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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두 달째… “푹 자본 게 언제였더라”

입력 : 2020-04-30 06:00:00 수정 : 2020-05-04 09: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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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일하면 편히 잘 줄 알았는데 / 되레 밤새 뜬눈으로 지새는 경우 잦아 / 재택근무자 절반 “수면시간 늘 부족” / 출퇴근 직장인에 비해 8%P 가량 많아 / 피로도 저하·긴장감 변화가 주원인 / 방치 땐 뇌경색 발병위험 44% 상승 / 수면 영양제·보조제 복용 권장할 만

“재택근무를 하니 잠을 더 못 자는 것 같아요.”

 

3월부터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직장인 이모(46)씨는 요즘 수면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재택근무를 하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생각인데, 이씨가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이유는 뭘까. 이씨는 “평소 규칙적인 출퇴근으로 수면에 문제가 없었는데 재택근무를 하면서 바이오리듬이 깨져서인지 잠을 설친다”며 “잠을 자려고 일찍 누워도 잠이 안 와 뜬눈으로 보내는 시간이 많다”고 토로했다.

 

웹 디자이너인 정모(27·여)씨도 최근 제대로 잠을 못 자 고생하기는 마찬가지다. 회사 사정으로 한 달 넘게 재택근무 중인 정씨는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 낮잠이 늘어 밤에 깊은 잠을 못 잔다”며 “수면장애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워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재택근무에 들어간 직장인들이 수면장애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뀐 근무환경과 바이오리듬으로 인해 수면부족 현상이 생기면서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우려된다.

 

◆변화한 근무환경, 고통받는 재택근무자들

 

29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5∼64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현대인의 ‘수면의 질’과 ‘수면보조제’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근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직장인의 경우 47.1가 ‘늘 잠 잘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고 응답했다. 이는 재택근무 경험이 없거나(39.4), 재택근무 후 다시 출근하는 직장인(40.9)에 비해 수면부족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향후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회사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수면장애로 고통받는 직장인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재택근무자들의 수면장애는 갑자기 바뀐 근무환경에서 비롯됐다. 규칙적인 출퇴근을 기본으로 수면을 취하던 환경이 재택근무로 인해 피로도가 낮아지고 심리적 긴장감이 변화하면서 수면장애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수면부족과 관련한 고통은 직장인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조사결과 수면시간의 부족과 함께 거의 매일 잠을 설치는 경험 역시 30∼40대(10대 9.4, 20대 20.1, 30대 30.8, 40대 32.8, 50대 28, 60대 21.7)에서 가장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업무 환경의 변동이 큰 직장인은 제대로 숙면을 취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이다.

숙면을 취하기 어려운 이유로는 ‘스트레스’와 ‘경제적 문제로 인한 고민’, ‘스마트폰 사용’을 주로 꼽았다. 일상적으로 또는 이따금 깊게 잠들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 원인으로 ‘스트레스’(41.4, 중복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와 더불어 경제적 문제로 인한 고민(26.5)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사람도 많았고, 그다음으로 잠자기 전 스마트폰의 사용(23.7)도 숙면을 방해하는 주요 원인으로 거론됐다. 진로 및 취업 고민(19.8)과 업무와 공부를 다 끝내지 못했다는 압박감(19)도 밤에 잠을 못 들게 만드는 이유로 꼽혔다.

 

이러한 수면장애는 뇌경색 발병 등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장기화할 경우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 마련이다.

 

조성래 유성 선병원 신경과 전문의는 “적당한 수면시간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조 전문의는 “수면시간이 5시간 미만인 날이 계속 이어지면 뇌경색 발병 위험이 약 44%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잠을 적게 자면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돼 고혈압, 당뇨 발병 위험이 높아지고, 지방대사도 변화해 비만이나 고지혈증이 생길 수 있다”고 충고했다. 이어 “과다한 수면도 경동맥 동맥경화, 부정맥, 뇌조직 변화를 유발해 뇌경색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어 한국인의 적정 수면 시간으로 알려진 하루 7∼8시간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오남용 우려에도 ‘수면보조제’에 관심

 

수면장애를 극복하는 가장 빠른 치료제는 수면보조제다. 하지만 수면보조제는 복용에 대한 엇갈린 반응이 잇따르면서 최근엔 수면 관련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약국에서 처방받는 수면제 이외에 수면 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평가되는 ‘수면영양제’와 ‘수면보조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2명 중 1명 정도가 수면영양제 및 수면보조제를 인지하고(47.7%), 관심을 보이는(50.7%) 편이었다. 여성(남성 45.6%, 여성 55.8%)과 중장년층, 자녀가 있는 기혼자가 수면영양제와 수면보조제에 더 많은 관심을 내비쳤다.

 

의사의 처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수면제와 달리 수면영양제과 수면보조제는 숙면에 도움을 주는 약품으로 시중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수면보조제와 영양제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상당하다.

 

전체 응답자의 69.4가 수면보조제와 영양제도 오남용의 우려가 있는 약품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뭔가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 같다는 불안감을 내비치는 소비자도 절반 이상(54)에 달했다. 수면보조제와 영양제의 효능을 매력적으로 느끼고 있지만, 혹시 모를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쉽게 떨치지는 못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수면장애의 근본 원인 중 하나인 스트레스 등을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만큼 향후 수면장애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수면산업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송으뜸 트렌드모니터 차장은 “수면장애는 스트레스와 불안 등 부정적인 감정들과 맞닿아 있는데, 대체로 경제적 어려움과 적자생존의 사회시스템 등 사회구조적인 문제와 관련이 깊다는 점에서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면을 유도하고,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다양한 수면 아이템과 활동들로 관심이 쏠리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향후 수면 산업이 현대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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