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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감시자산 총동원 … 직접 대응보다는 ‘로키 전략’

입력 : 2020-06-15 18:58:19 수정 : 2020-06-15 22:3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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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위협에 최전방 대비 강화 / 美도 정찰기 띄워 대북 정보 수집 / 감시 강화… 워치콘 격상 안 한 듯 / 北 해안포 진지 등 특이 동향 없어 / 美 “연합태세 굳건” 北에 간접 경고 / 南도 남북합의 준수 원칙 재확인 / 갈등 증폭보다 정치적 해법 모색

군 당국은 15일 북한의 군사도발에 대비해 최전방 대북 감시태세를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그 수준을 알리는 데는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미국도 한·미 연합대비태세 유지만을 강조하며 보조를 맞추는 인상이다.

 

북한이 이미 군사행동을 기정사실화했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대응과 경고 등의 액션이 뒤따를 법도 한데 조용하고 신중한 로키(Low-key) 전략을 구사하는 것처럼 비친다. 현 정부가 과거 정부처럼 가시적인 군사적 대응 움직임을 앞세우며 갈등의 골을 키우기보다 외교적·정치적 해법찾기에 우선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군의 대북 감시태세는 어디까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국방연구원(KIDA) 2020 국방학술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대남 군사행동 위협과 관련해 “긴장감이 매우 고조된 상황”이라며 “군은 모든 상황에 대비해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군 관계자도 이날 “최전방을 비롯해 공중과 해상에서 감시자산을 동원해 북한군 동향을 감시하고 있다. 특히 접적지역에서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육상에서는 늘 해오고 것처럼 열상감시장비(TOD)와 시긴트(SIGINT·신호정보) 장비 등이 동원되고, 공중과 해상에서는 조기경보통제기 ‘피스아이’와 이지스 구축함 등을 통해 감시체제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주한미군도 지난 13일과 14일에 이어 이날 ‘가드레일’(RC-12X) 정찰기를 띠워 대북 정보를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이에 “현재는 일상적인 상황이다. 지금의 경계수준에서 정신 차리고 똑바로 지켜봐라고 주문하는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지금 정부가 군의 움직임에 변화를 주는 것은 아마도 최후의 선택지일 것이다. (북한이 도발에 나서 군사적 대응을) 하더라도 조용히 할 것이다. 군은 후순위다. 군을 동원하기보다는 대화가 먼저”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반적인 대북 감시태세가 강화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북한의 군사활동을 추적하는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Watch Condition)이 격상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비무장지대(DMZ) 북한군 감시초소(GP)와 서해안 해안포 진지 등에서도 현재까지 특이 동향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군 당국은 주체를 즉각 파악할 수 없는 유형의 북한군 도발 가능성은 주시하고 있다.

 

◆미국도 보조 맞추나

 

미국 국방부는 14일(현지시간) 북한이 대남 군사행동을 위협한 것에 대해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공식 언급했다.

 

존 서플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김여정 북한 제1부부장이 군사행동을 공식화한 데 대한 질의에 “우리는 굳건한 연합방위태세 유지에 계속 전념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서플 대변인은 김 제1부부장의 지난 13일 담화 내용 자체에는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美 정찰기 북한이 대남 군사도발을 예고한 가운데 대북 정보수집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미군의 신호첩보수집 정찰기 ‘가드레일’(RC-12X).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 국방부의 이날 입장은 북한이 남측을 향한 군사적 도발을 강하게 시사한 만큼 연합방위태세를 내세워 북한에 군사적 행동에 나서지 말라며 에둘러 경고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전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오늘 밤에라도 싸울 준비가 돼 있다”는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 준비태세를 거론하고,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강조하며 직접적이며 강한 경고 목소리를 내왔던 것과는 다소 결이 다른 느낌이다. 북한의 행동에 대응을 최대한 자제하려는 의도로 여겨진다.

 

미 당국의 이런 기류는 북한의 대남 도발로 긴장이 고조될 경우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지는 것은 물론, 자칫 비핵화 협상틀 자체가 흔들리고 북·미 관계도 악화할 공산이 크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남북합의 강조

 

정부는 이날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6·15 선언을 비롯한 남북합의를 준수하면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계속해서 노력해나갈 것”이라는 원칙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에 대한 정부의 입장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북한군 철조망 보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았지만 북한이 대남 군사위협을 예고하면서 남북 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15일 인천 강화군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군의 한 해안초소에서 북한군(붉은 원)이 철조망 보수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강화=하상윤 기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6·15선언 20주년 기념행사 축사를 통해 “6·15 선언은 변함없는 남북관계의 나침반”이라며 “남북관계가 방향을 잃으려 하는 지금, 6·15 정신을 다시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어 문익환 목사 시비 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역사를 산다는 건 말이야 / 밤을 낮으로 낮을 밤으로 뒤바꾸는 일이라구 / 하늘을 땅으로 땅을 하늘로 뒤엎는 일이라구’라는 문 목사의 시 ‘잠꼬대 아닌 잠꼬대’를 인용했다. 김 장관은 이어 “비바람이 불어도 묵묵히 가야 할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박병진·백소용 기자,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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