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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다 변시 합격·방송대 로스쿨 도입…변호사업계 ‘멘붕’

입력 : 2020-04-24 21:00:00 수정 : 2020-04-24 20:5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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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가 1768명으로 결정된 가운데, 대한변호사협회가 인원 수가 과도하게 많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2012년 제1회 변호사시험이 진행된 이후 합격인원이 1700명선을 넘은 것은 올해가 최초다.

 

일선 변호사들도 “대한변협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결국 변호사시장이 잠식될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호사 수 증원을 두고 변호사 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변협은 이날 성명을 내고 “법무부가 결정한 합격자 수는 작년보다 4.6% 증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정원의 88.4%에 해당한다”며 “로스쿨 교육 형해화, 법률시장 수급 상황, 유사직역 통폐합 미실현 등 현실을 도외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로스쿨은 다양한 분야에서 차원 높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도입됐으나 송무 이외의 분야에 대한 교육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을 위한 교육은 사실상 전무하다”며 “제도 개선 없이 변호사시험 합격자 숫자만 늘린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부담하게 될 뿐만 아니라 변호사들에게도 고통만 가중시킨다”고 지적했다. 올해 4월 기준 대한변협에 등록된 전국 변호사 숫자는 2만7900명이다. 로스쿨이 도입된 이후 빠르게 늘었다. 

지난해 2월 18일 오후 청와대 인근 도로에서 열린 '전국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총궐기대회'에서 로스쿨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높이고 로스쿨 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피케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역대 변호사시험에선 보통 1500명대에서 합격인원이 결정됐다. 2012년 실시된 1회 변호사시험에서 1451명의 합격자를 기록한 뒤 △2회 〃 1538명 △3회 〃 1550명 △4회 〃 1565명 △5회 〃 1581명 △6회 〃 1600명 △7회 〃 1599명 △8회 1691명의 합격인원을 나타냈다. 1768명을 기록한 올해의 경우, 역대 최다 합격자 수를 기록한 셈이 됐다. 

 

변호사들이 합격자 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방송통신대학교·야간 로스쿨 도입도 예고됐기 때문이다. 4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공약으로 전국 25개 로스쿨(입학정원 2000명) 외 방송통신대학교 로스쿨 도입을 내걸었다. 지난달 11일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2018년 사법시험이 폐지된 후 법조인 양성은 오로지 로스쿨이 담당하고 있지만 등록금과 부대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전형과정 또한 2~30대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로스쿨의 단점을 보완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며 다양한 경력을 갖춘 법조인들을 양성하기 위해 야간·온라인 로스쿨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2017년에도 온라인·야간 로스쿨 도입이 검토 또는 추진됐지만 대한변호사협회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가 거세게 반발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21대 총선에서 단독으로 법안 통과가 가능한 의석 수 180석을 확보하면서 방송대·야간 로스쿨은 무리없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9회 변호사시험 합격인원이 1768명으로 결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선 변호사들 사이에선 큰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주로 활동하는 한 커뮤니티엔 “매년 합격자 수가 100명가량 증가하는데 대한변호사협회 집행부는 무엇을 하는 것인가”, “법률시장에 AI(인공지능)까지 들어온다고 하는데 갈수록 일할 자리가 없어지게 됐다”, “이제 로스쿨 정원 축소 말고는 대안이 없다” 등의 불만 글이 잇달아 올라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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