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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경주서 찾은 中 원나라 법전 보물로 지정 예고

입력 : 2020-06-29 20:41:54 수정 : 2020-06-29 20:4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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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말 전래… 韓 법제사 영향 / 삼국유사 권4∼5는 국보 승격 / 의견 수렴·심의 거쳐 최종 지정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전해지는 전근대 중국의 법전이 보물에 오른다.

문화재청은 1346년(고려 충목왕 2년)에 간행된 원나라 법전인 ‘지정조격(至正條格) 권1∼12, 23∼34’(사진)를 보물로 지정예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원나라 최후의 법전으로 출간 당시 연호인 ‘지정’과 법률 조목의 일종인 ‘조격’을 모았다는 의미에서 지정조격이란 이름을 갖게 됐다. 원나라는 1323년, 1346년 두 차례에 걸쳐 법전을 편찬했지만 명나라 초기에 이미 중국에서는 원본을 찾을 수 없게 됐다.

이후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발견되지 않다가 2003년 한국학중앙연구원 고문서조사 연구진이 경주 양동마을 경주손씨 문중의 고문서 뭉치에서 우연히 발견해 큰 관심을 모았다. 2010년에는 남바린 엥흐바야르 전 몽골 대통령이 이 책을 보기 위해 방한하기도 했다.

문화재청은 “지정조격은 고려 말에 전래되어 우리나라 법제사와 문화사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며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알려진 원나라 법전이라는 희소성, 고려와 조선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법제에 큰 영향을 끼친 중요한 유물”이라고 가치를 설명했다.

외국에서 만들어진 것 중 국보, 보물 등 지정문화재에 올라 있는 유물은 모두 10건이다. 페르시아 계통으로 보이는 ‘경주 98호 남분 유리병 및 잔’이 국보 193호로, 고 손기정 선생이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기념으로 받은 서기전 6세기경의 그리스 청동투구가 보물 904호 등으로 지정되어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보호법은 외국의 것이라고 해도 우리나라 문화에 중요한 의의가 있다면 국보나 보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날 보물 제419-3호인 ‘삼국유사 권4~5’를 국보로 지정하는 것도 예고했다. 해당 판본은 보존상태가 좋고, 다른 판본에서 빠진 내용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큰 가치를 가진다.

또 정조의 친위부대였던 장용영이 주둔한 청사를 그린 ‘장용영 본영 도형 일괄’도 보물로 지정예고했다. 채색화 1점과 일종의 평면도안인 ‘간가도’(間架圖) 2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장용영은 도성 안에 본영을, 수원화성에 외영을 두고 운영되었기 때문에 이 자료는 도성 안에 설치된 장용영 본영의 현황을 그린 것임을 알 수 있다.

문화재청은 지정예고된 3건에 대해 30일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최종 지정한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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