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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만난세상] 선생님은 ‘샌드백’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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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교사 A씨는 요즘 매일이 산 넘어 산이다. 초등학교 1, 2 학년 등교 개학 첫 주였던 지난주는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방역부터 수업까지 몸이 서너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었다. 수업부터가 평소보다 일거리가 두 배였다. A교사가 근무 중인 경기도의 B초등학교는 ‘등교 홀짝제’를 실시해 등교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오프라인 수업에 더해 집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위한 온라인 수업도 올려야 한다.

수업하면서 신체 접촉이 없게 하라는 지침에 활동성이 높은 초등 저학년생들을 모둠수업이나 신체활동 수업 없이 통제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발열체크를 하거나 쉬는 시간 복도를 지키는 것도 선생님의 일이다. 돌봄 역할도 교사들이 일부 수행한다. A교사가 근무 중인 학교의 경우 등교개학 이후 돌봄전담사가 사라지고 사실상 긴급돌봄인 ‘원격 수업 지원 교실’은 교사들이 번갈아 담당했다. 학부모의 불안과 불만을 상대하는 것도 교사의 몫이다. A교사는 “지금 상황은 ‘이중고’가 아니라 ‘삼중고’, ‘사중고’ 혹은 그 이상의 ‘n중고’”라고 말하며 이마를 짚었다.

박지원 사회부 기자

등교 개학 국면을 맞은 학교 현장은 혼란 그 자체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세계적 감염병 사태로 두 달이 넘게 등교 개학이 미뤄진 건 누구도 경험해본 적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마음 편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누구보다 괴로운 건 이 모든 상황에 대한 통제와 책임을 맡은 선생님들이다.

업무 부담 가중도 큰 문제지만 선생님들이 진짜 두려운 건 따로 있다. 여론과 학부모로부터의 ‘비난의 화살’이다. 만에 하나라도 학교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될 경우 그 비난이 교사에게 돌아올까 교사들은 전전긍긍한다. 교육부에서는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선생님들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했지만 상황이 나빠지면 십중팔구 교사가 학부모와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게 되리라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다.

실제로 별다른 잘못을 하지 않더라도 교사는 쉽사리 지탄의 대상이 된다. 전북의 한 초등학교에서 지난달 27일 학생들에게 “마스크 벗으면 안 돼요”라며 큰 소리를 쳤다가 학부모로부터 담임 교체 민원을 받았다는 사례도 나왔다.

이 같은 상황에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 일하고 있는 30년차 C교사는 “요즘은 ‘교사가 샌드백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존경까진 바라지도 않지만 툭하면 화풀이 대상이 돼 우울하다”고 하소연했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내려준 지침과 부가업무에 치이고 학부모들의 불만에 전전긍긍하고 아이들을 돌보느라 파김치가 되는 선생님들의 모습은 실로 샌드백 같다.

어린 자녀들이 코로나19의 위험에 노출될까 불안한 학부모의 마음도, 고대했던 개학이 기대와 다른 모습이라 답답할 학생들의 불만도 이해하지만 대다수 선생님들은 최선을 다해 본인들의 책임과 그 이상의 부가 업무를 수행해내고 있다. 현장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선생님들이 공로를 인정받기는커녕 샌드백 취급을 받아선 안 될 일이다. 코로나로 스승의 날마저 조용히 지나간 탓에 존경의 표현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채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든 선생님들께 모난 눈길 대신 존중의 마음을 건네야 하지 않을까.

 

박지원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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