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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소비 감축 먼저… 비효율 에너지 생산성 개선 나서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에너지전환과 그린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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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6-15 05:57:00 수정 : 2020-08-05 16: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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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에너지 전환’ 계획 어떻게 / 에너지 관리 공급서 수요 위주로 / 1인 에너지 소비량 OECD 평균의 1.4배 / 문제는 나홀로 증가세… 세계 추세 역행 / 정부, 전기료 올려 소비 구조 혁신 모색 / 요금 인상은 ‘뜨거운 감자’… 논의도 못해 / ‘비싼 에너지’ LNG발전 확대하는데 / 정산단가 114.6원… 석탄보다 40% 비싸 / 설비도 해외 의존… 가스터빈만 국산화 / 장기적 관점 에너지 감축·생산성 향상 / “더 비싼 요금 지불하겠다” 국민 설득 관건

현재 정부는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작성을 위해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전제로 친환경 발전으로의 전환을 가속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기본계획은 원전의 점진적 감축과 재생에너지 확대의 정책적 큰 틀을 유지하면서 석탄발전의 보다 과감한 감축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방향으로 정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전력소비 감축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빠져 있다. 세계적으로 에너지소비 감축에 나서는 시점에 나홀로 증가세를 보이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에 대한 대안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정부의 에너지 관리 정책은 발전과 같은 공급 위주의 에너지 정책에서 벗어나 에너지 수요를 관리하는 방식을 통해 에너지 생산 효율을 높여가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문제는 에너지 수요 감축을 위해 가장 손쉬운 방법인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인화성 높은 현안을 건드려야 한다는 점이다.

에너지 소비 상황을 보면 현재 우리나라가 에너지소비감축에 얼마나 둔한 상황인지 알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한국의 2017년 기준 에너지 소비량은 1인당 5.73toe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 4.10toe 대비 약 40% 많았다. 1toe는 석유 1t 연소 시 발생하는 에너지로 1000만㎉의 에너지가 발생한다. 국가별로 보면 에너지가 풍부한 미국(6.56toe)이 다소 높았지만, 영국(2.67toe) 일본(3.39toe) 독일(3.79toe) 등 다른 선진국은 매우 낮았다.

유독 한국에서만 에너지 소비량이 꾸준히 느는 점도 문제다. 1인당 소비량은 2014년(5.32toe) 대비 7.7% 증가했다. 타국 소비량이 계속 줄어드는 것과 대조된다.

주요 선진국의 경우 1980∼1990년대까지는 전력소비가 증가 추세를 보였으나 2000년 이후 증가 추세가 완화하거나 감소 추세로 바뀌었다. 반면 우리나라의 전력소비는 미국과 영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산업부문의 전력소비 비중이 주요국에 비해 높다.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따라 장기적으로 에너지 수요를 줄여 소비 구조를 혁신하고자 하는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을 통한 소비감축과 에너지 생산성 개선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전기요금 인상은 역대 정부마다 에너지 수요 감축이라는 목표 아래 동의했지만, 산업계와 국민의 반발 앞에 막혀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이번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은 또다시 거론되고 있다. 현재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LNG(액화천연가스) 사용 확대로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은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지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석탄발전 10기를 폐지하기로 확정한 데 더해 이번에 2030년까지 석탄 14기를 추가로 줄이기로 했다. 이 중 24기는 LNG 발전기로 전환한다는 잠정적인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여기에는 비용문제가 빠져 있다. 탈원전과 탈석탄 정책, LNG 사용확대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은 기정사실이 됐지만 정부는 국민의 눈치를 보느라 거론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올해 2월 기준 전력통계시스템으로 확인한 에너지 원료원별 정산단가는 ㎾h(킬로와트시)당 원자력이 60.7원, 유연탄(석탄)이 91.2원이지만 LNG는 114.6원이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저유가 상황이라 LNG 연료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지만 언제 다시 오를지 알 수 없다”며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LNG의 경우 국제정세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 수급 불안정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실제 LNG는 한국이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에너지원이라 수급 불확실성을 늘 감안해야 한다. LNG 발전의 핵심인 가스터빈도 이제 겨우 국산화한 수준이다.

정부의 바람대로 에너지 전환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LNG 발전과 신재생 에너지 보급을 확대하는 대신 더 비싼 요금을 지불하겠다는 국민적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이러한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빠져 있다. 전력거래소 장기수급계획처 관계자는 “이번 논의 범위에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 부분은 고려하지 않았다”며 “전기요금 인상을 비롯한 구체적인 사항은 관계부처에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제 에너지 시장의 변동 충격을 안 받기 위해선 우리 기술로 에너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LNG의 경우 연료를 전량 수입해야 할 뿐 아니라 설비마저도 해외 기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해외 의존도가 높아 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에너지 전환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하는 것인데 전기요금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점과 이러한 문제에 대해 소비자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생략해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비효율적인 에너지생산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000달러어치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투입되는 에너지의 양인 에너지 원단위는 한국이 2017년 기준 0.22toe로 기록됐다. 미국(0.12toe)과 일본(0.07toe)은 물론 OECD 국가 평균(0.10toe)보다 두 배 이상 높다. 똑같은 제품을 만들더라도 한국에선 일본보다 약 세 배의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경쟁국들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등 글로벌 규제가 갈수록 세지고 있어서다. 가장 공격적인 목표를 세운 곳은 독일이다. 에너지 생산성을 매년 평균 2.1%씩 개선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1차 에너지 수요를 2050년까지 50% 감축(2008년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일본은 2009년부터 철강 시멘트 제지업 등의 에너지 원단위를 연간 1% 이상 개선하도록 의무화했다. 프랑스는 최종 에너지 소비량을 2023년까지 12.6% 감축(2012년 대비)한다는 ‘중장기에너지계획’을 내놨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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