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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삶 구속받긴 싫고, 경제적 부담 큰 청년층에게 ‘결혼’이란? [김현주의 일상 톡톡]

입력 : 2020-07-03 10:58:27 수정 : 2020-07-03 14: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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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필요성 못 느끼고, ‘스몰 웨딩’ 지향하는 태도 뚜렷

요즘 시대는 '결혼'이라는 제도에 의해 자유로운 삶이 구속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 젊은층이 많은 것 같다. 

 

근래 들어 결혼하지 않는 ‘비혼’과 결혼을 늦게 하는 ‘만혼’을 지향하는 미혼자들이 느는 추세다.

 

결혼에 따른 경제적 부담감 역시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는 이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결혼의 형식을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는 ‘스몰 웨딩’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결혼에 대한 태도 및 ‘스몰 웨딩’에 대해 알아봤다.

 

 

◆절반 이상 “결혼해도 그만 하지 않아도 그만”…미혼 여성 결혼 의지 적은 편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45세 미혼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결혼’ 및 ‘결혼식’ 관련 인식 조사를 시행했다.

 

설문 결과 결혼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 결혼을 늦게 하는 ‘비혼’과 하지 않는 ‘만혼’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었으며, 결혼식의 형식을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는 ‘스몰 웨딩’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먼저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태도가 점점 굳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혼남녀 중 18.1%만이 결혼은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이런 인식은 2017년 조사 때보다 더 줄어든(17년 20.3%→20년 18.1%) 것이다.

 

오히려 절반 이상(54.5%)은 결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고 바라봤는데, 특히 미혼 남성(42.2%)보다는 여성(66.8%)이 결혼에 대한 의지가 적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0명 중 3명(29.3%)은 요즘은 부모 밑에서 월급을 용돈으로 쓰면서 풍족하게 살고, 연애만 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요즘에 결혼하는 사람들이 부럽다는 생각(29.1%)은 많지 않았다. 미혼 남성(남성 34.8%, 여성 23.3%)이 결혼을 부럽게 생각하는 태도를 좀 더 많이 보였을 뿐이었다.

 

전반적으로는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결혼을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가 미혼남녀 사이에서 팽배한 것으로, 그래서인지 결혼 문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말하는 미혼자(17.7%)도 적었다. 

 

다만 결혼이 미혼남녀에게 하나의 걱정거리인 것만큼은 분명해 보였다. 절반 이상(53.3%)이 결혼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고 응답한 것이다. 비록 결혼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 할 수도 있는 결혼을 바라보는 미혼남녀의 시선에서 ‘답답한’ 마음을 읽어볼 수 있었다. 

 

◆결혼에 따른 ‘경제적 부담감’ 큰 모습…내 집 마련, 결혼식 비용 우려 상당해

 

미혼남녀들이 결혼을 걱정하거나 결혼에 대해 답답한 마음을 가지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경제적 비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향후 결혼 준비를 하게 될 경우 가장 염려하는 부분으로 내 집 마련 문제(79.1%, 중복응답)을 첫손에 꼽았으며, 결혼식 비용(46.1%)과 혼수/예단 준비(38.7%)에 대한 부담감도 큰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임신 및 육아 문제(46.3%) 역시 미혼자들에게는 걱정거리였지만, 무엇보다도 ‘경제적 문제’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혼남녀 10명 중 6명 정도(62.2%)가 결혼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는 것도 결국 결혼 자체에 대한 부러움 때문이라기보다는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 결혼을 해낸 과정에 대한 평가라고 해석해볼 수 있을 것이다.

 

◆미혼남녀들이 바라보는 결혼 적령기는? "40세 이전에만 결혼하면 된다"

 

현재 구체적으로 결혼 계획을 가지고 있는 미혼남녀들도 많지 않았다. 전체 응답자의 16.4%만이 올해 결혼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2명 중 1명(50.8%)은 언젠가는 결혼할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정도에 그쳤다.

 

오히려 현재로써는 결혼할 생각이 없다며(15.8%) ‘비혼주의’ 태도를 밝히거나, 아직은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며(17%) 판단을 유보하는 미혼자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그만큼 요즘 미혼남녀들은 결혼해야겠다는 의지가 그리 확고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중 비혼에 대한 생각은 여성(남성 11.5%, 여성 20.2%)과 40대 초반(20대 16.4%, 30대 11.8%, 40대 초반 24.5%) 미혼자가 많이 가지고 있는 편이었다. 요즘 ‘미혼남녀’들이 생각하는 ‘결혼 적령기’가 기존의 사회 관념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예전보다 결혼 적령기를 높게 바라보는 것으로, 먼저 남성의 적정 결혼 연령대로는 30세~34세(48.3%)와 35세~39세(44.7%)라는 평가가 비슷했다. 30대 초중반뿐 아니라 30대 후반의 나이도 결혼하기에 충분히 괜찮은 시기라는 인식이 자리 잡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성의 경우에도 30대 초반인 30세~34세가 결혼 적령기라는 인식(65.5%)이 강한 가운데, 20대 후반(26세~29세 10.7%)보다는 30대 후반(35세~39세 21.4%)의 나이가 결혼에 더 적정한 연령이라고 생각하는 모습이 뚜렷했다. 예전과 비교하면 결혼 시기를 늦은 시점으로 바라본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결과다. 

 

결혼에 대한 태도뿐 아니라 ‘결혼식’을 바라보는 관점도 많이 달라진 모습이었다.

 

선호하는 결혼식의 유형을 묻는 질문에 미혼남녀 대부분이 경제적이고, 실속 있는 결혼식(36.1%, 중복응답)과 가까운 지인들만 초대하는 소규모 결혼식(32.3%),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하는 작은 결혼식(16.8%)을 꼽은 것이다.

 

그에 비해 화려하고, 성대한 결혼식을 원하는 경우(6.5%)는 많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화려한 결혼식보다는 경제적이고, 실속 있는 결혼식을 지향하는 태도가 뚜렷하다고 보인다. 결혼식이 지나치게 형식적이고, 불필요한 절차가 많다는 지적도 많았다.

 

전체 응답자의 64.4%가 요즘 결혼은 너무 형식적인 느낌이 든다고 평가한 것이다. 다만 2017년 같은 조사과 비교했을 때 이런 인식은 다소 줄어든 모습(17년 81.9%→20년 64.4%)으로, 그래도 조금씩 결혼식의 형식과 절차를 강조하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미혼남녀가 생각하는 결혼 준비 시 가장 불필요한 절차 및 의례는 함 들이기(75.8%, 중복응답)였으며, 고가의 예물 준비(72.8%)와 예단(물품 65.7%, 금전 64.3%)을 주로 많이 꼽았다.

 

대체로 경제적 부담이 크거나, 지나치게 의례적인 절차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특히 여성과 40대 초반, 비혼주의자들이 함과 예물, 예단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편이었다. 그다음으로 이바지 음식(56.4%)과 폐백(52.6%), 피로연(47.5%), 친구들과의 모임(41.9%)을 거추장스럽게 생각하는 미혼남녀들도 많았다.

 

이렇듯 형식과 절차를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즘 미혼자들이 규모와 비용을 대폭 줄여 결혼 거품을 뺀 웨딩을 뜻하는 ‘스몰 웨딩’에 관심을 많이 갖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실제 미혼남녀들이 스몰 웨딩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살펴보면, ‘합리적’(54.2%, 중복응답)이라는 평가가 가장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남성(남성 61.7%, 여성 46.7%)과 40대 초반(20대 54%, 30대 51.2%, 40대 초반 62%) 미혼자가 스몰 웨딩을 합리적인 결혼식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좀 더 강했다.

 

물론 주로 젊은 사람들이 하고(42.7%), 격식을 잘 따지지 않으며(41.7%), 한번 해보고 싶은(39.3%), 트렌디한(37.3%) 결혼식이라는 평가도 많지만, 기본적으로는 ‘합리적인’ 결혼식이라는 관점에서 스몰 웨딩을 생각하는 미혼남녀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몰 웨딩’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이었다. 절반 이상(54.1%)이 주변에서나, SNS를 통해 스몰 웨딩으로 결혼한 사람들을 보면 참 예쁘게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응답한 것이다. 또한 앞으로 다양한 유형의 스몰 웨딩이 등장할 것 같다는 예상(85%)이 지배적이었다.

 

미혼남녀 10명 중 7명(70%)은 향후 스몰 웨딩을 생각해 볼 의향이 있다는 것을 밝히기도 했다. 남성(70.7%)과 여성(69.3%) 모두 스몰 웨딩 의향이 컸으며, 상대적으로 40대 초반 미혼자의 의향(20대 68.6%, 30대 68.8%, 40대 초반 76.5%)이 높은 편이었다. 

 

◆10명 중 6명 "'스몰 웨딩' 부모세대에게는 잘 이해되지 않는 결혼문화"

 

반면 결혼식의 외형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태도가 강해 보였다.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허례허식이더라도 여전히 갖출 것은 갖춰야 하고(16%), 다이아몬드와 보석은 결혼식 때 말고 받을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결혼식 때 하는 것이 낫다(20.6%)는 미혼자들의 인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평생 한 번뿐인 결혼이기 때문에 이왕이면 남들보다 더 멋지고 화려하게 결혼식을 치르고 싶다는 바람(19.3%)도 크지 않았다. 오히려 2명 중 1명(47.8%)은 호텔 결혼식과 같은 화려한 결혼식은 더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 같다고 바라봤다.

 

일종의 트렌드화되고 있는 스몰 웨딩을 선호하는 미혼자들이 향후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을 충분히 가능케 한다.

 

다만 앞으로 스몰 웨딩이 보편화될 것이라고 바라보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10명 중 4명 정도(43.1%)가 스몰 웨딩이 ‘대세’가 될 것 같다는 인식을 내비쳤는데, 이는 2017년 조사과 비교했을 때 소폭 줄어든(17년 51.8%→20년 43.1%) 결과였다. 주변에 스몰 웨딩으로 결혼식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는 경우(17.2%)도 드물었다.

 

아무래도 결혼식의 형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예전 세대와의 인식 차이 때문이라고 볼 수 있었다. 미혼남녀 10명 중 6명(60.7%)이 스몰 웨딩은 부모세대에게 잘 이해되지 않는 결혼문화라고 바라본 것이다.

 

만약 자신이 스몰 웨딩을 하겠다고 선택할 경우 부모님의 반응이 어떠할지를 묻는 질문에도 찬성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응답은 10명 중 4명(39.6%)에 그쳤다. 

 

◆코로나19 시대에 찾아온 ‘온라인 결혼식’,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지만 안타깝게 느끼는 시각도 적지 않아

 

한편 최근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하객이 없는 ‘온라인 결혼식’이 열리는 모습을 종종 찾아볼 수 있는데, 온라인 결혼식에 대한 평가는 비교적 긍정적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절반가량이 온라인 결혼식도 괜찮은 아이디어(50.3%)라고 바라보는 것으로, 연령이 높아질수록(20대 44.4%, 30대 53.2%, 40대 58%) 온라인 결혼식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모습이었다. 또한 절반 이상(53%)이 온라인 결혼식이라도 할 수 있게 돼서 다행이라고 평가했으며, 10명 중 6명(61.7%)은 지인이 온라인 결혼식을 치른다면 편하게 축하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온라인 결혼식은 기록을 남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고(42.5%), 온라인 결혼식이 결혼의 허례허식을 깨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37.3%)면서, 온라인 결혼식의 긍정적인 측면을 찾는 시각도 일부 존재했다. 반면 특별히 온라인 결혼식은 성의가 없어 보인다고 평가(31.3%)하지는 않았다.

 

사진=82년생 김지영 스틸컷 캡처

 

물론 한 번뿐인 결혼식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10명 중 4명 정도가 한 번뿐인 결혼인데 온라인으로 치러지는 것은 좀 아닌 것 같고(41.7%), 내 지인이 온라인 결혼식을 치른다면 왠지 아쉬운 마음이 들 것 같다(38.3%)는 생각을 내비친 것이다.

 

상대적으로 여성 및 20대가 온라인 결혼식 진행에 아쉬움을 많이 느끼는 편이었다. 코로나19의 영향이라면 온라인으로 하는 것보다는 미루는 것이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43%)을 조금은 엿볼 수 있다. 

 

◆‘온라인 결혼식’ 대세가 될 것 같다는 시각은 드물어…70.4% “부모 입장에서 서운한 마음 클 것”

 

대체로 온라인 결혼식을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스스로 온라인 결혼식을 하고 싶어하는 미혼자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전체 응답자의 16%만이 기회가 된다면 자신도 온라인 결혼식을 고려해볼 의향이 있다고 밝혔을 뿐이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맞이하여 온라인으로 결혼식을 진행하는 것 자체는 의미 있게 평가하면서도, 자신의 결혼식을 그렇게 ‘하객 없이’ 진행하고 싶어하지는 않는 것이다. 특히 부모님들의 입장에서 거부감이 클 것이라는 지적이 상당했다.

 

10명 중 7명(70.4%)이 온라인 결혼식을 하게 되면 부모님 입장에서는 왠지 서운한 마음이 클 것 같다고 바라봤으며, 자신이 온라인 결혼식을 치른다고 하면 왠지 부모님이 반대할 것 같다고 말하는 응답자가 61.9%에 달했다.

 

전반적으로 온라인으로 치러지는 결혼식은 세대에 따라 호감도 차이가 매우 크고(75.4%), 전 세대의 공감을 받지는 못할 것 같다(66.8%)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남성보다는 여성, 40대보다는 20대~30대가 부모님의 환영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많이 하는 편이었다.

 

결국 코로나 시대를 맞아 온라인 결혼식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고육지책인 것으로, 앞으로 온라인 형태로 치러지는 결혼식이 많아질 것 같고(23.7%), 온라인 결혼식이 대세가 될 것 같다(16.6%)고 바라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여진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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