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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택배생활' 택배 서비스 없는 생활 상상되시나요? [김현주의 일상 톡톡]

입력 : 2020-06-06 08:00:00 수정 : 2020-06-05 17: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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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의존도 높은 현대인의 소비생활 / 코로나19 사태 겪으며 택배 기사 처우 개선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져

온라인 쇼핑의 급성장과 함께 택배 서비스는 현대인에게 필수 서비스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택배 서비스가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

 

빠르고 정확하게 배달되는 택배 서비스 존재 덕분에 외부활동이 제한되는 상황에서도 다른 나라들과 달리 ‘사재기’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다.

 

이렇게보니 자연스럽게 택배 기사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택배 기사의 과도한 노동에 대한 지적이 많았는데, 코로나19로 택배 물량이 더욱 급증하면서 이런 우려가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10명 중 7명 "코로나19 사태로 택배 서비스 중요성 새삼 깨닫게 됐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택배 서비스 이용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택배 서비스’ 이용 및 ‘택배 기사’ 처우와 관련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미 택배 서비스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수적인 서비스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82.2%가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면 생활이 굉장히 불편해질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현재 택배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는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그만큼 택배 서비스가 오늘날 현대사회에서 아주 중요한 서비스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이런 인식(20대 80%, 30대 80.4%, 40대 82%, 50대 86.4%)은 연령에 관계 없이 모두 비슷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택배 서비스가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10명 중 7명(69.8%)이 코로나19 사태로 택배 서비스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고 응답했으며, 그 어느 때보다 택배 서비스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느낀다는 소비자가 76.1%에 달한 것으로, 그 중에서도 여성과 50대가 택배 서비스의 중요성을 더욱 많이 체감하게 된 모습이었다. 

 

◆공급망에 대한 신뢰 높아…64% "사재기 안해도 택배로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무엇보다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주문한 제품을 제 때 받아볼 수 있다는 부분에서 택배 서비스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는 소비자(78%)가 매우 많았다.

 

이러한 고마움은 남성(70.2%)보다는 여성(85.8%), 중장년층(20대 74%, 30대 76.8%, 40대 78%, 50대 83.2%)에서 더욱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지난 28일 광주 북구 운암1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공무원과 지역생활방역단원들이 주민의 택배 수령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무인택배함을 소독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그동안 소비자들은 사재기를 하지 않아도 택배를 통해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다는 믿음(64%)과 어떤 상황에서든지 택배 서비스는 당연히 제공되는 서비스라는 신뢰(48.5%)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는데, 코로나19 사태라는 재난을 통해서 이를 직접 경험하게 된 것이다.

 

실제 다른 나라들과 달리 한국사회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사재기를 찾아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로 ‘택배 서비스’의 존재가 거론되고 있다. 전체 응답자의 73.2%는 코로나19 사태를 어느 정도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필요한 물건을 빠르게 배송해주는 택배 시스템 덕분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대부분 택배 수령 경험 있고, 최근 3개월간 택배 수령 횟수 급증

 

실제 택배 서비스의 이용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거의 대부분 최근 3개월 이내에 택배를 수령한 경험이 있는 가운데, 3개월간 평균 택배 수령 횟수는 18.4회에 달했다.

 

이는 2016년 조사에 비해 50%가량 증가(16년 12.1회→20년 18.4회)한 것으로, 최근 소비생활에서 온라인 쇼핑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집이나 회사에서 택배로 상품을 받는 일이 크게 증가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여성(남성 17회, 여성 19.8회)과 30대 소비자(20대 16회, 30대 22.1회, 40대 19.5회, 50대 16회), 2인 가구(1인가구 16회, 2인 가구 20.5회, 3인 가구 18.2회, 4인 이상 가구 18.6회)가 택배 서비스 주 이용고객이었으며, 현재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직장인들의 택배 수령 횟수(20.9회)가 많은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소비자들 스스로도 택배 서비스의 이용이 많아졌다는 것을 체감하는 모습이었다. 최근 3개월 이내 택배를 받아본 소비자의 절반 이상(56.2%)이 이전보다 택배 서비스 이용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특히 여성(남성 53.3%, 여성 59.1%)과 20대(20대 61%, 30대 56.2%, 40대 56.2%, 50대 51.2%), 현재 재택근무자(59.5%)가 택배 서비스 이용이 예전보다 증가했다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었다.

 

반면 이전보다 택배 서비스 이용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5.1%에 불과했으며, 3명 중 1명(34.1%)은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응답했다.

 

◆‘식품’ ‘의류·잡화’ ‘생활용품’ 택배로 많이 받아봐

 

최근 3개월 이내에 택배로 많이 받은 제품은 주로 식품(72.2%, 중복응답)과 의류/잡화(70.3%), 생활용품(64.7%)이었다. 온라인 쇼핑을 통해서 이들 제품군을 많이 주문하는 것으로, 이 중 식품은 50대(79.7%)가, 의류/잡화는 30대(74.3%)가 많이 이용하는 모습도 살펴볼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는 뷰티제품(56.9%)과 위생용품(52.4%), 도서(47.4%), 건강관리/다이어트 용품(44.9%)을 택배 서비스로 많이 받아봤다.

 

대체로 소비자들은 주문 후 택배가 도착할 때까지 1일~1.5일(39.5%) 또는 2일~2.5일(46.4%)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을 구입하거나, 누군가 택배를 보낸 이후에는 하루 이틀 안에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택배를 받기 전까지 ‘배송조회 서비스’도 많이 이용하는 모습이었다. 택배를 수령할 때까지 1~2회 정도 확인하는 소비자(42.4%)의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거의 모든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소비자(24.8%)도 적지 않았다. 과거에 비해 택배 배송 문제는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여졌다.

 

택배 수령하는 과정에서 별다른 배송 문제가 없었다는 소비자가 예전보다 증가(16년 45.2%→20년 52.1%)한 것으로, 그만큼 택배 시스템이 많이 개선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많이 겪는 배송 지연 경험(16년 40.2%→20년 32%, 중복응답)도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밖에 물품 훼손/파손(10.7%)과 배송 분실(8.5%), 배송 착오(7.5%) 등의 경험이 존재했다. 

 

◆택배 기사 처우 개선 촉구 목소리 커…소비자 75.7% "택배 기사에 대한 처우 개선할 필요 있다"

 

전반적으로 택배 서비스 이용이 증가한데다가, 최근 코로나 사태 이후 배송 물량이 더욱 증가하면서, 택배 기사의 과도한 노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75.7%가 택배 기사에 대한 처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보는 것으로, 앞서 택배 서비스에 대한 고마움을 더 많이 드러낸 여성(남성 67.4%, 남성 84%)과 중장년층(20대 72.4%, 30대 71.6%, 40대 78%, 50대 80.8%)이 택배 기사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큰 편이었다.

 

전반적으로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택배 기사의 업무가 고되고, 힘들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 소비자가 많은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 대다수 소비자(76%)가 택배기사들이 과로노동을 하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었으며, 택배 기사처럼 힘든 직업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도 절반 이상(55.3%)에 달했다.

 

다른 한편으로 코로나 사태가 택배 기사에 대한 인식을 여러 측면에서 바꿔놓을 것 같다고 말하는 소비자(59.3%)도 상당수였다. 예전에는 택배 기사를 단순히 물건을 배달해주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면,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우리의 삶을 편리하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직업이라는 인식이 커졌을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택배 서비스 이용을 통해 코로나에 감염될 가능성을 염려하는 모습도 일부 찾아볼 수 있었다. 10명 중 4명 이상(43.8%)이 택배 기사들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확률은 매우 높을 것 같다고 바라봤으며, 혹시나 택배 기사로부터 바이러스가 전염되지 않을까 불안하다는 의견(33.2%)도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대부분(77.6%) 택배 서비스와 물류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코로나19 관련 안전 장비가 지급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뜻을 모았다.

 

◆물류센터 방역 중요…택배 기사 향한 혐오 거두고 '생활방역' 실천해야

 

코로나19 사태로 급증한 택배 물량 처리하기 위해 몸살을 겪은 물류센터의 위생과 안전도 중요하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단계부터 고객에게 생활필수품을 안전하게 공급해 사재기를 예방한 '1등 공신'으로 손꼽히는 쿠팡은 물류센터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물류센터 입장 시 신분증 확인은 물론 열 감지 카메라로 근로자 체온을 체크하고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지급한다. 근로자 간 거리두기를 위해 엘리베이터 대기구역, 휴게 및 흡연공간 등에 1m 간격의 표시 선을 부착했다.

 

휴게실 내 의자 간격도 1m다.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는 식사 시간에는 20명 이상 모이는 것을 금하고 있다. 물류센터 전체에 하루 2회 의상의 방역 작업을 진행, 공용장비는 담당 직원이 수시 소독한다. 

 

사실 쿠팡은 물류센터 내 확진자가 발생한 후 집단감염으로 이어져 뭇매를 맞기도 했다. 쿠팡 물류센터 관계자는 "수천명이 일하는 곳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며 "사실 쿠팡 물류센터 확진자도 이태원발 N차 감염의 피해자라면 피해자"라고 토로했다.

 

잘못된 정보가 급속도로 퍼지며 마치 쿠팡이 코로나19 확산의 원흉인 것처럼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이같은 쿠팡에 대한 오해는 택배 기사, 택배 상자에 대한 혐오로 이어졌다.

 

최근 한 쿠팡맨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쿠팡맨과 쿠팡을 향한 따가운 시선을 거둬달라는 호소의 글을 올렸다.

 

한 쿠팡맨은 “많은 물량 대비 시간이 부족해 밤낮으로 택배를 배송하며 땀을 뻘뻘 흘려도 마스크를 꼭 착용하는 등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며 “비대면으로 택배를 전달하며 고객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쿠팡맨의 진심을 알아주시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택배는 생활 속 방역수칙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꼭 필요한 서비스다. 택배와 택배 기사를 코로나19 사태의 가해자로 몰아가는 무분별한 마녀사냥을 멈추고, 개인의 더욱 철저한 생활 속 방역수칙 준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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