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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합시다”… 경비원 대량 감원 또 한번 막은 이웃들

입력 : 2020-06-11 23:00:00 수정 : 2020-06-11 21:4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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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아파트서 이어진 ‘착한 행동’ / 입주자회의 87→33명 감축 정하자 / 5년 전에도 감원 막은 주민들 반기 / 치열한 설전 끝에 철회 이끌어내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입주민들이 5년 전에 이어 또 한 번 경비원 감축안을 철회하고 일자리를 지켰다.

 

11일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아파트 주민 등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전날 열린 동대표 임시회의에서 경비업체 선정 관련 안건을 재논의한 끝에, 앞서 통과됐던 대규모 경비원 감축안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이 아파트는 2015년에도 경비원 감원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으나, 주민들의 반발로 끝내 무산된 바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연합뉴스

이번 경비원 감원 논란은 지난 1월 기존 경비업체와의 계약기간이 끝나면서 촉발됐다.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신규 경비업체 선정과 관련해 경비원을 기존 87명에서 33명으로 줄이는 내용의 입찰공고 안건을 지난달 통과시켰지만, 이를 알게 된 일부 주민들이 감원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논란이 됐다.

 

앞서 이 아파트 입주자 대표 측은 관리비 절감과 순찰 기능 강화 등을 위해 경비인력을 줄이는 대신 경비원의 연령대를 낮추는 방안 등을 추진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안이 시행될 경우, 40여개의 기존 경비초소 중 일부가 사실상 경비실로서의 용도를 상실하면서 폐기될 수밖에 없는데, 이를 위해선 관련 법령에 따라 입주자들의 동의 및 관할 관청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이 같은 법률적 문제가 검토되지 않음에 따라, 안건에 대한 재논의가 이뤄졌다.

입주민이 붙인 경비원 감원 반대 대자보. 연합뉴스

법률적 문제와 함께 주민들의 반발이 감축안을 철회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한 아파트 입주민은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경비인력을 줄이는 내용의 안건이 통과된 것에 반대의 뜻을 표하며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다. 이 주민은 대자보에서 “2015년 여름에도 경비인력 감축을 위한 안건이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경험을 갖고 있다”며 “당시 입주민들과 지금의 입주민들의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열린 동대표 임시회의에서는 경비원 감원의 필요성을 두고 주민들 사이의 치열한 설전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철회 결정으로 즉각적인 경비원 감원은 이뤄지지 않게 됐지만, 그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동대표 임시회의에서 ‘기존의 87명 체제로 경비업체 입찰공고를 하되, 향후 인원 증감을 논의할 수 있다’는 내용의 안건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아파트 관리업체 측은 “일정 기간 이후 현재 경비초소는 그대로 운영하면서 적절하게 경비인원을 축소하는 방안으로 전체 입주자의 동의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내용의 자료를 입주자 대표들에게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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