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지구는 '폐쇄' 되었다"…우주비행사 눈에 비친 '코로나19'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4-26 14:19:08 수정 : 2020-04-26 14:19:0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앤드류 모건, 국제우주정거장 근무 마치고 지난 17일 지구 귀환 / 코로나19 우려해 격리… “이렇게 ‘폐쇄 사회’가 돼 있을 줄이야”

“우주에 오래 있으면 면역체계가 약해져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되기 때문에 가족 곁으로 돌아가기 전에 좀 더 격리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의 우주비행사인 앤드류 모건 대령이 9개월 동안의 국제우주정거장(ISS)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뒤 밝힌 근황이이다. 미 육군은 웨스트포인트 육사 출신의 현역 장교인 모건 대령의 소식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의 우주비행사 앤드류 모건 육군대령. 미 육군 홈페이지

26일 미 육군에 따르면 모건 대령은 지난 17일 우주를 떠나 지구로 귀환했다. 러시아 국적의 동료 우주비행사와 함께 옛 소련의 일부인 카자흐스탄 중부의 초원에 무사히 착륙한 모건은 이후 미 텍사스주 휴스턴의 NASA 우주센터로 이동해 격리 중이다.

 

“9개월 전 지구를 떠날 때와 비교해 완전히 달리진 세상과 만났습니다. 사람들이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 채 서로 거리를 유지하더군요. ISS에 있으면서도 뉴스 방송을 정기적으로 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관한 최신 정보를 접하긴 했으나 이렇게 ‘폐쇄’에 가까운 상태가 되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모건 대령의 귀환은 여느 우주인의 지구 도착 장면과 사뭇 달랐다. 카자흐 초원 지대에 착륙한 귀환용 캡슐에서 모건 대령 등 우주인들을 들어내 헬기로 옮긴 구조대원들은 마스크와 장갑을 낀 채 작업했다. 모건 대령 등의 귀환에 맞춰 임무 교대를 위해 ISS로 떠난 우주인들은 미리 지구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행여 ISS에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일이 없도록 일정한 기간 격리생활까지 한 뒤 우주로 보내졌다. 

 

지난해 7월 지구를 떠나 9개월가량 가족과 ‘생이별’을 하고 있는 모건 대령 입장에선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가 아내, 그리고 자녀들을 만나고 싶으나 그것도 마음대로 안된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일정한 기간 NASA 소속의 한 시설에서 격리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의 우주비행사 앤드류 모건 육군대령(오른쪽)과 부인 스테이시 모건. 미 육군 홈페이지

“육사를 졸업하고 20년간 군복을 입은 베테랑 군인인 저도 9개월이나 가족과 떨어져 있는 경험은 정말 고통스럽더군요. 하지만 집에 가려면 좀 더 격리생활을 견뎌야 합니다. 우주비행사의 경우 우주에 오래 머무는 동안 면역체계가 약해져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모건 대령이 얼마 전까지 머문 ISS는 고도 300~400㎞의 지구 궤도를 빙빙 돈다.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면 우리가 흔히 보는 세계 지도에는 눈에 확 띄게 그어진 국경선 같은 것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국경을 폐쇄했음에도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지금 모건 대령은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

 

“저를 포함해 대부분의 우주비행사는 자신이 우주에서 본 지구를 묘사할 때 ‘국경 등 어떠한 경계도 없다’는 점을 강조할 것입니다. 우리가 어느 나라 출신인지와 상관없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19도 그중 하나입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