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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급등 탓?… 7월 전세대출 2조원 증가

입력 : 2020-08-09 18:27:06 수정 : 2020-08-09 18:2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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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94조556억…2.2% 늘어
수요 급증·월세선호 현상 강해져
5·6월 1조대서 이례적으로 상승
韓銀 “하락보다 상승 요인 우세”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이 2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어려워지자 전세 수요가 늘어난 데다 임대인들의 월세 선호현상이 강해져 전세가격이 상승한 영향으로 보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은 94조556억원이다. 이는 전월 대비 2조201억원(2.2%)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말에 비하면 13조6024억원(16.9%) 늘었다.

전세대출 잔액은 올해 들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2월엔 전월 대비 2조7034억원 늘어 201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전세대출 잔액은 3월과 4월에도 전월 대비 2조2051억원, 2조135억원 불어나며 2조원대 증가폭을 이어가다 5월(1조4615억원)과 6월(1조7363억원)에는 1조원대로 내려왔다.

지난달 전세대출 잔액이 다시 2조원대 상승을 기록한 건 다소 이례적이다. 7월은 보통 휴가, 장마 등 계절적 요인이 겹쳐 이사 수요가 적다. 서울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성사된 아파트 전세 계약은 6972건으로, 2월(1만3704건)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거래 건수가 줄면 전세대출이 증가할 확률이 낮아진다. 그럼에도 전세대출이 2조원대로 올라선 건 그만큼 전세가격이 상승해 대출이 필요한 세입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전국 전세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집계한 지난달 전국 주택 전세가격 지수는 100.898(기준 100=2019년 1월 가격수준)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6년 1월 이후 가장 높다.

서울만 놓고 보면 전세가격 상승 속도는 더욱 빠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지수는 102.437를 기록했는데 이 역시 사상 최고다. 지난해 12월(100.141)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서만 약 2.3%가 올랐고 전년 동월(99.073)보다는 5.5% 높아졌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으로 고가주택 구입 시 주택담보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전세 수요가 증가한 반면 임대인들은 오히려 월세를 선호해 공급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 매물 정보란의 모습. 연합뉴스

최근 예금금리가 0%대로 떨어지면서 전세금을 은행에 맡겨도 월세보다 수익률이 낮아지자 임대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은행권 저축성예금 금리 평균은 연 0.88%다.

수요가 공급보다 상대적으로 많아지면서 전세가격은 앞으로도 한동안 오를 가능성이 크다. 전세가격이 상승하면 자연스레 전세대출 잔액도 증가하기에 5대 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이 연내 100조원을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나온다. 한국은행도 주택 전세가격은 하락 요인보다 상승 요인이 우세하다고 봤다.

한은은 지난달 ‘주택 매매가격 및 전세가격 전망’을 묻는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유경준 의원 서면 질의에 “주택 전세가격의 경우 하락요인보다 상승요인이 우세하다”고 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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