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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여마리 키우던 김포 개농장 화재…120여마리 떼죽음

입력 : 2020-06-22 12:30:00 수정 : 2020-06-22 13:2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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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줄하고 좁은 우리에 가둬 화재시 취약
불이 난 김포 월곶면 한 개 사육장. 김포소방서 제공

 

경기도 김포시의 한 개 사육장에서 불이 나 1명이 다치고 애완견 어미와 새끼 등 120여 마리가 죽었다. 화재에서 살아남은 개들은 연기를 마셔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김포소방서에 따르면 김포시 월곶면에 있는 개 농장에서 전날 오전 10시 39분쯤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약 1시간 30여분 만에 진화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 불로 강아지 공장 관계자인 A씨(70대·여)가 팔에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당국은 전기적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화인을 조사 중이다.

 

한편 개 농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많은 개가 죽어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앞서 세계일보 취재에 따르면 개 농장의 경우 번식을 위한 어미 개나 새끼를 분리해 우리에 가두고 사육하고 있다. 또 어미 개의 탈출을 막기 위해 목줄을 하고 컨테이너 문도 굳게 닫아 사육장 안에 있는 개들은 옴짝달싹 못 해 연기를 마시거나 불로 인해 죽게 된다.

 

이러한 사육장은 시의 허가에 의해 운영되는 데 이번 화재가 발생한 월곶면과 인근의 쇄암리 등에는 애견 농장을 비롯해 식용 목적의 개 사육장 여러 곳이 몰려있다. 쇄암리에만 개 농장 4곳이 있다.

 

이에 한적한 시골길, 비닐하우스와 조립식 가건물 사이 ‘뜬장’(지면에서 떠 있는 바닥까지 철조망으로 엮어 배설물이 그 사이로 떨어지도록 만든 개나 닭 등을 기르는 장)이 뒤엉켜 있는 곳엔 온종일 개 짖는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이러한 농장의 개들은 산책은커녕 하루 한 번 바깥 공기도 허용되지 않는 곳에서 사육된다.

악취와 소음이 진동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다 보니 가혹한 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죽는 개들도 많다.

 

특히 평생 쉴 새 없이 번식을 반복해야 하는 어미 개들의 상태는 더 처참하다. 대부분 노쇠하고 일부는 병에 걸려 이빨이 거의 다 빠진 개들도 있다.

쇄암리에만 개 농장 4곳이 있다.

개 농장에서는 출산이 곧 돈이기에 사람들은 교배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억지로 발정 유도제를 투여하거나 강제로 교배시키기도 하는 농장도 있다.

 

농장주 A씨는 “교배가 되어야 하는데 안 되면 가서 좀 도와준다”며 “(강아지는) 태어난 지 30~35일째까지가 가장 값을 많이 쳐준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상 넘어가면 애견샵에서 너무 크다고 사가지 않는다”며 “사람들도 작고 귀여운 개만 찾는다. 애견샵도 개를 데리고 있으며 손님에게 팔아야 하기 때문에 되도록 작은 강아지를 찾는다”고 덧붙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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