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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일의혁신리더십] 리더는 변화를 시작하는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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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5-21 22:17:15 수정 : 2020-05-21 22: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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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만 선호하는 조직은 결국 도태 / 잠시 불편하더라도 변화해야 미래 생존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우리의 삶에는 크고 작은 변화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누군가를 만나면 무의식적으로 손을 내밀고 악수를 했지만, 이제는 눈인사만 나누거나 아직도 좀 어색하지만 주먹을 부딪치며 인사를 나눈다. 집을 나서면서 마스크를 안 가지고 왔다는 생각에 주차장까지 내려갔다 다시 집으로 올라간 경험은 이미 여러 차례 경험했을 것이다. 식사를 하기 위해 음식점에 가서도 가급적 외지고 조용한 좌석을 찾게 되고, 손님이 많은 식당에 가면 ‘꼭 여기서 먹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혹은 업무상 해외에 나갈 기회가 비교적 많았지만, 이제는 해외에 나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언제인지 가물가물할 정도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필자에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아마도 화상강의일 듯하다. 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의외로 화상강의를 할 기회는 그리 흔하지 않았다. 하지만 반강제적으로 지난 3월 중순부터 화상강의를 할 수밖에 없었고, 이런 변화에 대한 처음 반응은 ‘귀찮음’ 내지는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이었다. 혹시 ‘학생들이 처음에만 듣는 척하다 딴짓하진 않을까’라는 걱정부터 ‘수십명이 쳐다보는 화상강의에서 분위기가 어색해지고 할말이 없어서 식은땀만 흘리는 난처한 상황이 생기면 어쩌지’ 같은 두려움이 교차하였다.

하지만 화상강의를 2개월 넘게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수업태도나 참여에 대한 걱정이 기우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수십명이 함께 듣는 강의실보다 편안한 자기만의 공간에서 화상강의를 들어서인지 학생들이 비교적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활발하게 참여하는 모습을 보며 놀랐던 상황이 여러 번 생겼다. 그리고 화면에 학생들의 얼굴과 이름이 함께 보이기 때문에 그들의 이름을 부르며 강의를 진행하니 학생들 입장에서도 교수가 자신에게 개인적인 관심을 가져준다는 생각도 하는 것 같았다.

이렇게 코로나19 사태로 원치 않았던 화상강의를 2개월 넘게 하면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도 경험했지만 이 과정에서 리더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도 갖게 되었다. 사람은 거의 대부분의 상황에서 변화를 기대하고 받아들이는 존재라기보다는 회피하고 외면하려는 존재이다. 이건 심리적 현상이기도 하지만 생리학적 현상이기도 하다. 우리의 뇌가 작동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가 에너지 소비의 최소화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뇌는 자신의 신체가 반복적으로 해왔던 일들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새로운 변화를 위해 준비하고 고민하며 행동을 바꾸려 하면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더는 조직을 이끌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 변화가 없는 조직은 도태될 수밖에 없으며 그런 조직에 인재들이 모여들 리 없기 때문에 조직의 미래가 더욱 불투명해지는 악순환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매니저와 리더의 가장 큰 차이는 미래를 위해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 가느냐에 있다. 리더는 익숙한 것들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기본성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더 좋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변화가 잠시는 불편할지 몰라도 긍정적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설득을 해야 한다.

코로나19로 많은 것들이 혼란스러운 지금, ‘리더는 변화를 시작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정동일 연세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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