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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매체, ‘상상 뛰어넘는 조치’ 경고… 이번엔 NLL 넘나 [이슈분석]

입력 : 2020-06-19 06:00:00 수정 : 2020-06-19 08: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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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미 전술’ 펼치는 北… SLBM 시험발사 카드 꺼낼 수도 / 국방위원장 “美에 행동 촉구 차원 / SLBM 발사 충분히 가능성 있어” / 빅터 차 “관련 움직임들 위성 포착” / 여권·국내외 전문가들 전망 잇따라 / 잠수함 이용 고속정 기습공격 우려도 / “대선 앞둔 트럼프 자극 않을 것” 분석도
서울 세종대로에서 바라본 청와대 앞에 빨간색 신호등이 켜져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북한 매체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지 이틀 만인 18일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추가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며 경고했다. 계속된 대남 압박의 연장선으로 치부하면서도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추가 조치를 두고서는 설왕설래가 이어진다. 하나를 얻으면 또다시 다른 이슈를 꺼내 상대방을 끝없이 압박하는 ‘살라미 전술’의 전형이라는 얘기도 있다.

추가 군사 도발 유형으로 잠수함을 이용,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몰래 넘어와 게릴라식으로 특작부대를 상륙시키거나 우리 해군 고속정을 기습 공격할 가능성도 있다. 2015년 서부전선 포격때처럼 고사총과 직사포를 동원한 포격 도발도 점쳐진다. 이런 가운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가능성도 흘러 나오고 있다.

18일 항공추적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쯤 고려항공 An-148이 평양 인근에서 함흥 방면으로 비행하는 항적이 포착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 비행기를 타고 신형 잠수함이 건조되고 있는 신포조선소로 향했으며, 조만간 새 잠수함과 SLBM이 모습을 드러내거나, SLBM 시험발사가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김정은 전용기는 IL(일류신)-62M이다. An-148을 타고 이동했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비행기는 지난해 4월에도 유사항적이 포착됐지만 이때 김 국무위원장은 러시아를 방문,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 중이었다.

 

그럼에도 SLBM 시험 발사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북한은 수년째 SLBM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2016년 8월 최초 북극성-1형 수중발사 시험을 시작으로, 2017년 2월에는 지상의 이동발사대에서 북극성-2형을 콜드론치(Cold Launch) 방식으로 쏘아 올렸다. 지난해 10월에는 원산 북동쪽에서 북극성-3형을 발사했다. 북극성-3형의 최대 비행고도는 약 910㎞, 비행거리는 약 450㎞로, 고도를 낮추면 약 1300㎞를 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당시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의 3000t급 신형 잠수함과 SLBM의 실전 투입을 예상했다.

북극성-3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국회 국방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북한의 SLBM 도발에 대해 “속단할 수 없지만, 북·미관계 불만이나 미국의 행동을 촉구하는 측면에서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美 정찰기 임무 마치고 복귀 북한이 추가 군사행동을 예고한 가운데 18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오산공군기지에서 미군 정찰기인 U-2S 고고도정찰기가 임무를 마치고 착륙하고 있다. 평택=뉴스1

국내외 전문가들도 11월 미국 대선에 임박해서가 아닌 현재시점에서의 SLBM을 거론한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이날 한반도 문제 관련 화상회의에서 “북한이 그동안 SLBM 발사 가능성에 대한 신호를 보내왔고, 관련 움직임들이 위성사진에 포착되고 있다”며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파괴, 금강산과 개성공단 군대 배치 등에 이어 SLBM 시험 발사로 도발을 이어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17일 조선중앙TV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장면을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쳐

물론 북한이 당장 SLBM 등 전략무기 카드를 꺼내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연구원 논평에서 “중장거리 미사일 실험이나 핵실험 재개와 같은 조치는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는 한 11월의 미국 대선까지는 유보될 가능성이 크다”며 “한반도를 넘어 강경 기조를 급격히 확대할 경우 자칫 선거를 앞둔 미국 행정부의 강경 대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분석관도 “북한의 3000t급 신형 잠수함은 로미오급을 개량한 것이다.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의 경계를 뚫고 미 본토로 향하는 게 제한적”이라며 “SLBM을 쏘더라도 그 대상은 주한미군이나 주일미군이 될 것이기 때문에 서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병대 장병들이 18일 오후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해안선을 순찰하고 있다. 뉴스1

북한군 향후 군사적 행보에 대한 판단이 엇갈리는 가운데 군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 위원장 전용기가 평양에서 함경남도로 향하는 항적이 포착됐다는 설에 대해 “관련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이도훈 전격 訪美… 비건과 한반도 상황 논의

 

북한의 잇단 대남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는 가운데 이도훈(사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으로 떠났다. 북한이 통신선을 끊고, 특사파견도 거부하면서 남북 간 채널이 완전히 막힌 상황에서 정부가 대북 제재의 열쇠를 쥔 미국을 통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대미 소통과 관련 특히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 외교부는 평소와 달리 이번 이 본부장의 방미 사실을 발표하지 않았다.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이 본부장이 북핵 카운터파트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를 만난다는 것 외에 기간, 일정 등을 전혀 밝히지 않았다. 워싱턴 인근 덜레스 공항에서 방문목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 본부장은 “지금 말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날 일각에서 이 본부장 방미의 성격을 ‘대미 특사 파견’으로 해석하자 청와대가 직접 나서 이를 진화하기도 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이번 방미의 초점은 상황 악화 방지”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격리 기간 등을 감안해 대부분의 대미 협의는 유선으로 이뤄지고 있었지만, 이 본부장이 급히 떠난 것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다는 뜻이다. 외교가에서는 상위의 청와대 안보실·백악관 라인이 움직여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나서 한·미워킹그룹을 비판하면서 여권 일각에서 워킹그룹 비판론이 나오지만 결국 북한이 원하는 제재 완화 혹은 일부 해제의 카드는 미국이 쥐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는 대미 설득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워킹그룹이 제재를 강화하는 장치가 아니라 제재 면제를 절차적으로 보장해 남북 사업을 촉진한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워킹그룹 비판론에 대한 질문을 받고 “과거 워킹그룹 개최 기록을 보면 유기적으로 한·미 간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답했다.

 

남북관계의 긴장을 최고조로 높여놓고도 여전히 북한은 미국에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으며, 이는 대미 협의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다만 국내 복잡한 현안이 많은 미국이 현 시점에서 나설지는 불확실하다.

 

박병진·최형창·홍주형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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