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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사신 그려진 우즈베크 벽화 국내 과학기술로 제작 비밀 풀었다

입력 : 2020-04-11 07:00:00 수정 : 2020-04-10 19: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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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파편 11점 분석 마무리 / 벽화 과학적 보존 근거 마련 성과 / “고대 한국인, 중앙亞서도 활동”
우즈베키스탄 아프로시압 박물관 소장 궁전벽화. 네모 안은 고구려 사절단 모습.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고구려 사절단의 모습이 담긴 우즈베키스탄 아프로시압 박물관 소장 궁전벽화의 보존·관리 상태에 대한 현지 조사를 마치고, 벽화 파편 11점을 지난해 12월 국내로 들여와 최근 과학적 분석을 마무리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 결과 벽화 시료 모든 바탕에는 석고를 활용했고, 청색 안료의 경우 청금석, 적색 안료에는 주토가 사용했다. 흑색은 납을 함유한 광물성 안료를 사용한 것이 새롭게 밝혀졌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모두 흑색 안료로 먹을 사용하는데, 중앙아시아에서는 납을 함유해 검은색을 띠는 광석이 나와 그것을 안료로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열분석 결과 벽화 표면 물질이 아크릴 계열 수지로 밝혀졌다. 구소련 시절인 1970년대에서 1980년대 초반 채색층표면에 합성수지 재료를 사용해 보존 관리한 것이다.

이번 벽화 시편 분석연구는 고대 중앙아시아 채색 안료의 재료적 특성 등 기초자료를 확보해 현지 벽화 보존을 위한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국내로 들여온 벽화 파편에 대한 전자현미경 분석, X선 형광분석·회절분석, 열분석 등을 통해 벽화 제작기법과 채색 안료의 성분, 광물 조성, 과거 보존처리에 사용된 재료 등을 확인했다.

이 궁전벽화는 우즈베키스탄의 대표적인 역사·문화 유적지인 사마르칸트 지역에 있는 아프로시압 박물관에 소장된 것으로, 벽화에는 7세기 바르후만왕 즉위식에 참석한 고구려와 티베트, 당나라 등 외국 사절단 모습이 그려져 있다. 지난해 4월 문재인 대통령은 중앙아시아 순방 때 아프로시압 박물관을 방문해 이 벽화에 담긴 고구려 사신의 모습을 살펴보기도 했다. 문화재청은 당시 우즈베키스탄 문화부·과학아카데미와 문화유산 분야 상호협력강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궁전벽화 보존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상세한 분석 결과는 3개 언어(한국어, 영어, 러시아어)로 정리한 책자로 제작된다. 문화재청은 “아프로시압 박물관 궁전벽화가 고대 한국인이 중국을 넘어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인 만큼 이번에 도출된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벽화 보존처리 설명서 제작과 국제 학술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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