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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일의혁신리더십]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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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5-07 22:47:10 수정 : 2020-05-07 22: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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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측면 최악 아직 시작되지도 않아 / 새로운 성장의 기회 만들 치열한 고민을

코로나19 사태 이후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던 ‘사회적 거리 두기’가 종료되고 지난 6일부터 정부의 대응방식이 ‘생활 속 거리 두기’를 바탕으로 한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되었다. 미국과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는 여전히 많은 확진자가 매일 나오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어 가는 모습이어서 다행이다.

하지만 질병으로서의 코로나는 대한민국에서 종식되고 있을지 몰라도 얼마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 경고한 것처럼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최악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역사상 최악 수준의 유가 불안정과 실물경제 및 고용부문의 충격은 이제부터 경제에 본격적인 악영향을 주기 시작할 것이다. 항공산업의 붕괴로 인한 여파가 도미노처럼 관련 기업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으며, 항공기 엔진을 생산하는 GE의 에비에이션 사업부는 전체 직원의 25%인 1만3000여명의 직원을 연말까지 감원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100여개 신흥국이 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신청했거나 문의했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 신흥국발 국제금융위기가 언제라도 시작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가 언제쯤 완전히 종식될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학자와 전문가는 이미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사회적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식당과 카페를 이용하고 대중교통을 통해 출퇴근하는 방식 등 우리가 일상을 영위하는 모습에도 조금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해외여행을 가는 방식과 태도도 조금은 달라질 것이며 거시적으로는 글로벌화의 방식과 속도도 큰 영향을 받으며 나라의 경계가 다시 중요해지는 전 세계의 로컬화가 진행될 수도 있다. 자유무역주의가 붕괴하고 해외에 진출한 제조업체들이 본국으로 되돌아오는 ‘글로벌 리쇼링’이 수출중심의 한국 경제에 최악의 상황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코로나로 인해 4차 산업혁명의 속도가 더 빠르고 강해져 정보과학기술이 사람과 사람 간의 대면접촉을 급속하게 줄일 것이라 예측한다.

코로나 사태가 종식된 이후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할지라도 기업을 이끌고 있는 리더라면 코로나 사태로 인해 시작될 변화가 무엇이어야 하고 이를 통해 어떻게 하면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지금부터 해야 한다. 그래서 묻고 싶다. 지난 3개월 동안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시도된 변화 중에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것들을 취하고 버려야 할 것인가. 코로나로 인해 시작된 소비자와 시장의 변화 중에 조직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어떤 것들에 초점을 맞춰 사업화를 추진할 것인가.

기업의 혁신 사례를 연구하다 보면 ‘모든 경험이 기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란 결론을 내리게 된다. 비슷한 상황을 경험하지만 이에 대한 대응에 급급해하는 조직이 있는가 하면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어떤 변화가 장기적으로 필요한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통해 경험을 기회화하는 조직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위기에 대한 대응방식이야말로 리더와 조직이 가진 역량과 내공을 가늠해볼 중요한 기회가 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코로나 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해서 ‘위기는 끝났다’라는 ‘잘못된 안도감’에 사로잡혀 샴페인을 미리 터뜨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빨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시작하라.

정동일 연세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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