’ 일본지역 정식 서비스 당시 고 퀄리티 그래픽과 캐릭터 육성 시스템인 인피니티 클래스 등 콘텐츠에 호평을 받으며 현지 애플 앱스토어 인기게임 1위를 차지했다. 현재 총 8개의 서버로 운영 중에 있고 오는 10월 신규 클래스 ‘낫’과 신규 지역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이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다.

넥슨 일본법인 박찬 사업본부장은 “피파 시리즈는 전 세계 수백만 축구 팬들이 즐기는 상징적인 게임 프랜차이즈로 일본 유저들에게 새로운 타이틀을 출시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광범위한 라이브 서비스 계획을 통해 일본에서도 이러한 전통과 최고의 운영을 계속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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