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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일의혁신리더십] 재택근무, 3가지 문제점 고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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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6-18 22:41:07 수정 : 2020-06-18 22: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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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보안, 둘째 업무 관리 방식 문제 / 셋째 직원들 고립감·건강관리 살펴야

지난 칼럼에서는 요즘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시행 중인 재택근무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재택근무는 잘만 시행되면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근무방식이다. 하지만 모든 제도가 그렇듯이 재택근무도 실시과정에서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단점들이 동시에 존재한다.

재택근무를 오래전부터 실시하고 있는 많은 미국 기업의 사례를 종합해 보면 재택근무와 관련된 문제점들은 대략 기술적인 문제, 업무관리 문제, 그리고 직원들의 심리적인 문제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재택근무 시행과정에서의 기술적인 취약성이다. 특히 보안 관련된 이슈는 재택근무가 늘어날수록 점점 더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기업들이 줌(Zoom)이란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화상회의를 하면서 보안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되었고, 이후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줌 사용을 중지한 일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기술적인 취약성은 보안이슈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회사에서 근무를 하다 컴퓨터나 인터넷에 이상이 생기면 사내에 있는 전문가들이 즉시 와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집에서 근무하다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면 모든 업무가 마비될 수 있다. 그리고 직원들이 소통하고 업무 결과를 공유하는 업무 플랫폼과 이를 지원해 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유지하는 데도 예상보다 많은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두 번째 문제점은 직원들의 업무과정을 관리하는 방식에서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재택근무 실시 후 인터넷에 올라온 반응 중 “직원들이 업무 대신 인터넷 쇼핑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불안했고, 정해진 기한 내에 프로젝트를 끝낼 수 있을지 몰라 불면증까지 생기게 되었다”는 코멘트에서 재택근무에 대한 경영진의 불안감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업무 진행과정에서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 갑자기 위급한 일이 발생했을 때 대응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리고 직원들에 대한 성과평가와 보상방식이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으면 인사상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업무방식으로 인해 달라지게 될 중간관리자들의 리더십과 역량에 대한 재교육은 재택근무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이슈가 된다.

마지막 문제는 직원들의 심리적 이슈이다. 포브스지는 재택근무자들이 겪는 가장 큰 문제로 외로움과 고립감을 꼽았다. 집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동료들과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불안증세를 호소하는 직원들이 생길 수 있다. 최근 진행된 설문조사에 의하면 재택근무자 중 42%만이 ‘다른 직원들과 회사에서 일할 때와 같은 수준의 연결된 느낌을 받는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또한 집이 일하는 장소가 되기 때문에 일과 개인 삶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직원들이 만성피로감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재택근무로 인한 직원들의 건강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 이슈이다. 영국에서 진행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재택근무 후 절반 이상이 사내근무 시에는 없었던 두통과 어깨, 목, 등 부위의 통증이 생겼으며, 응답자의 3분의 1은 재택근무가 시작된 뒤 건강에 이롭지 않은 음식을 더 많이 먹게 됐었고 25%는 술을 마시는 횟수가 증가했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창의성은 즉흥적인 회의와 무작위로 이뤄지는 토론에서 비롯된다”고 이야기하며 재택근무를 ‘미친 짓’이라고 폄하한 것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잡스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 재택근무는 경영자의 선호도에 상관없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업무방식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동일 연세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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