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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매체, 징용공 판결 후 ‘한일관계 붕괴’…한국은 ‘낙관론’ [이동준의 일본은 지금]

입력 : 2020-07-22 16:03:59 수정 : 2020-07-22 16: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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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5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 참가 사연 등을 밝히는 ‘일본대사관 앞 시민 촛불 발언대’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대법원의 징용공 강제동원 배상 판결에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강제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일본 언론은 “배상책임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문제 원인을 한국에 돌려 ‘한일관계가 붕괴’에 이르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매체는 대법원 판결 후 아베 신조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정치적 갈등이 경제계로 확산해 일본 기업이 한국과 단절을 선언할 움직임을 보인다면서 이를 두고 ‘한일관계 붕괴하고 있다’는 진정한 의미라고 해석했다.

 

기업과 기업의 경제활동 연결고리가 끊기면서 단절에 이른다는 주장인데 실제 몇몇 일본 기업이 일본 불매 운동과 수출규제 후 한국 기업과 거래를 끊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한일 양국에 피해가 가는 일이다. 다만 그 원인이 한국에 있다는 건 일본 측 입장만을 강조한 아쉬운 대목이다.

 

◆“징용공 판결 후 일본과 결별 선언”…배경엔 국민 불만?

 

21일 일본 산케이신문 계열사인 후지TV 네트워크는 지난해 아베 정부의 수출 규제 후 7월쯤부터 시작돼 지금도 계속되는 일본 불매 운동을 바라보며 “일본과의 결별 선언”이라며 “일본에 대한 적개심과 대항 의식이 높아진 상태”라고 했다.

 

그간 일본 제품을 사용하지 말자는 여론과 일본에서 수입하던 소재나 부품의 국산화가 진행됐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국산화에 주력한 한국 정부의 노력과 일본에 대한 강경한 자세는 국민들의 불안 또는 불만이 고조돼 이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의 높은 집값과 청년실업으로 높아진 불만을 일본에게 강경한 모습을 보여 관심을 돌리려 했다는 것이다.

 

또 과거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은 탓도 있다면서 한국은 아베 정부의 ‘수출 관리 강화’를 ‘수출 규제’라고 단정하고 징용공을 둘러싼 소송에서 일본 기업에 배상을 명령 한 일에 대한 보복이라는 것이 기정사실화하는 등 대법원 결정이 보복이기 때문에 (일본과) 타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내부의 문제 또는 갈등과 식민 지배,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를 한국 대법원이 배상 판결로 보복한 것이고 이 일을 기정사실화 한다는 주장이다.

 

일제 강점기 징용 과정에서 다수의 불법 행위가 발생했고 이에 대한 배상 책임이 한일 청구권 협정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한국 대법원의 판단과는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

 

◆‘한일관계 붕괴’…일본 일부 기업 한국과 거래 중단

 

매체는 이같은 자의적 해석을 하면서 그 결과 일본 기업이 한국과 거래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한일관계가 붕괴’ 조짐이 있지만 한국 정부는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일본 일부 기업이 한국과 거래를 중단한 건 사실이다.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업체 부품사가 국내 제조업체와 거래를 끊고 대만 또는 베트남으로 거래처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가근간산업진흥센터가 이를 확인했다.

 

반면 수출규제 등으로 일본 기업들조차 수출 가능 여부를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매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와 일본 기업과의 거래 정지 등으로 한국 기업이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다는 국내 한 언론 보도를 인용하면서 오는 연말까지 근간 기업의 30%가 폐업 위기감을 드러낸다고 전했다.

 

매체는 “일본 측 입장에서 보면 한국 기업과 거래를 끊는 건 예상된 일이라며 향후 양국 정부의 움직임에 따라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고 한국에 진출해있는 기업 관계자 도 적극적으로 한국에 투자하자는 얘기는 징용공 판결 후 거의 들리지 않는다”며 “되레 예정된 투자나 한국 주재원을 줄이고 한국에서의 사업을 중단한다는 움직임이 증가하고 있다. 이번 거래 정지는 일본에 있는 기업과 한국 기업과의 거래에도 영향을 주는 증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징용공 배상 문제를 둘러싼 각종 사안은 한일 관계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국가 간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뒤집는 것이다. 그런 문제가 있는 상대국과 사업을 계속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거래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한일관계가 붕괴하는 진정한 의미’라고 했다.

 

◆“한국엔 낙관론”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일 관계가 근본적으로 무너지는 의미를 한국 정부는 이해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한탄을 했다고 한다.

 

징용공 판결 후 국내 일본 기업의 자산 매각이 한일 관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데 이를 한국 정부가 이해하지 못하는 건지 강경한 입장을 취한다는 한탄이다.

 

매체도 이 점을 지적하며 한일 관계가 붕괴할 위험을 제대로 판단하는지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일본 기업 자산 매각이 현실화하면 한일 관계가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일본 정부 입장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한국은 1965년 일본이 다시 국교를 맺은 협정에서 청구권 3억 달러와 경제 차관 2억 달러를 지원받는 대신 식민 지배의 피해에 대한 모든 배상을 포기하기로 약속한 건 사실이다.

 

이에 일제 강제 징용이나 징병,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이나 정부를 상대로 피해 배상을 요구하면 일본은 한일 협정으로 모든 배상이 마무리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징용 과정에서 다수의 불법 행위가 발생했고 이에 대한 배상책임이 한일 청구권 협정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한국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한국 법원 판결을 지난 협정으로 마무리됐다고 주장하며 무시하는 게 낙관론은 아닐지 의문이 든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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