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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자꾸 곡해하니”… 尹 총장 발언 비공개한 대검

입력 : 2020-08-10 22:00:00 수정 : 2020-08-13 16: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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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고검장·검사장들 만나 당부한 말 ‘요지’만 언론에 알려
윤석열 검찰총장.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최근 검찰 인사로 보직이 바뀐 고검장·검사장 등 고위 간부들과 만나 “국민을 위한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대검찰청은 윤 총장의 발언 전문 대신 요지만 언론에 공개했다. 최근 신임 검사들의 신고를 받는 자리에서 한 연설이 특정 대목만 문맥과 상관없이 지나치게 부각되는 바람에 곤욕을 치른 점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 15층 대회의실에서 보직이 바뀐 고검장·검사장들, 그리고 새롭게 승진한 고검장·검사장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윤 총장은 “검찰은 검사와 검찰 공무원의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것임을 늘 명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검찰 최고의 간부로서 일선에서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면서 “인권 중심 수사 및 공판 중심의 수사구조 개혁에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눈길을 끄는 건 대검이 이날 윤 총장의 발언 요지만 언론에 공개했다는 점이다. 통상 총장이 연설을 하면 그 전문을 나중에 공개해 온 관행에 비춰볼 때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검찰 안팎에선 지난 3일 신임 검사 신고식 때 윤 총장이 행한 연설 때문에 곤욕을 치른 점이 일정한 작용을 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당시 윤 총장은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의 올바른 개념을 설명하던 중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자유민주주의는 ‘독재’나 ‘전체주의’와는 결이 다른 진짜 민주주의라는 원론적인 의미다. 그런데 이를 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몇몇 정치인들이 “독재와 전체주의는 결국 문재인정부를 겨냥해 쓴 표현”이라며 펄쩍 뛰었다. 차기 대권 주자 중 한 명인 김두관 의원은 “윤 총장 같은 위인이 더는 검찰총장 자리에 있어선 안 된다”며 해임 촉구 결의안 추진을 공언하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세계일보 자료사진

하지만 전문을 꼼꼼히 살펴보면 윤 총장은 자유민주주의 개념을 설명하는 도중 그와 상반되는 개념으로 ‘독재’, 그리고 ‘전체주의’를 언급했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 역시 윤 총장이 ‘독재’와 ‘전체주의’를 언급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언론의 질문에 “윤 총장 발언을 언론이 해석한 것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제가 언급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윤 총장이 현 문재인정권을 겨냥해 ‘독재’와 ‘전체주의’란 표현을 썼다는 건 어디까지나 일부 언론의 해석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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