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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제안보다 ‘상황관리’?…비건, 北에 어떤 메시지 던질까

입력 : 2020-07-01 19:26:25 수정 : 2020-07-01 21:5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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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美 대선 전 정상회담 추진’ 공개 / 문정인 특보도 회담 개최 ‘희망적 전망’ / 여권서도 “文 중재자론 다시 작동” 제기 / 트럼프·김정은, 대화의사 직접적 안 밝혀 / 과도한 긍정 해석 경계의 목소리도 상존 / “대화문 오픈 강조 속 도발 자제 촉구할 듯”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미국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 추진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외교가에선 미 대선 전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관측한다.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 문제에 쓸 여력이 없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성과 없는 회담을 더 하지 않겠다고 한 북한 모두 당장 움직일 동인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르면 7월 초로 예상되는 스티븐 비건(사진)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의 방한도 전격적 변화를 도모하기보다는 상황을 관리하고 미국이 대화에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목적이 크다는 분석이다.

 

◆북·미 정상회담 기대 높은 靑

 

청와대 안팎에서는 최근 “남·북·미 관계에 새로운 신호가 나올 수 있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외교 성과가 필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풀고 싶어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해가 맞아떨어져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맥락에서다. 긴장 수위를 높이던 북한이 대남 비난을 중단하는 등 유화 제스처를 보이는 점도 긍정적 신호로 해석됐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도 이날 언론진흥재단 주최 대담에서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거론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가이익센터 한국 담당 국장이 최근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차라리 대선 전에 북한과 관계를 개선해 외교적 돌파구를 만든다면 중국을 대하는 데 있어서도 훨씬 더 유리한 고지로 가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는 것이다. 문 특보는 “카지아니스 국장을 개인적으로 잘 아는데 이메일에서도 그 아이디어에 대해 백악관과 공화당에서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여권에선 특히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 ‘중재자론’이 다시 작동돼야 할 시점이라는 의견도 개진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북·미 대화는) 남북 대화와 별개로 움직인다고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직접 북·미 정상회담 의사를 밝힌 게 아니라는 점에서 경계론이 적지 않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도 북·미 정상회담에 공감하느냐’는 질문에 “청와대와 백악관 안보실이 긴밀히 소통하고 있고, 우리 의사를 전달했고, 공감하고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는 여기까지만 말할 수 있다”고 했다. 문 특보도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건, 대선 전 정상회담 없다는데…방한은 ‘상황 관리’

 

비건 부장관은 방한 시 늘 북한에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메시지를 전달해 온 만큼 이번 방한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의 메시지가 정상회담 제의가 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비건 부장관은 최근 미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과 관련해 “그럴 것 같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개성공단지원센터 훼손 진행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당시 파손된 개성공단지원센터가 장마 속에서 방치돼 훼손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지난달 19일(위쪽 사진)과 달리 1일 외벽이 추가적으로 떨어져 나간 모습(아래쪽 사진)이 드러난다. 연합뉴스

비건 부장관의 방한 목적은 현재로선 ‘상황 관리’에 방점이 찍힌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한·미·일 협의 소식통을 인용해 비건 부장관이 방한 때 한국 중개로 판문점에서 북한과 접촉을 시도해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메시지의 내용은 명확하지 않지만, 신문은 북한의 자제를 촉구하는 내용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가장 긴 전쟁:한국전 70년’ 화상 세미나 축사에서 북한에 대해 “더디지만 대화와 진전의 문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도발을 피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하의 의무를 준수하며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협상으로 복귀하라”는 점도 강조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통화에서 “대선 전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질적 이익이 없을 것”이라며 “북한도 선거를 앞둔 행정부와 협의하기보다는 상황 관리를 하는 쪽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주형·박현준 기자, 도쿄·워싱턴=김청중·정재영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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